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이낙연 저격'···최순실 망령으로 기사회생 노렸나

2018-10-04 11:57:44

- 총리 연설문에 방송작가 자문 "공개된 내용만 다뤄" 해명

[프라임경제] 미인가 자료 해킹 논란으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경기 안양 동안구을)이 이낙연 국무총리의 연설문 작성에 민간인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왔다는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청와대 업무추진비를 둘러싼 연이은 폭로에도 불리한 여론 흐름이 이어지는데다 상임위 사퇴 압박이 커진 심 의원이 국무총리실까지 전선을 확대해 반전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역시 대변인 공식논평을 통해 심 의원 엄호에 나서 갈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심 의원은 4일 재정정보시스템(OLAP)에서 얻은 국무총리실 회의참석수당 및 각종 연설문사례금 지급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고 "이낙연 국무총리의 연설문 작성 과정에 민간인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방송작가로 알려진 P씨는 작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12회에 걸쳐 연설문작성 관련 회의에 참석했으며 사례금 명목으로 980여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돼 있다.

심 의원 측은 "P씨가 2012년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측 인사로 활동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무총리실에는 총리 연설문 작성을 담당하는 공보실 및 소통메시지 비서관이 있고, 소통메시지 비서관실에는 5명의 인력이 배치돼 있음에도 외부 민간인이 참여한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심 의원은 "연설문 작성에 필요한 내부 회의에서는 국가의 안위, 안보와 관련된 문건, 정보 등이 자연스럽게 나온다"며 "이런 자리에 자격 없는 민간인이 참여했다면 상당량의 국가 정보를 박씨가 자연스럽게 접할 수도 있었고 유출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즉각 대변인 논평을 내고 이 총리와 국무총리실의 국가기밀 외부유출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양수 원내대변인은 "총리가 그동안 국정연설문이 아닌 드라마 대본을 읽은 셈"이라면서 "쇼를 하기에는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렵다. 국무총리라도 드라마 세계에서 현실 세계로 어서 돌아와 주기 바란다"고 비꼬았다.

이에 국무총리실은 "규정에 따라 문제될 것이 없다"며 "이미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기밀이나 보안사항이 담기지 않는다"고 정면 반박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연설문 작성 참여자에게 자문료를 지급할 수 있게 한 규정이 있다"며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한 총리실 소통메시지 비서관 밑에 직원 5명이 배치됐는데 이 중 실제 글을 쓰는 일은 2명뿐이고, 비서관직은 지난 1일자로 채워졌다. 즉 소통메시지 비서관이 임용되기 전 5개월 동안 정식 채용보다 더 경제적인 자문 형태로 도움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한편 심 의원의 이번 폭로는 지난 정부 국정농단 사태 당시 최순실씨의 연설문 첨삭 의혹을 연상시킬 심산으로 읽힌다.

다만 비선실세로서 청와대 사저를 무시로 드나든 최씨와 달리, 공식적인 회의 참여 및 수당지급 기록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총리실의 적극적인 해명에 따라 역풍이 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수영 기자 lsy@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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