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남성을 지배하는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2018-10-04 09:31:48

[프라임경제] 흔히 정력으로 표현되는 남성력은 주로 섹스에 관련된 능력으로 평가된다. 성 능력의 강하고 약함은 전반적인 신체 건강, 정신-심리적인 요소, 생활 환경, 영양 상태나 피로도 등에 의해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지만 의학적으로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에 의해서 조절된다. 

테스토스테론은 뇌의 성 중추에서 작용해 성적인 생각과 행동을 조절할 뿐 아니라 남성의 성기관인 음경, 고환, 전립선 및 정낭에는 작용해 성기능의 전 과정에 걸쳐 관여한다. 

성적인 욕구와 성적 자극에 대한 뇌의 반응에 작용하고, 음경해면체의 강직을 만들어 직접적으로 발기에 관여하기도 한다. 남성과 마찬가지로 여성에서도 소량으로 존재하는 테스토스테론은 성 기능에 관여하는데, 특히 성욕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테스토스테론이 규명되기 이전인 1900년대 초반까지 가축의 고환을 제거하니 성적 능력이 떨어지고 불임이 되며 행동이 유순해지는 것을 보고, 고환 자체가 남성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고환에서 분비되는 특정 물질이 있다는 사실은 1889년 프랑스의 찰스가 주장했다. 그는 개의 고환으로부터 추출된 물질을 스스로에게 주사했더니 체력과 식욕, 정신력이 향상됐다고 발표했다. 

과학적인 기전과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했지만 고환이 아니라 고환에서 나온 추출물이 남성과 젊음에 작용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이후 효과를 필요로 하는 장기의 추출물을 주입해 원래 조직의 기능이 발휘될 것을 기대하는 '물질 요법'이 유행하게 돼 다양한 형태로 많은 사람들에게 시술됐다. 

간이 나쁜 사람에게 간 기능 향상을 위해 간 추출물을 주입하고, 암컷물개 수백 마리를 거느리는 수컷물개의 음경인 해구신을 먹고 정력의 증강을 기대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1920년에는 고환에서 분비되는 정액이 남성력을 조절하는 물질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겐 스타이나크는 남성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정액이 빠져나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 정관을 묶는 시술을 시도했다. 

당시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극작가 예이츠 등이 이 시술을 받았다고 한다. 고대 중국의 성의학서 소녀경(素女經)의 관계는 하되 사정은 하지 말라는 접이불루(接而不漏)와 같은 이야기이다.

1930년 초 비로써 고환에서 분비되는, 남성력을 조절하는 물질이 테스토스테론이며 분자 구조가 밝혀지고 검사 방법도 만들어졌다. 1935년에는 테스토스테론의 합성에 성공함으로써, 본격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의 역할이 규명되고 치료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테스토스테론 합성에 최초로 성공한 화학자인 레오폴드 루지카와 아돌프 부테난트는 1939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테스토스테론은 고환의 라이디히세포(Leydig cell)에서 생산돼 혈류로 분비되며, 신체의 여러 부위로 이동해 작용하는 스테로이드 계열의 호르몬이다. 고환은 뇌에 위치한 시상하부-뇌하수체의 조절을 받는다. 

먼저 시상하부(hypothalamus)에서 황체형성 호르몬 분비 호르몬(LHRH)이 분비돼 뇌하수체(pituitary gland)를 조절하고, 뇌하수체는 황체형성 호르몬(LH)을 분비해 고환에서 테스토스테론의 생성을 조절한다.

어릴 때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모두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으나,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남자아이는 테스토스테론이 극적으로 상승해 2차 성징으로 남자다움을 만든다. 

성인이 된 후 신체에서 테스토스테론의 역할은 다양하다. 뇌에 작용해 사고력의 일부와 감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테스토스테론은 단백동화 스테로이드(anabolic steroid)로 단백질 생산과 저장에 작용하는데, 주로 근육과 뼈를 증가시킨다. 

근육세포에서는 테스토스테론이 많을수록 근육의 크기와 강도가 증가된다. 골밀도의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직접 작용하거나 에스트라디올로 전환돼 뼈의 성장과 유지에 관여하게 된다. 또 최근에는 체내 지방세포에 작용하여 체지방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테스토스테론이 다른 기관에 도달하면 바로 작용을 하거나 혹은 그 장기의 효소에 의해 다른 형태로 변환하기도 한다. 

지방 조직에서는 아로마타제(aromatase)라는 효소에 의해 테스토스테론이 에스트로겐의 하나인 에스트라디올(estradiol)로 변환돼 여성 호르몬의 기능을 발휘해 남자에서 여성형 유방을 만든다. 

전립선이나 두피에서는 테스토스테론보다 능력이 10배 더 강력한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변환되어 전립선 비대증이나 남성형 탈모에 관여한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30세 이후 매년 1%씩 줄어들기 시작한다. 여성의 폐경기처럼 급격한 하락은 없지만, 남성들도 40대 중후반이 되면 남성 호르몬 부족으로 성 기능 장애를 비롯한 다양한 갱년기 증상들을 겪는다. 

갱년기의 발기 장애나 성욕 저하의 치료를 위해 남성 호르몬을 보충해주면, 성 기능의 개선과는 관계없이 몸의 전반적인 상태가 좋아지게 된다. 

기분이 좋아지고, 의욕적이 되고, 명랑해지고, 정력적이고 운동 능력이 향상되는 것과 같은 다양한 효과를 보인다. 

테스토스테론이 남성력을 좌우하지만 실제 성 기능에 관한 역할은 일부분이고, 신체 전반에 걸쳐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이 테스토스테론의 역할이다.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press@newsprime.co.kr

<저작권자 프라임경제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프라임경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