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사각지대라고? 열판 폐수, 단속 충분히 가능한 이유

2018-10-26 15:57:52

- 물환경보전법과 조례 활용하면 처벌·과태료까지…단속 정보도 쉽게 수집할 길 있어

[프라임경제] 지역난방을 사용하는 아파트들이 열효율 등을 위한 관리 와중에 일정한 폐수를 발생시키고 있으며, 그 오염도가 분뇨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국이 문제의 단속과 계도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우려와 함께 법적 근거가 충분치 않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지역별로 이미 유사한 경우에 대한 규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놓은 것으로 파악돼 적극적인 행정 활동을 요구할 수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지역난방의 꽃은 고압·고온의 중온수를 활용하는 열교환기에 있다. 중온수를 직접 낮춰 사람이 씻는 물로 사용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온수를 공급받은 각 아파트단지에서는 기계실 내 설비를 이용해 이를 난방을 하는 난방수로 돌린 후 다시 내보낸다.

한편 급탕수의 경우 상수도를 끌어들여 이 온도를 끌어올릴 때 중온수가 품은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이다. 판형 열교환기를 통해 서로 교차, 접촉하는 방식으로 데워 급탕수는 가구별로 공급하고 다시 중온수는 난방공사 등 지역난방업체로 돌려보내는 것. 따라서 온도를 올려주는  판형 열교환기가 가장 중요하다.

▲열판이 교차 배치돼 있는 열교환기의 모습. ⓒ 제보자 제공 사진

이것이 폐기물 누적으로 더러워지면 당연히 열효율 등에서 문제가 된다. 또 파손 여부를 체크해야 하므로 정기적으로 청소(연 1회 등)하는 게 상례다. 문제는 교환기를 열어 열판을 떼어낸 뒤 물리적으로 이를 씻어내는 방식에서 상당한 폐수가 나온다는 점.

화학적 세척법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물리적 방식이 더 선호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후자의 방법을 택하는 업체들은 대개 이를 분리해 세척한 뒤 다시 가져오는 방식 대신 '현장에서' 씻고 재조립하는 데 급급하다는 게 관련업계의 전언이다.

고압분사노즐 등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진 기계 스펙으로 추산해 보면, 연간 약 201만세대에서 이와 비슷한 열판 수가 청소 대상이 되고, 그 과정에서 연간 약 40만톤의 하수(폐수)가 발생한다.

양으로 치면 서울시에서 하루 처리할 수 있는 하수의 10%에 불과하고 그 오염도가 다소 높더라도 다른 하수와 함께 버려진다면 희석 효과가 있지 않냐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COD 지수 등을 보면 그 오염도는 일반 하수 방류수 기준도 대단히 상회함은 물론, '분뇨 수준'의 초강력 오염도를 자랑한다는 게 문제다.

◆난방시공업자, 하수도법이나 물환경법상 규제 안 돼?

오염된 난방설비 세척 폐수를 각 업체가 현장에서 그냥 편의상 바로 하수구로 방류되고 있더라도 법적으로 규제할 방법은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은 맞는 것일까?

▲열판의 오염물과 원래 색깔이 확연히 대조되는 모습. ⓒ 제보자 제공 사진

우선 하수도법의 기본 골격에서 볼 때 전혀 근거가 없는 소리는 아니다. 애초에 하수의 개념 자체가 생활이나 경제 활동에서 나온 더러운 물로, 사용이 불가능한 것을 말한다.

덜 더럽고 더 더러운 차이를 따지는 게 큰 의미가 없지 않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여기에 뿌리내리고 있다. 아울러, 각 하수의 성격은 매건마다 개별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개별적 성격의 하수들은 결국 다른 하수와 섞여 이동, 배출되고 결국에는 종말처리장으로 가게 된다. 여기서 당국이 어떻게든 방류수 기준을 맞춰 놓으니 불필요하게 세부 문제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는 소리도 나오는 결과론적 시각도 끼여든다.

실제로 물환경법 규정을 봐도 아파트에서 청소 작업 중 나온 하수까지 규제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냐는 소리도 나온다.

물환경법은 하천과 바다 등에 최종적으로 오염된 물이 버려짐으로써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막는  방파제역을 맡는다. 당연히 하수를 처리하는 하수도법보다는 전반적인 시각이 엄격하고 공장 폐수 등에 대한 규율도 잘 짜여 있다. 문제는 이 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폐수배출시설'의 범위다.

