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형의 M&M] 불통이 계속되면…

2018-10-31 18:16:12

- Lily Allen - Fuck You

[프라임경제] 영웅과 사랑, 서민의 노래(귀족 풍자), 예술과 대중의 조화…. 11세기부터 이어진 프랑스 대중음악 '샹송'의 변천사입니다. 우리나라의 전통민요 '아리랑'도 다양한 지역 특색은 물론, 한국 근세와 근대의 민족사, 사회상까지 반영하고 있죠. 이처럼 음악은 시대상을 반영하거나 때로는 표현의 자유와 사회 비판적 목소리를 투영하기 위한 도구로도 쓰입니다. 'Music & MacGuffin(뮤직 앤 맥거핀)'에서는 음악 안에 숨은 메타포(metaphor)와 그 속에 녹은 최근 경제 및 사회 이슈를 읊조립니다.

막힌 수도관에 계속 물을 흘려보내면 아무리 단단한 파이프라도 터지기 마련입니다. 암만 질긴 고무풍선이라도 끊임없이 바람을 불어 넣는다면 결과는 앞선 수도관과 같겠죠. 

사람도 다르지 않습니다. 몸에 피가 통하지 않으면 혈관은 터져버리거나, 생체 조직을 괴사(壞死)시켜 살을 도려내야 하는 지경에 이를 수 있는데요. 육신이 아닌 사람의 말(言)의 경우에도 타인과 통하지 않는다면 그 관계는 괴사된 몸처럼 썩어 절단나게 될 것입니다. 

대부분의 불통은 과거에 묶인 사람이 자신의 경험과 방법을 우상화시켜 일방적인 대화, 즉 강요라는 오류를 발생시키는 거라고 정리할 수 있는데요. 심각한 소통의 부재는 자기 과신과 오만에서 생기는 폭력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또, 지나친 불통은 상대방에 대한 겸허한 배려를 배척하고, 함께 생각하는 민주주의적 사고방식을 매장시켜,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찬 안하무인(眼下無人)식 사고방식에 빠지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게 지속된다면 아마도 이런 말을 듣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스물 여덟 번째 「M&M」에서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릴리 알렌(Lily Allen)의 퍽유(Fuck you)로 한 상 차려드립니다.


들여다봐. 너의 좁은 그 마음속을 좀 봐. 더 자세히 보란 말이야. 네가 품고 있는 증오 가득한 마음이 우리를 지치게 한다고. 그래 네가 했던 말. '게이'는 옳지 않다는 말. 글쎄, 난 그냥 네가 악마라고 생각해. 넌 자기 잘못도 수습하지 못하는 인종차별주의자야. 네 생각은 마치 중세시대 같지. 

상큼발랄한 느낌의 도입부를 시작으로 깔끔하면서도 선명한 보컬이 들립니다. 멜로디나 보컬이나 로멘틱 코미디 주제곡에나 나올법한 그런데 실제로 '브리짓존스' 시리즈 <브리짓존스의 베이비>에 수록 곡이지만, 가사를 천천히 들여다보면 노래는 제목만큼이나 반항적입니다.  

화자가 정확하게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화자는 동성애 배척자를 싫어하는 듯 보입니다. 그리고 그들을 인종차별주의자와 동일시하는데요. 말미에는 그 생각이 꽉막힌 구닥다리라고도 비판합니다.
 
엿 먹어. 엿이나 많이 쳐먹어. 왜냐면 우리는 네가 하는 짓이 역겹거든. 너의 그 패거리도 싫어. 그러니 제발 연락하지 말고 지내자. 그냥 엿이나 먹어. 많이많이 먹으라고. 왜냐하면 너의 말들은 도저히 번역이 안되니까. 이미 넌 늦었어. 그러니깐 연락하지마. 

혹시 너, 네가 쫌생이라는 게 자랑스럽기라도 하니? 넌 너의 아빠를 닮고 싶고, 인정을 받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 글쎄, 근데 이 모습이 네가 찾던 건 아닐 텐데. 

대놓고 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저렇게 심한 욕을 저런 목소리로 하다니요. 화자는 극에 달한 분노를 조롱으로 바꿔 부르고 있네요. 아무래도 싸우려고 작정을 한 것 같습니다. 

사실 이 곡에 비판의 대상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인데요. 릴리 알렌은 이 곡은 부시 전 대통령과 공화당의 보수적인 운영과 백인우월주의, 동성애 배척을 신랄하게 비판하기 위한 곡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곡 중 'You want to be like your father'에 '아빠'는 조지 허버트 워커 전 미국 대통령(조지 부시의 아버지)을 지칭합니다. 그리고 'And we hate your whole crew'는 백인우월주의를 동조하는 상류 백인층들을 지목하고 있죠. 곡의 어투나 실제 비판의 대상만 봐도 화자는 대화가 통하지 않는 꼰대(늙은이를 은어로 이르는 말)들을 타깃으로 삼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결국, 화자는 이 곡을 통해 동성애 반대와 백인우월주의는 인종차별과 같은 덜떨어진 사상이고, 번역조차 되지 않는 미개한 언어라고 꼬집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조롱 섞인 비판을 퍼붓습니다. 이렇게요. 

