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3년 동안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 3112개

30%는 7년 벌이로도 허덕여…자산규모 500억 미만 영세 기업이 66.9%

이윤형 기자 | lyh@newsprime.co.kr | 2018.09.20 16:39:44
[프라임경제]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3000곳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30%는 7년 영업이익으로도 갚지 못하는 '만성' 한계기업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0일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한 금융안정상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계기업은 3112개로 전체 외부감사 대상 비금융법인(외감기업)의 13.7%에 달했다.

그 중 장기존속 한계기업(이자보상비율 7년 이상 연속 100% 미만 기업)은 942개사로 전체 한계기업의 30.3%를 차지했다. 특히 이자보상비율이 10년 이상 연속 100% 미만인 곳은 393개에 달했다. 

3년 벌이로 이자도 못 갚는 좀비기업이 3112개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은행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x100)이 3년 연속 100% 미만인 기업을 뜻한다.

지난해 말 기준, 장기존속 한계기업의 자산은 90조4000억원으로 전체 한계기업의 31.2%를, 부채는 84조6000억원으로 나타나 전체의 39.0%에 달했다. 차입금은 50조4000억원으로 40.3% 수준이었다. 

지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한계기업이었다가 지난해 한계기업에서 벗어난 기업은 40.1%, 계속 한계기업은 31.4%, 폐업 등으로 외감기업에서 제외된 곳은 28.5%로 나타났다. 

한계기업의 정상화 가능성은 시간이 길어질수록 급격히 하락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한계기업 중 이자보상비율이 100% 이상으로 상승한 기업은 1년 후엔 18.8%였으나 4년 후가 되면 1.2%로 줄었다. 2010년 한계기업만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도 4년 이후부터는 이자보상비율이 100% 이상인 곳은 거의 없었다. 

장기존속 한계기업을 업종별로 보면 비제조업 비중이 78.6%로 대부분이었다. 세부업종별로 보면 부동산과 골프장·유원지 등 스포츠레저가 각각 24.0%, 10.4%, 시설물관리·경비보안 등 사업서비스가 9.3%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는 자산규모가 500억원 미만인 영세 기업이 66.9%로 가장 많았다.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장기존속 한계기업의 평균 차입금의존도(차입금·사채/총자산)는 59.8%로 일반 기업(22.0%)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었다.

장기존속 한계기업 가운데 자본잠식인 곳은 60.9%, 완전잠식상태인 기업은 33.3%로 조사됐다. 장기존속 한계기업 중 차입금·사채 규모가 총자산을 상회하는 곳도 19.6%나 있었다.

장기존속 한계기업의 담보대출 비중은 2013년 36.5%에서 2017년 62.7%로 상승했으나 신용대출은 57.1%에서 28.4%로 줄었다. 장기존속 한계기업의 총자산 대비 부동산 비중은 32.5%로 일반 기업(20.0%)보다 높았다.

한편 장기존속 한계기업이 한계기업 상태인 2013∼2017년 자산은 18조1000억원(108조5000억원→90조4000억원), 부채가 16조7000억원(101조2000억원→84조6000억원) 각각 감소했다.

한은은 "장기존속 한계기업이 우리 경제, 금융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현재로서는 관련 리스크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정상화 가능성이 낮은 한계기업이 계속 증가하면 자금의 효율적 배분을 저해하고 위기 시 금융시스템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회생 가능성이 낮은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노력을 강화하고 금융기관은 부실 우려 기업의 대출 건전성을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