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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환경호르몬 검출 홍삼 비공개…왜?

고의로 숨기나? 특정업체 빼고는 못 먹을 판

강경식 기자 | kks@newsprime.co.kr | 2018.10.09 02:08:31
[프라임경제]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류영진. 이하 식약처)가 국내에서 제조한 홍삼 제품에서 환경호르몬 추정 물질이 검출된 조사 결과를 확보하고도 검출업체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KBS>는 8일 식약처가 국내 생산 홍삼제품에서 환경호르몬 물질을 검출하고도 이를 제조한 업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 KBS뉴스 캡쳐


8일 <KBS>는 '식약처 검사 결과 국내 홍삼 제조회사의 70%인 35곳, 전체 제품의 65%에 해당하는 36개 제품에서 '용출 기준'을 넘는 프탈레이트류가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KBS>의 보도와 업계 관계자의 발언을 종합하면, 국내 중소 홍삼제품 제조사인 D사가 타이완에 수출했던 제품이 현지 검사과정에서 프탈레이트류가 검출돼 반송됐다.

플라스틱에 탄력성, 내열성, 광택성 등을 향상시키는 화학첨가물인 프탈레이트류 가운데 DEHP, DnBP 등은 동물실험 결과, 쥐 몸속의 간·신장·심장·폐·혈액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기형아 출산, 생식기 발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환경부 또한 '케미스토리' 칼럼 등 국민들을 대상으로 환경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프탈레이트류가 최근에는 알레르기성 질환으로서 대표적인 환경성질환인 아토피, 천식에도 영향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발표됐다고 반복해서 설명했다.

그러나 식약처는 오히려 더욱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 식품 분야의 프탈레이트 검출조사 방식과 함량의 위해성 여부를 가늠할 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서도 식약처는 포장이나 용기에 쓰는 '용출 기준'을 적용했고 그 결과 DEHP는 기준치의 최대 100배, DBP는 최대 80배가 검출됐다. 

<KBS>보도에 따르면 식약처는 이 물질을 매일 먹어도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인체노출 허용 기준'으로 봤을 때 DEHP와 DBP 모두 절반도 안돼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면서도 프탈레이트류가 검출된 농축액을 원료로 추가 제품 생산을 하지는 못하도록 막았다.

또 식약처 관계자는 한국인삼공사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가 검출되지 않은 사실은 공개하면서도 검출제품을 제조한 업체와 검출됐던 제품명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앞서 논란이 됐던 발암물질 생리대 사건에서 본질이 'DBP'검출이라는 점과, 이를 보도했던 <TV조선>의 취재과정에서 식약처와 관계 단절을 우려한 국내 연구기관 15곳 전체의 거절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주지시킨다. 

당시에도 연구진과 연구용역을 맡긴 단체는 단 한곳의 업체만을 언급했고, 불매운동과 환불 및 이미지 손실은 해당업체에 집중되는 동안에도 자료를 받은 식약처가 연구결과 공개를 미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안에서도 식약처가 위해 제품 제조사는 공개하지 않으면서 특정 업체에 대한 우려만을 불식시키려 한 선택은 정보를 쥐고 있는 식약처가 업체들을 다루려 한다는 의혹으로 번진다.

<KBS> 보도가 나온 직후 취재에 응한 업계 관계자는 "케미포비아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식약처가 문제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불확실한 자신감을 기반으로 국민을 속이려 한다"며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한 차례 홍역을 겪었던 홍삼업계에 큰 파장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보를 통제했던 식약처는 생리대 업계의 질서를 뒤흔들었고 그 영향은 지금도 이어진다"며 "이번 보도를 통해 소비자들이 특정업체 외에는 전부 신뢰할 수 없게 된 상황도 식약처의 대응이 초래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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