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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점프 BNK금융그룹②] 산 같은 경영 김지완·안정적 살림꾼 빈대인 '팀웍 눈길'

흔들림 없는 조직으로의 발전 '의기투합'한 다른 듯 조화로운 두 남자

서경수·임혜현 기자 | sks@·tea@newsprime.co.kr | 2019.01.15 00:29:42
[프라임경제] 근래 여러 금융기관들이 채용 비리 등 잡음으로 시끄러웠고, BNK금융그룹도 그런 점에서 적잖은 시련의 시간을 보냈다. 이 와중에 조직을 추스르고 새 발전의 방향을 가리키는 리더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런 중차대한 역할을 해낼 수 있었던 데에는 김지완 회장과 핵심 계열사의 각 수장들의 하모니가 든든한 뒷배경이 돼 주었다는 평. 특히 두 개의 은행과 다양한 비은행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등 BNK금융그룹의 조직 구성은 일반적인 한국 금융그룹 모델과도 다른 점이 적지 않다. 부산과 경남, 울산 등 전반적으로는 닮았지만 내부적으로는 다양성을 갖춘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챙길 점이 적지 않다. 또한, 금융 시장 전반의 상황이 녹록치 않고 특히 지역 경제가 얼어붙은 작금의 사정에서 동남권 핵심 금융복합체로서의 BNK 역할론도 수행이 쉽지만은 않다.  

그런 점에서 외부에서 온 큰 그림의 리더십 수행자로서의 '회장' 그리고 핵심 계열사 수장으로 다른 여러 계열사 지도부에 귀감이 되어주는 인물의 이야기가 의미있다. 잃었던 영광의 권토중래는 물론, 앞으로의 발전 방향까지 그리고 있는 '부산은행장' 이야기다.

◆산을 바라보는 듯 큰 그림의 개혁 작업 초점 둔 김지완

김지완 회장과 빈대인 행장의 서로 다른 이력과 만남은 대단히 눈길을 끈다. 김 회장은 부산상고와 부산대 무역학과 출신이다. 부국증권에 입사한 이래 증권업계에 오래 몸담아온 명실상부 증권맨이다.

참고로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을 한때 '직업이 증권사 사장'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부국증권은 물론, 현대증권과 하나대투증권 등에서 거푸 사장직을 맡으면서 승승장구했던 것.

김지완 회장이 CEO 특강 중인 모습. ⓒ BNK금융그룹


1946년생인 그가 BNK금융그룹의 사령탑으로 선출, 또다른 역량과 지혜 과시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데에도 이런 엄청난 이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풀이다.

하지만 노력과 능력만으로 김 회장의 영업과 경영을 평가할 수는 없다. 대학 재학 중 공인회계사 자격을 따고 증권계에서 오래 승승장구해 온 백전노장이라는 점에서 그를 대단히 독한 인물로만 짐작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에게는 직원들 건강을 챙기고 산을 좋아하는, 아울러 전반적으로 볼 때 부드러운 리더십에 해당한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BNK금융그룹 지휘자로 등장하던 해에도 그는 아프리카 대륙 최고봉인 킬리만자로를 등반한 것으로 알려진다. 건강에 대한 주변의 오해를 불식시키는 노익장 평가의 부수적 효과도 있었다는 평.

그는 등산을 좋아하며 직원들에게 등산과 조깅, 금연 등을 독려했다고 해 과거부터 이름이 높았다. 특히 경영 마인드 면에서도 '등산 경영'을 추구한다. '산에서 길을 잃었을 때 가장 굵은 능선을 따라가면 하산할 수 있다'는 지혜가 비즈니스에서도 통용된다고 여긴다.

조직 기강 확립과 신바람을 위해 일할 수 있고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어 준 데다, 그 자신은 외부 출신이지만 BNK의 미래를 책임질 '내부 인재'를 육성하는 문제를 제도화하면서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이런 그의 투자는 벌써부터 그간의 침체를 딛고 그룹이 도약의 꿈틀거림을 실적으로 표현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해외 진출, 플랫폼 강화와 발전 등 다양한 노력을 할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래 채널' 빈대인의 부활 노래…부실채권비율이 '숙제'

BNK금융그룹 계열사 중 가장 맏형격인 부산은행. 부산은행은 한때 대구은행과의 대결에서 밀리는 초유의 사태를 겪기도 했다.

