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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수리기사 추락해 '중태'…천둥·번개 속 '20대 신입' 홀로 작업

24일 11시 기준, 의식불명·뇌압 높아 수술 곤란…올 들어 6번째 상해 사고

임재덕 기자 | ljd@newsprime.co.kr | 2018.10.24 11:30:45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사고 발생 현장.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천둥과 번개가 내리치고 강한 비가 쏟아지던 날 건물 옥상에서 AS작업을 하던 20대 KT(030200) 수리기사가 추락해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수리기사는 KT그룹 청년취업 지원 프로그램 '퓨처스타'를 통해 지난해부터 현장에 투입된 '신입직원'이다. 그런데도, KT는 사고 위험이 높은 건물 옥상 작업현장에 홀로 투입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24일 KT새노조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경 부천에 위치한 한 건물에서 AS작업을 하던 KTS북부 소속 장모씨(남·24)가 옥상에서 추락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장씨는 사고 직후 부천 소재 순천향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현재(11시 기준)까지 의식불명 상태다. 특히 뇌압이 높아 수술조차 못하고 있다.

문제는 사고 당일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부천 날씨'가 오를 정도로 기상상황이 좋지 않았음에도, 경험이 부족한 직원을 현장에 홀로 파견했다는 점이다. 장 모씨는 KT그룹 퓨처스타를 통해 지난해부터 현장에 투입됐다.

퓨처스타는 KT가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청년교육 및 취업지원 연계 프로그램이다.

만 17세부터 34세까지 청년 구직자들 중 서류와 면접, 인·적성 검사 등을 거쳐 퓨처스타로 선발되면 2개월의 교육을 끝으로 KT서비스와 KT M&S, KTis, KTcs, KT텔레캅, 케이뱅크 등 KT 계열사의 ICT 인력으로 채용된다.

KT새노조 관계자는 "건물 옥상에서 작업하던 중 빗물에 미끄러진 것 같다"면서 "매번 같은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원이 부족하다보니 경험이 부족한 젊은 수리기사들이 위험한 현장에 홀로 투입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면서 "안전모 착용만 강조할 게 아니라 2인 1조 작업 등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로써 올해만 6명(상해 3명·사망 3명)의 KT 수리기사가 안타까운 사고로 다치거나 목숨을 잃게 됐다.

실제 4월4일 진주 지역에서 KTS남부 협력업체 소속 직원이 역시 전봇대 작업 중 감전으로 화상을 입었으며, 5월3일에는 제주 서귀포에서 수리 작업을 하던 현장작업자가 전봇대에서 추락해 팔목과 발뒷꿈치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심지어 비슷한 시기 KT 본사에서 명예퇴직해 KTS북부 수리기사로 근무하던 직원이 돌연사하는 일도 있었다.

이어 5월14일에는 봉천중앙시장에서 전화 설치작업을 수행하던 현장작업자 이모(36)씨가 지붕에서 추락 후 뇌출혈로 숨졌고, 7월3일에는 제주고객본부소속 KT 노동자 김모 씨(55·남)가 작업 중 추락해 사망했다.

KT는 사고수습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KTS 북부 임원과 직원들이 모두 병원에 대기하고 있는 상태"라며 "안타까운 사고인 만큼 수습을 최우선으로 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안전대책 등은 상황이 마무리되는 대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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