너 정말, 그렇게 역겹게 사는 게 즐겁니? 네 영혼에는 구멍이 뻥 뚫려 있어. 점점 통제력도 잃어가고 있네. 그것도 역겹고 싫다 이 친구야. 그러니깐. 엿이나 먹으렴. 먹어. 먹으라고. 많이 먹으라고. (…) 누구도 너의 의견을 원하지 않아. 그러니깐 엿 먹어.

▲꼰대문화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드라마 <미생> 중. ⓒ 구글 캡쳐


앞서 엿본 조금 과거겠지만 미국 사회처럼 우리나라 사회적 문제의 중심에는 '꼰대'와 '요즘것들'의 대립이 있습니다. 각자의 입장에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꽉막힌 꼰대'와 '개념없는 요즘것들'로도 말할 수 있겠네요. 

최근 우리사회에는 어딜 가도 꼰대가 있죠. 물론 어린것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성세대 꼰대들은 물론 요즘에는 일명 '젊은 꼰대'가 보상심리로 똘똘 뭉쳐 '내가 당한 일을 내 밑에 아이들이 똑같이 격는건 당연한 일이야'라고 생각하는 꼰대이면서 요즘것들인 무시무시한 괴물 등장하면서 꼰대는 사회악적 존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꼰대를 분별하는 육하원칙도 떠돌고 있는데요. Who(내가 누군줄 알아?), When(나 때는 말이야), Where(어딜 감히), What(네가 뭘 안다고), How(어떻게 나한테?), Why(내가 그걸 왜?)라는 것입니다. 

한 줄로 정리하자면 '나 때는 힘들었지만, 그걸 다 이겨낸 나는 대단한 사람이야. 아무것도 모르는 넌 나서지마. 난 알고 넌 모르지만 (귀찮으니)그건 내가 할 일이 아니야' 정도가 되겠네요. 

말이 그렇다고요? 이 같은 분별법으로 걸러진 존재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많이들 보셨죠?

"저희 회사 팀장님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은 '위에서 시키면 그냥 시키는 대로 해'입니다. 말도 안되는 지시를 하시면서도 이유를 물을 경우에는 '토 달지 말고 해'라고 하십니다."

"'내가 네 나이 때는 주말도 반납하고 일했어. 일자리가 좀 귀했어야지. 감사한 줄 알아.' '나 때는 밥 굶을까 걱정하면서 일했는데, 요즘 애들은 참 편하네.'라는데 그때는 정말 힘들었었나요?"

그저 웃기는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당사자라면 결코 웃어넘길 수 없는 일입니다. 나름의 꿈들을 가진 신입사원들이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강요하는 '꼰대 문화' 탓에 입사하자마자 퇴사를 고민하는 경우도 대다수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기업의 큰 고민거리로 떠오른 '퇴사열풍'이 그것입니다. 

실제, 2016년 직장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설문조사에서 기업문화로 인해 이직이나 퇴사를 결정하게 된다는 직장인이 53.9%에 달했습니다. 또 3명 중 1명은 '퇴사 결정의 70% 이상이 기업문화 때문'이라고 답했죠. 2017년 이뤄진 또 다른 조사에서는 '회사 조직 내에 꼰대가 존재하느냐'는 질문에 90%가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혹자는 이들을 '낙오자'라고 폄하시키겠지만, 이는 신입사원들의 적응 문제만은 아닙니다. 군대식 상명하복 문화가 예전부터 존재했지만 최근 들어 유난히 문제가 되는 것은 산업과 환경 변화의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변하지만, 일부 과거에 머무른 채 보수를 외치는 사람들이 다수에게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꼰대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시대의 꼰대들은 험난하고 힘든 세상을 살아왔고 그러한 비상식적인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일해왔겠지만, 앞으로 그러한 세상은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셔야 합니다. 다시 말해, 지금의 젊은이들은 꼰대들의 방법으로 일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깁니다. 
 
그리고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이런 꼰대 문화가 싫어 조용히 퇴사를 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눼눼 아저씨는 그렇게 사세요 저는 할말하면서 살게요'라며 (Fxxx you라는 욕도)거침 없이 내뱉는 '요즘 것들'의 존재입니다. 조심하세요. 

이윤형 기자 lyh@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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