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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 사망' 삼성전자 사업장, 방재시스템 엉터리"

기흥·화성사업장 방재센터 10번 출동해 6번 '헛걸음'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8.10.10 10:44:44

[프라임경제] 최근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로 2명의 사망자를 낸 삼성전자(005930) 기흥사업장이 잦은 방재시스템 오류에 시달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방재센터가 잘못 작동한 화재·가스감지기 탓에 올해만 1000건 넘게 '헛걸음'을 하면서 정작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얘기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분당을)이 공개한 삼성전자 방재센터 일일업무 일지에 따르면 기흥·화성 방재센터는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4일까지 총 1805건 출동했다.

항목별로는 △구급출동 이송 220건 △미이송 21건 △화재감지기 605건 △가스감지기 639건 △신고출동 320건으로 하루 평균 7회 이상 출동한 셈이다.

이 가운데 실제로 상황이 발생했거나 출동사유가 충분한 '진성출동'은 △구급출동 45건 △화재감지기 38건 △가스감지기 19건 △신고출동 312건으로 총 414건에 불과했다.

나머지 1391건은 신고자의 오해나 방재시스템 오류에 따른 '가성출동'으로 기록됐는데 특히 화재·가스감지기가 잘못 작동해 출동한 건수가 1187건에 달했다. 전체 출동건의 65.7%, 열에 여섯 번 이상은 시스템 오류로 헛걸음을 한 셈이다.

김병욱 의원 측은 이를 근거로 만성적인 시스템 오류가 방재센터의 안전불감증을 초래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김 의원은 "사고 당시 현장 CCTV에 자체소방대가 느긋하게 출동하는 모습이 포착돼 이해할 수 없었다"면서 "이번 사고 역시 방재시스템 오류로 판단해 신속히 대응하지 않은 것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눈부신 성장은 많은 노동자들의 땀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작업장 안전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와 개선으로 노동자들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의원은 삼성전자가 사고 당일 최초 사망자의 사망시각을 조작해 사건을 은폐·축소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었다.

그는 지난 1일 삼성 자체소방대 소속 1급 응급구조사가 사고 당시 작성한 '출동 및 처치기록지'를 통해 최초 사망자인 A씨가 삼성이 공식 사망시각으로 발표한 오후 3시43분보다 최소 1시간10분 전에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며 수사당국의 조사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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