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보유 주식 2조원…만 0세가 10억원어치 보유"

시총 약 2조300억 규모…김병욱 의원 "양극화 보여주는 수치"

[프라임경제] 만 18세 이하 미성년자가 보유한 상장사 주식의 시가총액이 2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만 0세의 한 주주는 10억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예탁결제원과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에서 제출받은 '미성년자 보유 상장사 주식 및 배당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성년자 주주가 보유한 상장사 주식은 1억5480만주(2045개사)에 달했다.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약 2조300억원 규모로 지난 2015년 1조2800억원에서 약 1조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주식을 1억원어치 이상 보유한 미성년자 주주는 1356명으로 집계됐고 10억원 이상은 118명, 100억원 이상은 13명으로 조사됐다.

1억원 이상을 보유한 만 0세도 9명에 달했다. 만 0세의 한 영아는 샘표식품 주식을 10억4000만원어치(3만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유 주식 총액이 가장 많은 미성년자는 만 14세로,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745억원어치(67만1151주) 갖고 있었다.

한편, 지난해 미성년자의 배당금 수취 현황을 살펴보면 20명이 1억원 이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GS의 주식을 83만5341주 보유한 만 16세의 주주는 작년 1년간 배당금으로 30억원을 챙기기도 했다.

김병욱 의원은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보여 주는 객관적 수치"라며 "합법적 증여나 상속이라면 문제가 없는 것이지만, 주식증여와 배당금을 통해 특별한 경제활동 없이도 성인보다 많은 소득을 거둬들이는 부의 대물림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