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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실 열쇠 걸린 그레이트 게임…김영춘 vs 서병수 내년 부산진구갑 격돌

2020년 총선 띄우기 나선 民 부산시당…흥행작은 조국, 기반은 김영춘 투트랙 불가피

서경수·임혜현 기자 | sks@·tea@newsprime.co.kr | 2019.04.12 05:38:52

[프라임경제] 배가 선회해도 무게감 있는 인물은 흔들리지 않는다. '지략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이 드디어 키를 급격히 틀었다. 내년 총선에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부산으로 차출하고 싶다는 러브콜을 보낸 것. 이 상황에 다른 두 정객의 무게감이 반사효과로 부각될 전망이다.

조 수석은 개혁의 아이콘이자 문재인 호위무사로 정권 출범 당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다. 전 위원장 등이 탐을 낼 당연한 배경을 갖춘 것. 그래서 지난 번 지방선거 국면에서도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된 바 있으나 조 수석 자신이 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방선거 때와 상황이 다르다. 무엇보다 민주당이 공세적 입장에서 수세로 상황 반전이 일어났다. 경제 침체와 연이은 실책 등으로 피로감이 높아진 것.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한반도 평화 무드 조성을 재차 활용해 보고자 고심하는 양상이나,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성적표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풀이가 적지 않다.

조국 구하기, '부산 출구전략'에 출렁이는 지역 총선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단 금강산 관광 재개 등에 난색을 표했고, 북한과 우리의 대화, 미국과 북한 그리고 한국 간의 3자 대화 국면 조성 등에서도 우리의 고유한 몫과 실력을 인정해 준다기 보다는 일단 지켜본다는 정도로 봉합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공수처 설치 문제와 선거구제 손질 등에서 여당이 빨리 매듭을 짓고 다른 이슈 띄우기를 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당연히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 수술의 아이콘이자, 고위층 인선 검증의 책임자인 조 수석을 뒤로 빼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부산 총선판이 마치 대형 지진으로 지반 액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처럼 대혼란을 겪게 될 수 있다는 지점이다. 당연히 민주당의 고민거리인 '스타플레이어' 부족 현상은 해결된다.

하지만 부산의 원형질로 꼽히는 중영도구에 조 수석이 출마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실제로 이처럼 둥지를 틀 경우 자유한국당이 어떻게 움직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국당으로서는 '적장에 대한 모종의 예우'에 신경을 쓸 부담감을 전혀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거물 정치인이라고 평가받는 처지라고는 해도, 국회나 행정부 등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과 '어쩌다 공무원' 출신에 대해 느끼는 온도차는 여와 야를 막론하고 정객들에게는 필수적으로 깔려있는 프로그램이다.

더욱이 문재인 정권 실정의 책임론에서 조 수석을 경제학자인 장하성 주중 대사 못지 않게 중요한 원흉으로 보는 게 한국당 사람들의 일반적인 시선이다.

이런 가운데 부산에 연고를 둔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을 영입, 중영도구에서 조 수석 격침 전략을 펴고 싶다는 유혹을 한국당이 강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

이런 상황은 사하구갑에서도 김소정 변호사를 채택할 가능성을 높인다. 일명 나비 효과다. 사하구갑은 현재 민주당에서 금배지를 차지하고 있는 동네다. 초선 같지 않은 초선, 한국당 계열 정당들이 오래 독식해오던 지역정치 패턴에도 꿋꿋하게 살아남아 민주계 정당의 싹을 지켜온 최인호 민주당 의원이 있는 곳이 바로 이곳.

마침 그런 그를 드라마틱하게 낙마시킬 강렬한 매치 후보감이 있다. 김 변호사는 입법 보조와 로스쿨 생활 등을 거쳐 구의원으로 당선된, '정치 능력이 준비된' 신데렐라다.

그런데 이렇게 거물 대 신인 구도로 빅 매치를 연달아 띄우면서 민주당과 한국당이 연타전을 치르게 될 때, 가장 흥행과 거리가 먼 듯 하지만 중요한 공간은 따로 있다. 

YC '흥행력 부족 책임자'? 오히려 '부산 민주세력 흥행 원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김영춘 전 해수부 장관. ⓒ 연합뉴스

조 수석 차출론은 주지하다시피, 흥행력 높이기의 일환이다. 민주당 부산시당이 이번 3일 치러진 보선에서 PK 민심 이반 현상이 생각보다 훨씬 강하고 빠르다는 점을 체감해 초강수를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당내 균열 혹은 외부 시각에선 균열로 보이는 손실이 부작용으로 일어난다는 우려가 나온다.

즉,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그는 국회의원 겸직 형식으로 입각했었다)을 근래 정부에서 빼면서 문 대통령이 그를 총선 전선에 전면배치를 한 것이라는 평이 많았다. 