빈대인 부산은행장은 내부 출신으로 업무에 정통하다는 평을 듣는다. ⓒ 부산은행

하지만 부산은행은 이런 부진을 씻고 2018년 지방은행 1위를 탈환했다.

이 부산은행의 재도약 전쟁의 중심에 빈대인 행장이 있다. 빈 행장은 경성대 법학과 출신으로 1988년 부산은행에 들어온 이래 줄곧 은행업에 몸담아 왔다. 동년배들보다 다소 늦게 입행했다는 평이 있고 부산상고나 동아대, 부산대 등 탄탄한 동문 네트워크를 갖춘 학교 출신이 아니라는 핸디캡 아닌 핸디캡도 있다. 하지만 이를 실력으로 극복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반적으로 모범생 스타일의 경영인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그런 한편, 소방수로서의 이력도 풍부하다. 인사부장 등을 거쳤고 금융위기 상황에 대처해 조직을 재구축하라는 뜻에서 경영혁신부장으로 발령받은 바도 있다. 이후에는 미래 채널 부행장 역할도 잘 소화했다.

따라서 은행 내적으로는 불필요한 업무를 덜어내는 워크 다이어트와 업무 프로세스 개선, 스마트 업무 혁신을 직원들에게 선사했다. 외부적으로는 고객들이 은행 창구와 인터넷 및 스마트 뱅킹, ATM 등의 모든 채널을 통합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관리망을 까는 빅데이터 시스템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지금 빈 행장의 이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바로 '지역 금융 살리기'. 일부에서는 부산은행의 실적이 좋아졌지만, 경기 침체 장기화로 부실채권 위기가 높아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을 하기도 한다.

실제로 경남권에 위치한 취약업종 기업 중 위험기업으로 분류된 업체의 수는 지역 전체 기업의 27%를 웃돈다는 것. 지역 거점 기업 여신 비중이 큰 부산은행의 특성상 풍파를 헤쳐나가는 게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하나금융그룹발 '매트릭스' 조율, '지역 부활'의 노래 같이 부를까 

부산은행 등 일부 지방은행의 고정이하 여신의 비율이 2%를 넘었던 점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이런 불안감은 충분히 이유있는 지적이다. 

하지만 구랍에 발표된 지표는 더디긴 해도 올해 부산권 경제가 살아날 가능성을 점치게 한다. 지난해 12월26일 나온 한국은행 지역경제보고서는 2019년에는 부산권 중소조선업체들의 실적 개선 등을 전망해 부산 지역 경제에 온기가 돌 가능성을 거론했다. 따라서 현재 페이스를 잃지 않고 행군을 계속하면 부산은행에 고진감래의 성과가 올 것이라는 기대를 낳는다.

실제로 부산은행은 보수적으로 기준을 잡아 부실채권 등 처리를 하면서 실적상 손해가 크게 잡히기도 했으나, 이후 대출채권 매각이익이 비이자이익 상승으로 이어지는 반대급부를 얻은 바 있다. 지역 경제에 기여한다는 기본 줄기를 잃지 않고 쥐고 있으면 나름대로의 보답을 얻는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경기 호전세가 미약하나마 추세적으로 보장된다면 지역 경제 마중물을 공급한다는 태도의 경영이 언젠가 음으로 양으로, 실적상 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김지완 BNK금융 회장이 과거 하나대투 근무 시절 회사 동료들과 조깅을 즐기던 모습. ⓒ 하나대투증권

일자리 창출 펀드 조성 등 부산은행이 지역 경제 살리기에 박차를 가하는 데에는 이처럼 부산은행이 부활을 추구하면서도 '지역 중심 은행답게' 색채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정통 부산은행맨 출신 행장의 철학이 녹아있다.

그런 빈 행장이기에, 김 회장이 그리는 큰 개혁과 성장 그림이 무리없이 녹아들 수 있도록 보좌하는 대들보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하나금융그룹을 거친 김 회장은 BNK금융그룹 체질 개선 와중에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카드를 꺼냈다. 지주 IT부문과 BNK부산은행, BNK경남은행 디지털 부문을 통합한 D-IT부문을 신설한다는 것으로, 일종의 '매트릭스 조직'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BNK금융그룹은 근래 롯데그룹의 손보 및 카드 매각에서 인수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체력 강화를 빨리 끝내고, 조직 외연 확장과 신개념 도입을 통한 유기적 발전 등 갈 길이 먼 시점, 김 회장의 노래에 빈 행장 등 여러 인물들이 넣을 화음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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