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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시아나항공이 놓친 금쪽같은 명함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18.09.05 11:17:39
[프라임경제]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이 마침표를 향해 가고 있다. 지난 4일 아시아나항공은 자사 홈페이지에 '기내식 관련 운항 지연편 보상 접수 안내문'이라는 제목의 공지사항을 게재했다. 지난 7월 발생한 기내식 지연 사태에 대한 보상 접수를 시작한 것.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사고를 탄생시켰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을 제때 싣지 못해 항공기를 지연시키거나, 아예 기내식 없이 비행기가 뜨는 '노 밀(No Meal)' 사태를 겪었다. 

사실 사고를 자초했다고 보는 게 맞을 수도 있다. 아시아나 경영진은 기내식 공급업체를 바꾸는 과정에서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충분히 예상했지만, 제대로 대응 준비를 하지 않아 화를 키웠다. 

이번 사태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적항공사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 여러 차례 확인시켜 줬다. 

일례로 노 밀 사태 기자간담회에서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우리가 준비를 잘 했으면 충분히 해냈을 텐데…", "미리 준비한다고 하긴 했는데…"라며 자신들의 역량 부족을 당당하게 인정했다. 

또 경영진들은 입을 모아 "남들(대한항공·LSG스카이셰프코리아)에게 도와달라고 했는데 걔들이 안 도와줬어"라는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여기에 정상적인 기내식이 아닌 간편식이 제공됐다는 지적에는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이니 이해해 달라고 호소하며, "주긴 줬어"라는 식으로 대응했다. 

이 같은 아시아나항공 경영진의 무책임한 행보들 덕분에(?)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쌓였던 불만이 터지면서, 경영진 퇴진 집회로 이어지기도 했다.

분명한 건 아시아나항공은 대한민국의 경제를 떠받치는 기업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기업은 어느 한 개인의 것이 아니라 기업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관계자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주체다. 

즉, 아시아나항공의 잘못된 결정이 그들과 얽힌 모든 이들에게 막대한 피해와 손해를 끼친다는 얘기다.

그런 아시아나항공에게 책임감은 필수이자 기본적인 요소다. 아울러 그 책임감은 아시아나항공 직원들과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충성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책임감 있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는 직원들과 고객들, 혹은 다른 이해관계자(투자자)들이 만들어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명함과도 같다.

물론,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사태로 인해 금쪽같은 명함(책임감 있는 기업)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듯 하다. 

어떤 문제에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대처하거나, 혹은 당장 눈앞의 이익을 좇는다면 직원들은 물론,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는다. 그런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번 사태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이 회사 내부적으로 성찰이나 계획 등을 모색하는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했길 바란다. 지금은 소비자들이 브랜드파워를 쥐락펴락하는 시대다. 앞으로의 아시아나항공은 직원들, 승객들을 기만하는 행보로 '책임감 없는 기업'을 넘어 '기본도 안 된 항공사'라는 오명을 얻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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