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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3당 대표의 일방적 면담취소와 이유 같지 않은 이유

 

김경태 기자 | kkt@newsprime.co.kr | 2018.09.19 16:57:04
[프라임경제] 2018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북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종전선언과 비핵화에 중점을 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담 진행 중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남북평화통일이라는 목표를 두고 쌍방 입장을 이해하면서 좋은 결과를 도출해나가는 역사적인 장이다. 두 정상 만남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함께 방북한 특별수행원과 경제인들의 역할 중요성도 크다.    

일단, 두 정상의 회담은 훈훈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대화하는 형식으로 잘 마무리 됐다는 평가다. 특히 19일 합의문 발표에서 '영구적 비핵화'와 '종전선언'에 대한 언급이 나왔을뿐 아니라 김 위원장이 연내 서울을 방문한다고 해 더 뜻깊었다. 

또한 경제인들과 사회단체 역시 예정된 일정대로 면담을 잘 진행해 한국에서 협력 가능한 부분에 대한 논의가 순탄하게 진행됐다. 

문제는 대한민국 대표로 참여한 정당 대표들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위해 방북 중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8일 예정돼 있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과의 면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알려진 정황을 정리하면 이렇다.

지난 18일 오후 3시30분에 만나기로 돼 있었던 면담장에 북측 관계자들은 예정시간 전부터 문 앞에 도열해 10분이상 대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야 3당 대표는 시간이 지나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북측 면담자들은 "조금 늦어지는 것 같다. 남측 대표단 출발이 늦는 것 같다"며 서서 대기하다 나중에는 자리에 앉았고, 남측과 북측 취재진 역시 계속 기다리는 상황이 연출됐다. 

약속된 시간으로부터 20분 넘게 지나자 북측 관계자가 "아직 대표단이 호텔을 출발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고, 30분을 넘어가면서 북측 관계자들은 사실상 기다리기를 포기했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던 북측 관계자들로부터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느냐.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왔다. 이러면서 약 1시간 정도를 기다린 북측은 "호텔로 돌아가자"며 자리를 떴다.  

당시 이해찬 대표 등이 왜 불참했는지에 대해 북측이나 남측 취재진에 별도로 알려진 바는 없었다. 

취재진이 호텔로 돌아왔을 때 이해찬 대표는 "일정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말했고, 이정미 대표는 "일정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그 시간에 정당 대표들끼리 간담회를 했다"고 했다.  

여야 대표의 답변이 궁색한 변명으로 보이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일까. 갑작스러운 면담도 아니고 이런 중요한 면담 자리가 사전에 알려지지 않았을 리 없었을텐데.  

"일정을 재조정하고 있다" "대표들끼리 간담회를 했다"는 등의 답변은 아무리 생각해도 궁색하다.   

면담은 19일로 다시 잡혔다. '어제 일정은 어떻게 된 것'이냐는 질문에 이해찬 대표는 "어제 정상회담의 배석자 숫자가 갑자기 예상보다 많이 줄어드는 바람에 장관님들이 이쪽에 합류했다. 그래서 당 대표 3명 하고 그 분들하고 분리해야 하는데 당 대표들만 따로 만나려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그게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돼 어제 우리 쪽이 불발이 된 것"이라고 답했다. 

이 또한 제대로 된 변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지적했듯 국가와 국가  간의 주요 만남에서 사전통보 없이 면담약속을 깬 것은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여전히 궁금하다. 정말 상호 소통 문제였는지, 아니면 말 못할 또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말 그대로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사실이라면 '이게 정말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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