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최악의 고용쇼크'라는 프레임

2018-09-15 15:08:19

[프라임경제] '취업자 수 증가폭 1/60 토막' '8년 반 만에 최악의 고용쇼크' 'IMF이후 최대 실업률' '일자리 참사' '잇단 쇼크, 고용 재난' '악화된 고용 침체' '쇼크 넘어 재앙 수준'…

올해 7, 8월 국내 고용상황을 두고 쏟아진 비난들이다. 여기에 취업자 수 증가폭 급락 현상이 현 정부 들어 발생했다는 이유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한 결과라는 갖다 붙이기식 비판도 따른다. 원망의 눈초리는 자연스럽게 정부로 쏠린 상황이다. 

고용쇼크 논란은 지난해 7월 31만명이 넘던 취업자 증가 수가 올해 7월 5000명대로 떨어지면서 불거졌다. 1년 새 30만명 가량이 빠진 이 자극적인 통계치는 마치 전례에 없던 사회·경제적 충격이 닥쳐올 것이란 오류 섞인 여론도 형성시키는 중이다.

그렇다면 현재 대한민국은 정말 고용쇼크에 빠진 것일까? 단적으로 말하자면, 지금 쏟아지는 이 같은 분석들은 전체 상황을 설명하지 않아서 보이는 착시현상일 뿐이다. 

고용상황, 고용수준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취업자 증가 수만이 아니라 전년도 고용 상황이나 인구요소, 퇴직자 수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하지만, 현재 분석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취업자 증가 수가 전년 동월 대비 5000명, 3000명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고용상황에서 취업자 증가 수가 큰 의미가 없는 것은 과거의 취업자 수와 비교한 고용률 변동을 보면 알 수 있다.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2015년 7월 취업자 증가 수는 전년 동월보다 34만1000명이나 적었지만, 고용률은 61.3%로 나타났다. 또 2010년 7월의 경우, 전년 동월보다 60만명이나 많았지만, 취업률은 60.0%였다. 논란이 된 지난 7월과 8월 고용률은 각각 61.3%, 60.9%로 평이한 수준이었다. 

고용률은 15세이상인구 중 취업자의 비율로 취업인구 비율, 실질적 고용창출능력을 나타낸다. 고용상황과 수준은 '취업자 증가 수'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취업자와 인구수를 동시에 고려한 지표를 살펴야한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신규 취업자 수의 규모가 과거보다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며, 이 역시 현 정부의 책임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이 지적 또한 인구 구조를 고려하지 않은 '취업자 수'만을 강조한 오류다. 31.2세라는 우리나라 평균 신입사원 연령을 고려할 때, 2000년도에 30세가 된 사람은 100만명이 넘는 규모였지만, 2016년 기준으론 60만명에 그친다. 

다시 말해, 2000년도에는 이들 인구가 70%만 취업해도 신규 취업자가 70만명이 되지만, 2016년에 70% 취업할 경우 40만명에 그칠 수밖에 없다. 같은 비율이라도 그 수가 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취업자 수는 앞으로 더 적어질 수밖에 없다. 생산가능 인구인 15세 이상인구는 줄어드는 상황에 베이비붐 세대들의 퇴직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5~64세 인구는 수년전부터 꾸준히 감소하다가 올해부터 그 폭이 더 커지는 추세다. 실제, 통계청의 고용동향에 따르면 15~64세 인구는 올해 5월 전년 동월 대비 7만8000명이 감소했고, 6월에는 8만명, 7월에는 7만5000명, 8월에는 7만1000명이나 줄었다.

이 같은 감소세는 청년층(15~29세)의 경우 규모가 두배 가량으로 컸다. 같은 기간 이들 인구는 △14만5000명 △14만4000명 △14만명 △13만8000명 씩 감소했다.

반면, 퇴직자 수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단 적인 예로,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정년퇴직 현황(연령 추정 전망치)을 보면 퇴직자 수는 지난해 7341명 이후로 △2018년 7962명 △2019년 9292명 △2020년 1만73명 등으로 예상됐다. 

그리고 이 같은 모습은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에 따라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취업자 증가 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 인구상황에 따라 줄어들 수밖에 없는 수치가 줄어드는 인구구조의 문제일 뿐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노동시간 단축, 소득주도 성장 등 경제정책의 실패 때문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윤형 기자 lyh@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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