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보다 강력한 종부세…그 이후의 정책적 상상력은?

2018-09-13 16:57:11

- 보유세(재산세+종부세) 세부담 상한선도 크게 높여…정책적 골든타임 놓쳤다 우려 여전

[프라임경제]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최대 1.2%포인트 인상한다. 서울과 세종, 수도권 일부 등 일명 '조정대상지역'의 주택을 2채 이상 소유할 경우 세 부담이 가중된다. 하지만 이처럼 강력한 조치만으로도 '약효'를 완전히 담보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추가적으로 다양하게 정책적 상상력을 보충해야 할 필요 역시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13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이같은 내용의 주택시장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김 부총리는 "다주택자에 대한 금융·세제 강화와 서민주거 안정 목적의 공급 확대, 조세정의 구현 등으로 대책을 구성했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그는 "다주택자 등에 의한 투기수요 철저히 차단하는 한편 실수요자 확실히 보호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보유세 강화 가닥 잡아…6억이 새 마지노선 종부세 전체적 격변

이번 대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조치는 종부세율 인상. 정부는 3주택 이상 다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2주택 보유자에 대한 추가 과세를 선언했다.

당초 정부안은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서만 추가 과세하는 방향이었으나 수정안에선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조정대상지역 2주택 보유자를 동일하게 추가 과세하는 쪽으로 강화했다.

아울러 일명 9억원 기준으로 세금을 무겁게 매긴다는 '심리적 마지노선'도 깬다. 종부세 과세 대상 공시 가격 기준을 현재 9억원 이상에서, 6억원 이상으로 낮춘다. 또 과표 구간으로 3억~6억 구간을 신설한다. 3억원 초과 구간에 대해 현재보다 0.2∼0.7%포인트 세율을 인상하기로 했다. 3주택 이상자와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0.1∼1.2%포인트 추가 과세가 단행된다.

한편 세금을 올릴 수 있는 가이드라인 자체가 넓어진다. 매년 보유세(재산세+종부세)를 올릴 수 있는 세부담 상한도 기존 150%에서 300%로 확대하기로 했다. 시장의 반응이 없을 경우 더 센 조치를 얼마든 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음을 낸 셈이다.

▲종부세 강화 정책 발표로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하지만 실기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고개를 든다. 사진은 강남권 아파트숲. ⓒ 뉴스1


 
또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현재 80%이지만 연 5%포인트씩 2022년엔 100%로 인상하기로 했다. 공시가격은 점진적으로 현실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임대사업자 대출에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새로 적용한다. 사실상 자율에 맡겨 온 결과 60~80%에 달했던 담보인정 비율을 40%로 묶도록 정부가 압박한다.

부동산 폭주를 방관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정부 조치를 비웃는 투기 세력을 이것만으로 제어할 수 있을지 논란이 있으나, 우선 '지금이라도 사야 한다'는 추가매수 움직임에 대한 제어로는 충분할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상상력 부족, 시간적으로 늦었다 논란 여전할 듯

문재인 정부가 이번에 꺼낸 정책을 종합하면, 전반적으로 참여정부 시절보다 강력한 종부세가 온다고 요약하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기회를 놓쳤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아울러 여당과 정부, 청와대가 의견을 종합하는 중에 골든타임을 많이 낭비하고 나온 정책이라는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일부 진보 야권에서 제기한 3억~6억 구간 신설 주장을 감안하더라도, 정책적 이슈 선점을 할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력한 정책을 통해 시장의 투기 심리를 꺾을 기회를 적잖이 흘려보냈고 지지층을 결집시킴으로써 정책적 추진력을 강화하는 것도 어려워졌다는 것.

정의당이 시민사회계와 손잡고 부동산 세제 개편에 먼저 이슈 선점을 한 점은 의미심장하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종부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이 개정안은 토지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주택에 대해 기존 6억∼12억 원 사이에 9억원 과표를 추가하는 등 종부세의 '상한을 인상하는 효과'를 내자는 내용을 담았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정부의 종합적 대응책이 훨씬 우수하고 치밀하다고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심 의원의 법안은 민달팽이유니온 등 청년집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전문가그룹과 함께 손을 잡은 결과물이라 더 주목된다.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보유세를 올리되 거래관련세를 낮추는 탈출구 마련에 주저하는 동안 어젠다 세팅 능력을 과시하고 정책적 선점을 한 것은 야권으로 돌아갔다는 것. 

경기도로의 수요 분산 등 종합적 그림 강화 필요성↑

한편 이번 정책으로 '스트레이트'를 날렸다면 그 효과가 잘 발휘되도록 다른 정책 수단을 구사하는 변주도 다양화할 필요도 주문된다. 강한 정책적 의지를 일관되게 과시하고 밀고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정책적 '잽'을 날려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

서울 등 일부 지역 집값 폭등을 제어하지 못해 체면을 구겼고 그에 대한 대응책으로 정부가 이번 정책 강화를 준비했다는 지적은 뼈저리다. 결국 서울 집중 심리의 비정상적 방향을 어떻게 다스리고 '출구전략'을 만들어 줄지도 장시간 고민하고 추가적으로 숙제풀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김포 등에 조성된 2기 신도시가 제대로 인기를 얻지 못해 서울 인구 분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데, 이를 보완해주는 절차 등에 큰 관심을 기울이는 이가 거의 없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손에 이미 쥔 패 중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들의 활용도를 다시 들여다 보자는 주문이다.

예를 들어, 서울 반경 30~40㎞ 권역에 건설된 김포와 위례 등 2기 신도시는 상대적으로 가까운 일산과 분당 등 1세대 신도시에 비해 태생적인 한계를 갖는다. 입지가 우선 1세대 신도시 대비 멀고, 그것을 벌충할 교통 등 인프라의 마이너스가 심각하다는 해묵은 과제가 존재한다. 교통망 강화가 절실하지만 막상 이들 신도시 조성 후 이 이슈가 제때 갖춰지지 않은 것. 입주민이 큰 불편을 겪고 있으니 당연히 서울 집중 현상을 풀어줄 대안으로는 메리트가 크지 않다.  2008년 수립된 광역교통계획이 10년이 지나도록 전혀 실행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은 이미 '일상사'가 됐다.

김포도시철도(한강신도시~김포공항) 개통은 내년으로 넘어간 상황에, 서울권에 그린벨트를 대대적으로 풀고 새 물량을 공급한다면 이는 서울 문제의 분산 처리를 당국 스스로 포기하는 정책 난맥 아니냐는 쓴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이번에 종부세로 일단 강한 드라이브를 걸되, GTX나 서울 지하철 연결 등 광역교통망 개선이 수반되는 큰 그림을 지금이라도 심각하고 진지하게 들여다봐야 하지 않냐는 '부수적이고 디테일한' 추가 주문에 얼마나 성실히 응답하느냐도 중요한 문제가 될 전망이다.


임혜현 기자 tea@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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