'김부겸 TK, 김영춘 PK' 쌍두마차로 난국을 타개하겠다는 구상이 청와대와 여당에 있다는 풀이였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 즉 부산시당에서 스타 플레이어를 보내달라고 아우성을 치는 식으로 모양새가 이번에 연출되면서, 김 전 장관으로서는 자존심에 미세한 상처를 입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전재수 라인과 김영춘 라인간 모종의 대화가 많이, 긴하게 이뤄져 도출된 결과로 이번 차출론을 보는 시각도 있지만, 김 전 장관 등 기존에 부산에 지역 기반을 둔 의원들만으로는 차기 총선을 잘 치를 수 없다는 공식선언을 한 터라 그 파장은 결국 김 전 장관에게 크게 간다는 것.

이는 결국 오해든 실제든 간에, 전 위원장이 짊어질 결례 논란이고 또 김 전 장관이 풀어내야 할 대중성 제고 숙제로 중간정리되는 듯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요소가 있다. 김 전 장관은 지금은 잘 거론되지 않은 전설이지만 일명 '독수리 5형제'의 일원으로 꼽히던 정치 개혁의 선구자였다. 그런 확고한 몫을 생각하면 밖의 시각은 어쨌든 쉽사리 뒷방 영감처럼 처리되지 않는다고 향후 당내 그리고 지역 내 상황을 추정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문제는 사정이 이렇고 보니, PK 선거판에서 스타 플레이어인 조 수석만 잡아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덩달아 한국당에서도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YC 죽이기, 웬만해선 어려운 게임에 특급 소방수 부활?

수가 대응의 수를 부르고 그게 또다시 궁리와 수를 불러들이는 치열한 두뇌 게임으로 전개되는 모습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결국 부산 총선판의 민주당 측 코너스톤(주춧돌)이 김 전 장관 아니겠냐는 확률에 조 수석 잡기 못지 않은 맞수 선정 고민을 한국당이 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한국당 역시 안고 있는 인물난. 민주당 보다는 나을 수 있지만, 사정이 이런 터에 등장할 수 있는 믿을 만한 거물까지 흔한 정도는 아니다.

더욱이 아직은 수면 아래 있는 문제가 또 있다. 이번에 YC 라인에서 개인적으로는 부산진구갑을 지켜내고, 총선 지역 지휘탑으로선 여러 금배지들을 성공적으로 수성 내지 배출하게 되면 그의 민주당 내 입지나 지역 내의 명성은 확연히 상승하게 된다.

그런 와중에 김 전 장관이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높아지는 문재인 정권 레임덕 구도를 떠받치고자 또다른 선거에 차출될 여지가 생긴다.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정치 행보를 재개한 와중에 공교롭게도 전재수 효과가 덮쳐 파장이 예상된다. 서 전 시장을 김영춘 킬러로 차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프라임경제

총선을 디딤돌 삼아 다음 지방선거에서 오거돈 현 시장(민주당 공천장으로 당선된)과의 바통터치를 해 부산시장직을 차지하는 꿈을 꿀 수 있는 것이다.

한국당도 이런 멀지만 허무맹랑하지만은 않은 시나리오를 모르거나 무시하지만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부산진구갑에서 금배지 하나를 뺏고 뺏기는 쟁탈전 이상으로 '그 다음 그림을 그려야 할' 큰 시각을 요구당하는 셈이다.

일명 '전재수 효과' 하나로 민주당은 한국당에게 상당히 골치아픈 상황, 서로 누가 유리하고 누가 불리한지 모를 치열한 이전투구 참여를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사정은 막연한 '험지 차출론' 혹은 '험지 출마 요청'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조 수석에 대해서는 적장에 대한 예의를 굳이 차려주고 싶지 않으리라는 중영도구 사정과 달리, 여기선 도미노 효과 문제 때문에라도 급을 맞춰주어야 할 숙제가 생기는 것.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정치 활동 재개 움직임을 보이자마자 공교롭게도 이런 일이 벌어진 것 자체가 운명이라는 이야기가 그래서 호사가들 사이에선 나온다(서 전 시장은 침잠 끝에 개인 사무실을 8일 열었는데, 일명 전재수 파장은 11일 일어났다).

서 전 시장으로서는 이번엔 조금 쉽게 정치를 하고 싶다는 약간의 피로감도 없지 않을 법하다. 편한 동부산 대신 서부산으로 가라는 험지 출마 요청이 당에서 나올 것이라는 막연한 추정도 이미 나온 바 있다. 어쨌든 전체적으로 요약하면, 서동구를 지역구로 할 것이라는 전망이 일부 있었고, 매체에 따라서는 사하구갑을 택해 나설 수 있다는 소리도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전재수 효과 때문에 사하구갑으로 가거나 서동구로 가는 건 답이 아니게 됐다.

그렇다고 조 수석과의 대결도 아닌 구도이고, 결국 시장실 열쇠를 노리는 YC 불씨를 끌 특급 소방수로서의 요청이 불가피하다는 것. 부산 총선판은 물론 전국 선거의 흐름을 틀어쥘, 그레이트 게임이 시장을 한 번 해본 이와 새로 꿈을 꾸는 이 사이에서 내년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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