일일 배출량을 충족하는 시설이나 특정 업종에 한정돼 있는데,  법 아래 시행규칙으로 폐수배출시설을 82개로 규정하고 있다. 아파트단지는 당연하게도 포함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일부 공무원들이 이 규정에 얽매여 '폐수의 정의는 관련 법에 따르고 있는데, 아파트의 경우는 관련 법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하수도법으로 따질 수밖에 없는데 개별적으로 검토하기 어렵지 않는가'라고 답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세관업(열판 세척)에 나선 사업자 자신이 물환경법 등에서 특히 관리하는 대상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K아파트 등 관련 입찰 정보를 살펴보면,  아파트단지들이 열판 세척 업무를 발주하는 경우 대부분 기존 공사 실적이 있을 것을 요구하는 선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유관 자격증을 요구하거나 세척 약품을 반드시 환수할 것을 명시하기도 한다.  이들에게 요구되는 예를 보면 '난방시공업 제1종' 혹은 그 2종 혹은 3종, '기계설기공사업'이다. 현행 제도상 기계설비공사업을 가진 경우 난방시공업의 1,2종 업무를 할 수 있는 자격을 인정하고 있다. 어쨌든 이들 업종도 물환경법이 규정하고 있는 폐수의 배출 감시와 규율 대상은 아니다.

▲물 세척 한 번에 색이 달라질 정도로 오염물이 많이 흡착돼 있는 열판. 이 세척 하수가 일반 하수도로 버려져 단속 필요가 제기된다. ⓒ 제보자 제공 사진

◆수질부담사용료 조례로 되살아나는 물환경법의 묘미

다시 하수도법으로 돌아가면 제23조에서 '방류수수질을 유지하기 어렵게 하거나' 혹은 '하수도 시설의 기능을 현저히 방해할' 하수에 대해서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는 재량을 당국에 주고 있다.

벌금 규정을 살피면 이 조항의 조치를 따르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게 돼 있지만, 막상 그 하위 시행령 등에 세부규정이 없으니(모호성) 당국이 실질적으로 논란을 무릅쓰고 조치를 발동하기 어렵다고 볼 여지가 있다.

실질적으로 문제를 삼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A광역시의 하수도 관계 공무원은 "일단 이 같은 폐수가 발생하고 또 방류된다는 이야기를 처음 듣는다"면서 물관리법에 저촉될지 하수도법에 해당하는지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그는 "군·구 등 각 일선 현장 조직에 하수도 담당 직원이 1~2명일 텐데 막상 이런 경우까지 현실적으로 단속할 수 있겠는지 약간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B광역시 공무원도 "내부 제보 등이 있다면 모를까, 현장을 잡는 자체가 어렵지 않겠나"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럼 이것이 끝일까? 각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중에 이런 경우에 활용할 수 있는 묘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점은 고무적이다. 서울특별시의 '하수도사용조례'는 사용료 규정을 둘 때 일반적 사용요금 이외에 일명 '수질하수도사용료'를 추가로 걷을 수 있는 길을 열어두었다.

이에 따르면 그 기준은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제32조의 1항 및 8항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는 경우다.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은 법률명만 바뀐 것으로 바로 현행 물환경법. 다시 물환경법으로 돌아가 살피면 제32조와 거기서 정한 시행령, 시행규칙 등을 모두 살피면 방류수의 최소 기준으로 돌아가게 된다.

방류수란 무엇이고 그 방류수 기준은 왜 중요한 것인가? 물환경법상, 하천이나 바다 등으로 오폐수를 배출하는 경우 그 전에 맞춰놓아야 하고 그 기준이 정해져 있는 것.

바꾸어 말하면, 하수도법상 다루는 것이 기본적으로 더러운 물이라 쳐도, 그 한도가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수도로 모든 걸 내버릴 수는 없고 최소한 방류수 기준 즉 물환경법 시행규칙 정도로는 버려야 하지 않냐는 한계를 그어준 것이다.

별표 13의 방류수 기준을 보면 COD 130, 총질소 60과 총인 8ppm 이하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열판 세척 관련 폐수를 보면 이 수치는 이미 상당히 초과하고, 그 오염도가 오히려 '분뇨 수준으로 독함'을 알 수 있다.

이 샘플링 결과를 전국 개개의 아파트단지 열판 세척시 나올 오폐수의 평균값으로 단정할 수는 없으나, 대단히 주의를 기울여 감시할 문제집단군임을 보여주기엔 충분해 보인다.   

