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환율조작국 모면한 중국? 끝이 아니다

2018-10-18 10:15:59

- 투명성 강화하라 압박하는 미국, 기준선 충족하려면 수출 감소 고통 '중국 딜레마' 간파

[프라임경제] 미국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초강수만큼은 두지 않기로 결정했다. 미 재무부의 17일(현지시각) 발표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 일본을 포함한 6개국은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유지하기로 했다는 것.

특히 중국은 미·중 무역분쟁이 최고조에 달해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지난 4월과 마찬가지로 관찰대상국에 포함되는 데 그쳤다.

G2간 갈등이 무역전쟁이라는 키워드로 비화돼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두 강대국은 관세 전쟁을 주고 받으면서 세계 경제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환율을 고의로 조작하는 국가로 정조준하지 않은 것은 그래도 막판 출구를 열어두는 제스처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의 중국 비판이 이번 발표에 뒤따라 붙었다. 그는 중국 위안화 절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아울러 "우리는 중국 인민은행과 지속해서 논의하는 것을 포함해 중국의 통화 관행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검토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중국이 이번에 벗어난 게 결코 일정한 기준을 '당당히' 충족해서 얻은 '당연한' 결과라든지, 중국의 위치 때문에 미국조차 함부로 못 다룬다는 점을 인정하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미국의 우위 상황'을 은연 중에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결정 패턴을 보면 그런 미국의 태도가 어떤 배경을 갖는지 짐작할 수 있다. 미국의 13개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평가하며, 환율조작국 지정의 3대 요인은 △현저한 대미 무역수지 흑자(200억달러 초과시)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GDP 대비 3% 초과시) △환율시장의 한 방향 개입 여부(GDP 대비 순매수 2% 초과시) 등 3가지 기준이 쓰인다.

3가지 요건 중 2개를 충족하면 관찰대상국이 우선 될 수 있다. 중국처럼 대미 무역흑자 규모와 비중이 과다한 국가의 경우 요건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된다.

중국처럼 수출로 급격한 성장을 이룬 국가로서는,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이나 환율관찰대상국 지정의 저런 요건들이 달가울 리 만무하다. 결국 일정한 수위까지 물이 찰랑찰랑 찬 상황에서 간신히 숨을 쉬고 있고, 물이 넘치지 않을까 조마조마하고 있는 것.

미국 당국과 각을 세우지 않는 상황에서라면 중국 지도자들로서도 이런 조건을 계속 일정하게 관리하는 게 해 볼만하거나 혹은 미국의 일정하고 우호적인 해석을 기대할 수 있는 시험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 허들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무역전쟁의 불편한 와중에서라면 일은 쉽지가 않다.

중국의 통화 투명성 결여와 최근 그 통화의 약세에 대해 특별히 우려한다는 미 재무부의 이번 발표 언급은 수출에 크게 매달릴 수밖에 없는 중국의 상황 그리고 수출 증대를 위해 환율 덕을 봐야 하는 중국의 사정을 정확히 겨냥하고 있다. 

사실상 이 길목을 틀어쥘 증거를 이미 잡고 있다는 협박이 아니더라도, 이 허들을 넘기 위해 중국이 얼마나 큰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지 우리는 안다며 놀리는 것이니, 잔인하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이 이 같은 미국의 공세에 무역전쟁 와중에 목줄을 눌리듯 괴로워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압도적으로 대미 수출 경쟁력을 갖춘 물품과 항목의 숫자가 아직 확고하지 않고, 그렇다고 수출 중심 구조에서 탈피, 내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큰 소리 치기에는 아직 모호하기 때문이다. 

내수 시장을 확고히 성장시키고 중산층을 대거 늘리겠다는 내수 시장 성장을 중국 지도부는 이미 꿈꾸고 박차를 가해왔으나 그 실질적 성적을 따내기 전에 미국과 무역전쟁이 붙은 것. 비단 중국의 예가 아니더라도, 산업과 기술의 끊임없는 발전, 그리고 내부적 경제 펀더멘탈 강화를 하지 못하고 단발적으로 국제 경제 시장에 나서는 국가들의 운명은 늘 이럴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선 우리도 자유롭지 못하다. 오랜 경제적 어려움에 지쳐 지갑을 닫는 소비위축 상황, 차세대 먹거리 개발 골든타임을 의미있게 쓰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 등의 악순환 고리를 끊지 않으면 안 된다. 중국을 환율조작국 카드로 길들이려는 미국의 공세에 우리가 팝콘을 먹으며 불구경할 수만 없는 이유다. 




임혜현 기자 tea@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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