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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의 스포츠세상] 자생력 있는 프로축구단 출범 희망한다

"팬·연고지 밀착과 내 팀이라는 가치 공유…자생력 갖춰야 명문구단"

김재현 칼럼니스트 | agent007@dreamwiz.com | 2018.10.01 09:32:32

[프라임경제] 최근 들어 K리그 시민구단들 사이에선 '자생력 키우기'가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각 구단의 총예산은 점차 줄어드는 반면 선수단 연봉을 비롯한 인건비는 증가하는 추세다. 이로 인해 시민구단들은 스타 선수의 고액 연봉을 감당하지 못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각 구단들은 지역출신의 우수한 선수들을 발굴 육성하여 높은 이적료를 손에 넣으며 재정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K리그 시민구단의 태생적 한계는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다. 지자체 예산, 지역 기업의 후원금, 그리고 시민 공모주 등 어렵게 모은 재정적 기반으로 살림을 운영하는 게 쉽지 않다. K리그에 존재한 총 12개 시·도민 구단 역시 장기적 안목을 갖고 자생력 있는 클럽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과거 K리그 챌린지(현 K리그2)에서 뛰고 있는 경기도 연고의 팀은 2018년 9월 현재 모두 5개 팀이다. 성남FC, 부천FC, 수원FC, FC안양이 K리그2에서 활약하고 있다. 전국에 인구 100만이 넘는 기초자치단체는 수원을 비롯해 창원, 고양, 용인 등 모두 4개시다.

시민구단은 축구를 통한 하나의 문화를 자리 잡게 함으로써 시민들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해줄 수 있고, 경기장에 찾아와 연고지 팀을 응원하는 모든 활동들은 시민으로서 자긍심을 갖게 한다. 축구를 통해 시민이 함께 어울리며 주인의식을 높여나가는 것이 시민구단의 존재 이유이자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경기도 내 100만 도시에서 자생력 있는 구단의 출범을 희망한다.

◆자생력 갖춘 프로축구단 창단 필수조건

지난 5월8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부리그인 K리그2 10개 팀들은 평균 90억3000만원의 수입에도 지출이 93억4000만원으로 각 클럽은 평균 3억1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시·도민 구단 비율이 높은 K리그2는 지자체 지원금이 48%로 늘어난 반면, 스폰서십은 31%로 줄었다. 선수 이적료 수입은 9%, 관중 입장 수입은 3%다. 프로축구 시장에서 시·도민 구단이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유소년 육성, 흑자 경영이라는 분모 위에 마케팅·홍보·연고지 밀착이라는 분자를 이끌어내야 한다.

첫째, 구단의 자생력 강화다. 클럽이 하나의 독립 기업체로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구단의 네이밍 후원을 통해 가장 큰 수익을 창출해야 하며 지역 내 향토기업 및 중소기업 스폰서를 기반으로 활발한 관중동원 마케팅과 다양한 이벤트로 흑자를 이끌어야 한다. 그리고 팀의 선진화를 위해 우수한 선수 자원을 국내외로 이적시키면서 더욱 발전된 수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유소년 시스템이다. 주니어(초등학생), 주니어 유스(중학생), 유스(고등학생) 식으로 연령별로 프로 산하 클럽팀을 운영해야 한다. 지역 내 축구 꿈나무들을 육성하는 동시에 학원 축구와는 달리 놀이와 취미로서 축구 활동에 참여하는 홍보가 가능하다. 즉 재능이 발견되면 자연스럽게 직업선수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예산 규모가 적은 시도민구단은 프랜차이즈 스타를 키우는 작업도 신경 써야 한다. 지역 출신 유망주가 산하 클럽에서 성장해 프로팀에 뛰는 것 자체가 지역밀착의 매커니즘이다.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가족, 친구, 지인 등이 자연스럽게 경기장을 찾게 된다. 시민들도 더 큰 애정을 갖고 선수와 팀을 지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연고지 밀착이다. 가시와, 이와타, 시미즈 등 J리그의 연고 도시들은 일본 프로야구의 대도시 연고지와는 달리 중소도시 연고지가 많다. 하지만 지역 밀착도는 훨씬 크다. 반포레고후는 일본에서도 시·도민구단의 롤모델로 꼽히는 클럽이다.

연간 600여회의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지역민들과 호흡하며, 400여개의 소규모 지역 스폰서들로부터 크고 작은 후원을 받는다. 인구 약 19만 명에 불과한 야마니시현 고후시를 인구로 하는 2부리그 클럽임에도 2017시즌 평균관중 1만842명을 기록했다.

현재 K리그에 시·도민구단의 창단 걸림돌로는 역시 지자체에 의존하는 재정 상황을 들 수 있다. 스스로 자생력 있는 구단을 운영하기 힘든 실정이다. 하지만 반포레고후의 사례처럼 지역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지역 밀착형 마케팅과 함께 연고지에 있는 기업들의 스폰서 참여를 적극 유도한다면 미디어를 비롯한 홍보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형 지역밀착형 마케팅을 수립하고 성공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이 철저히 수익 창출을 위한 전략으로 재무장하여 진정성이 담긴 마케팅 활동과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담보 되어야만 프로스포츠구단이 지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다. 특히 경기도에는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생력 있는 프로스포츠 구단의 출범은 스포츠 시설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스포츠를 통해 지역민과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 가정이 하나가 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세계 최강 독일을 꺾으며 국민들에게 특별한 희망과 감동을 선사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하며 한국 축구의 위상을 한층 높였다. 선수들의 도전과 환희 그리고 눈물이 담긴 또 한 번의 드라마가 막을 내렸다. 축구에 대한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K리그 활성화를 위한 자생력 있는 축구단의 출범을 염원한다.

김재현 칼럼니스트 / 체육학 박사 / 명지대학교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  대한체육회 마케팅위원회 위원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 저서 <나는 이렇게 스포츠마케터가 되었다> <스포츠마케터를 꿈꾸는 당신에게> <기록으로 보는 한국 축구 70년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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