▲하수 방류 장면. ⓒ 뉴스1

서울시 해당조례에 따르면 별표 3에서 수질하수도사용료의 계산법을 두고 있다. 이런 고도 혹은 초고도의 오염수를 일반하수도에 버린 경우 별개의 요금을 중과하는 구조와 조항은 인천광역시와 광주광역시의 하수도사용조례들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여기 공식은 한달 평균으로 고도의 오염수가 일반하수도로 배출될 때 그 값을 산정하는 경우를 염두에 두고 만든 구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다만 이 수식을 보면, 해당 초과오염도를 가지고 개별적인 문제 상황에 예를 들어, 극단적으로 '1일짜리 초과하수사용료 '고지서를 부과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다.

서울시 해당조례의 사용료 납기와 징수법상으로도 일반적으로 상수도와 그 요금 납기를 맞춘다고 하였고 필요시 달리 정할 수 있으며(제27조 제2항), 일시 사용 등 탄력적 구조를 예상하고 있음을 선언하고 있다(같은 조의 제3항). 사용개시 관련 규정을 보더라도(제21조) '하수의 현황이 이 조례상 사용자에게 적용되는 구분과 달라질 때'를 예상하고 있다.

결국에는 세관 작업을 맡는 사업자가 일시적으로 아파트단지(구체적으로는 열판 세척의 현장인 기계실 및 인근)를 장소로 일시적으로 고도의 오염수를 하수도에 내보내는 케이스이므로, 다로 개시신고를 하는 등으로 당국에 알리고 짧은 기간이나마  그 수질하수도요금을 물어야 옳고 또 그렇게 집행할 구조가 여러 지자체에서 마련돼 있는 셈이다.

◆단속 어려움? K아파트 충실히 훑고 LH 등 협조만 해도

현실적으로 세관 작업자(회사)가 아파트단지 내 상수도에서 빌려(무상으로) 사용하고 그 배출구를 순전히 편의상 시설의 배수구로 처리하기에 그런 문제 현장을 잡는 게 어렵다는 지적을 상당 부분 해결할 길도 없지 않다.  
 
현재 주택관리법상 일정 규모 이상 아파트단지의 각종 공사는 입찰을 통하게 돼 있고, 실무상으로도 세관(열판 세척) 위탁을 K아파트를 통해 수시로 확인할 수 있음을 위에서 잠시 언급한 바 있다. 그러므로 이런 정보만 잘 가공해도 인력 부족 등을 상당히 극복할 수 있지 않겠냐고 추측할 수 있다.

해당 내용을 미리 제출받거나 오히려 당국이 선제적으로 위의 방식으로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아파트단지 증에 일정을 문의해 입회하거나 충실히 신고를 하게 간접압박을 주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은 셈. 이를 테면 '의지'의 문제인 셈이다.   

▲일반 하수도 기준을 훨씬 상회하는 열판 세척 하수. 오히려 인분에 가까운 극오염물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프라임경제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파트단지들이 이를 새로운 부담(비용 지출)이 간접적으로 증가할 성가신 일로 판단할 게 아니고, 적극적으로 자체 소명하거나 당국에 협조적으로 대응하는 일일 것이다.

특히 지역난방 중 일정한 몫을 LH 등이 사용하고 있는데, 모범적으로 이런 사용자쪽에서 오염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는 도의적 및 법리적 의무가 없지 않다. 어쨌든 현행법상 구조로는 '아파트단지에서' 심각한 수준의 폐수를 내보내고 있는 것이므로, 방조범 내지 공범 논란을 받을 수 있다.

가장 종착역으로는, 열판 세척을 어쩌다 한번 치러지는 이벤트 정도로 너그럽게 판단하고 가장 빠르고 간편한 길로만 가려는 경우를 당국이 방치하다시피 하지 말고, 업체에서 열판을 회수해 가서 작업을 하게 하는 길일 것이다. 자체적인 장소에서 일을 진행하고, '용액 세척이든(때를 불리고 씻는 과정 중 일부) 물리적 세척에 가장 중요한 고압수 세척이든 모든 유출물을 산업폐기물로 위탁처리하게끔' 못박지 않으면 최종적인 관리 감독이 쉽지 않다는 지적을 일각에서는 내놓는다.   



  


서경수·강경우·임혜현 기자 sks@·kkw4959@·tea@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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