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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한 한유총" 앞에선 사과, 뒤에선 소송 '빈축'

간부 상당수 '비리유치원' 적발···박용진 "위협 굴하지 않겠다“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8.10.17 10:36:45

[프라임경제] 사립유치원의 회계비리를 실명으로 폭로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북구을)에 대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대형로펌을 앞세워 민사소송에 나설 전망이다.

불과 하루 전 "학부모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여놓고 이를 공론화한 국회의원에 압력을 행사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어서 빈축을 사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정책 토론회 (사립 유치원 회계부정 사례를 중심으로)에서 토론회을 막고 있는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을 복도에서 얘기하자며 나가고 있다. ⓒ 뉴스1

박 의원은 17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소송 위협에 굴하지 않고 유치원 비리 해결의 끝을 보겠다"며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에 따르면 한유총은 최근 국내 3대로펌 중 하나인 법무법인 광장을 통해 민사소송을 제기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앞에서는 고개 숙이고 뒤로는 소송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너무나 큰 배신감이 들었다. 이는 국민의 기대와 신뢰를 명백히 배신한 것"이라면서 "비리문제를 해결할 생각은커녕 소송으로 무마해 보려는 한유총의 태도는 누가 봐도 비겁하다"고 일갈했다.

앞서 한유총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사립유치원 비리 파문과 관련 "이유를 막론하고 학부모님들께 큰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었다. 그러면서도 일부 문제를 사립유치원 전체로 호도해 억울하며 정부의 제도개편이 먼저라는 논리를 폈다.

이에 박 의원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고 세금이 쓰인 곳에는 당연히 감사가 있어야 한다"면서 "혜택과 권한은 누리고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한유총의 태도는 누구에게도 절대 납득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이어 "유치원은 아이들의 첫 학교이자 처음 만나는 사회다.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어른들의 의무이자 책임"이라며 "의연하고 당당하게 대처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사립유치원 이익단체인 한유총 주요 간부 상당수가 '비리유치원' 원장들로 드러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날 <노컷뉴스>에 따르면 조직상 간부 41명 중 36명이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8개 유치원이 감사에서 적발됐다.

대구지회장 A씨가 운영하는 D유치원은 물품관리·회계집행 부적정 사유가 드러났고 경북지회장 B씨가 원장으로 있는 Y유치원은 2300만원 상당의 과태료와 기부금을 유치원 회계에서 지출했으며 실제 통장내역과 현급출납부가 일치하지 않는 사실도 드러났다.

법령입안이사인 C씨는 아예 휴대전화 요금과 재산세를 유치원 교비로 납부했고 설립자의 자녀를 교원으로 고용해 처우개선비 명목으로 1000만원 상당을 과다 지급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와 관련 정부와 여당은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고강도 종합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국가회계시스템 '에듀파인' 적용과 정기적인 실태조사 이후 결과를 실명 공개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두 안건 모두 한유총이 집단파업 강행을 불사하며 조직적으로 반발했던 핵심 정책들이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1일 비공개협의회를 열어 '유치원 비리 재발방지 종합대책'을 확정하고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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