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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 신용만으로 은행대출 어렵다"…부동산담보 51.6%

기업대출도 부동산담보대출이 절반 넘어…9년 만에 기업부문 담보대출 121% 증가

이윤형 기자 | lyh@newsprime.co.kr | 2018.10.12 10:20:00
[프라임경제] 국내은행의 기업 대출 중 부동산을 담보로 잡은 대출이 절반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정무위원회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남시 분당을)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받은 각 은행 '대출 중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올해 6월말까지 국내 14개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총 586조3000억원, 이 중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은 302조4000억원으로 기업대출의 51.6%를 차지했다. 

자료를 제출한 은행은 국민·신한·우리·하나·SC제일·씨티은행 등 6개 시중은행과 농협·수협은행 등 2개 특수은행, 대구·부산·경남·광주·전북·제주은행 6개 지방은행 등 총 14 곳이다. 

기업 대출도 부동산담보대출의 편중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 김병욱 의원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0년 이후 9년 동안 기업대출에서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절반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가계만이 아니라 기업도 부동산을 담보로 잡히지 않고는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쉽지 않다는 의미이다. 

은행들이 가계뿐 아니라 기업부문에도 담보대출을 선호하게 되면서 올해 6월까지 2010년 대비 121.9%(166조1000억원)가 증가했다. 시중은행 A은행의 경우 이 기간, 부동산담보 기업대출이 17조8000억원에서 53조1000억원으로 198.3%가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14개 은행의 신용대출은 5%(11조원)가 줄었다. 부동산담보대출이 급증함에 따라 2010년 51.7%로 담보+보증대출(48.3%)을 앞섰던 신용대출 비중은 올해 6월 33.9%로 급락했다. 

유망한 기업이 신기술 도입이나 공격적 투자를 위해 자금이 필요하다 해도 신용만으로 은행 대출을 받기는 이전보다 훨씬 어려워진 것이다.

부동산담보대출 중심의 기업대출 비중이 증가한 데는 은행들이 개인사업자대출을 크게 늘린 것과도 연관돼있다. 

앞의 A은행은 2010~2018.6 사이 11조9000억원이던 개인사업자대출을 40조원으로 236.1%나 늘렸다. 같은 기간 14개 은행의 증가 규모는 139조9000억원으로 116.1%를 기록했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16조1000억원(23.3%), 개인사업자를 제외한 중소기업대출은 25조4000억원(1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 결과 기업대출 중 개인사업자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29.8%에서 44.4%로 증가했다.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았던 개인사업자대출 양상이 대·중소기업 부문으로 확산된 점도 영향이 컸다. 

2010년 59.0%였던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은 올해 6월 69.4%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중소기업은 26.1%에서 42.5%로 대기업은 13.0%에서 22.7%로 각각 증가했다.

개인사업자대출을 중심으로 생산유발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은 부동산․임대업 편중이 심한 업종별 기업대출도 문제로 드러났다. 

부동산․임대업 대출은 2010년 71조9000억원에서 올해 6월 153조2000억원으로 113.1%(81조3000억원)가 증가해 기업대출 중 차지하는 비중도 17.8%에서 26.1%로 8.3%포인트나 증가했다. 

81조3000억원 중 같은 분야 개인사업자대출이 75조7000억원으로 93.1%를 차지했다. 지방은행인 B은행의 경우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 증가율이 800.0%에 달했다. 그러나 14개 은행에서 전자 철강 등 생산유발효과가 큰 제조업 대출은 35.5%(44조4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쳐 비중이 2010년 30.9%에서 올해 6월 28.9%로 하락했다.

김병욱의원은 "은행들이 자금중개기능을 회복해 생산적 부문에 대한 자금공급을 확대해야만 생산을 유발하고 경제를 활성화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며 "은행대출의 심각한 부동산 편중을 개선하기 위한 획기적인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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