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자보호법 시행 앞둔 업계 분위기는?

2018-09-11 13:03:28

- '건강 장해 기준'은 쟁점…업계 발전 초석 기대

[프라임경제] 감정노동자보호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업계 전반에선 기대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업계가 한층 성숙할 수 있는 계기라는 데엔 이견이 없지만 △상담사의 정신 장해 정도 △충분한 휴식 기간 등에 대한 보편적 기준이 논란이 될 것이라는 걱정스런 눈초리도 많다.

▲상담사 고충을 간접적으로 체험해도 감정노동자 건강장해의 위협이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프라임경제



상담사를 비롯한 고객응대노동자의 건강장해 발생 방지를 위한 법안인 '산업안전보건법 일부 개정안'이 오는 10월18일 시행된다. 지난 6월28일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본 법은 감정노동자의 건강장해 예방을 위한 사업주의 조치에 초점이 맞춰 있다. 사업주는 노동자가 고객 응대 과정에서 고객의 폭언 등으로 건강장해 발생 혹은 발생 우려가 있을 시 업무를 중단시켜야 하며, 안전 조치가 미흡할 경우 과태료(1차 300만원, 2차 600만원, 3차 1000만원)가 부과된다. 

고용노동부가 입법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에는 고객응대노동자 보호를 위해 사업주는 △폭언 등을 금지하는 문구를 게시하거나 음성으로 안내해야 하며 △고객응대업무 매뉴얼을 마련하고, 매뉴얼 내용 및 고객응대 노동자의 건강장해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직무스트레스 요인 평가와 완화 방안을 수립하고 운영하는 등 상담사 건강장해 예방에 대한 보다 적극적 의무를 부여했다.

더불어 건강장해 발생 혹은 발생 우려 시 △피해 노동자가 위험장소에서 즉각적으로 벗어날 수 있도록 업무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거나 전환할 의무 △다시 업무로 복귀하기 전 신체적·정신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충분한 휴식시간을 부여하고 치료 및 상담을 지원할 의무 △피해 노동자가 요청할 경우 증거자료를 제출하는 등 사업주의 사후조치를 의무화 했다.

사업장에서는 향후 고객응대노동자의 건강장해 발생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함은 물론이고 건강장해 발생 시 적절한 사후조치를 취해야 할 주체가 된 셈. 

◆정착엔 시간 필요할 듯…대중 의식 개선 절실 

사업장에서는 상담사를 보호해야 한다는 법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의무가 자칫 과도한 통제로 이어질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지극히 주관적 잣대에서 판단되는 정신 장해를 객관화하기란 쉽지가 않다. 각자 감정의 범주에서 판단할 여지가 많기 때문. 같은 상황도 개인 간 느끼는 정도가 제각각이라 노동자, 사업주 모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 컨택센터 관리자는 "상담사가 느낄 수 있는 감정 장해는 개인차가 존재하며, 회복 속도 역시 천차만별"이라며 "이 같은 차이는 직원과 회사는 물론 직원과 직원 간 불만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회사에선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노동자 건강장해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노동자를 100%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면서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사업주의 의무 범위를 명확히 하고 사업주도 억울한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업에서 근무 중인 한 상담사는 "감정노동자 정신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반드시 필요한 조치였다"며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그는 "그러나 정신 장해에 대한 판단 기준은 직원과 회사 간 격차가 존재할 수 있는 만큼 어느 정도 기준이 잡힐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라며 "본 법안이 성공적으로 안착해 상담사의 건강 보호에 일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담사에게 막말하는 낮은 국민의식도 개선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본 법안을 처음으로 발의했던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감정노동자보호법 시행은 기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감정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라며 "누구나 감정노동의 피해자 혹은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더욱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노동자 보호를 위한 사업주 의무 도입도 좋지만 상담사 장해 발생의 근본 원인인 악성고객의 의식 개선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안전보건공단에서는 이를 위해 지난 8월부터 '#앤드유(andYOU)'라는 슬로건을 걸고 감정노동자 보호에 다같이 동참하자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조규희 기자 ckh@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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