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혈뇨와 혈정액

2018-11-01 12:25:11

[프라임경제] 피는 우리 생명을 유지하는 필수 물질이지만, 붉은 색의 피가 몸 밖으로 흘러나와 비릿한 냄새를 풍기게 되면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다쳤을 때 피를 흘리게 되면 더욱 놀라고 무서워진다. 

아무런 상처를 받지도 않고 어떤 징조도 없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우연히 피를 발견하게 되면 그 충격은 더 커지는데, 은밀한 소변이나 정액에서라면 더욱더 공포스러울 것이다.

당연히 냄새는 지린내, 색깔은 노란색이라고 생각하는 소변은, 사실 무색무취가 정상이다. 옅은 갈색 정도의 색깔은 띌 수가 있고, 짙은 노란색는 물을 많이 마시지 않아 소변이 농축된 경우로 정상은 아니다. 

혼자 있는 화장실에서 맑고 투명해야 할 소변에 섞여져 있는 빨간 핏빛을 발견하는 순간 그 충격과 놀라움은 대단히 크다.

소변에 피가 섞여서 나오는 현상을 '혈뇨(hematuria)'라 하고, 의학적으로는 고배율 현미경검사에서 3개 이상의 적혈구가 관찰되는 경우로 정의된다. 

신장, 요관, 방광, 요도, 전립선 어디에서든지 출혈을 일으키는 질환이 있으면 혈뇨가 나올 수 있다. 간혹 핏덩어리가 나오면 더 놀래기도 하지만 혈뇨는 나오는 것 자체만으로 요로의 질병이 있음을 나타나기 때문에, 색깔이 짙거나 핏덩어리가 보인다고 더 심각한 병을 의미하지 않는다.

혈뇨는 보이는 정도에 따라, 눈으로 빨간색이 확인되는 '육안적 혈뇨(gross hematuria)'와 눈으로 보기에는 맑게 보이지만 현미경검사에서 적혈구가 관찰되는 '현미경적 혈뇨(microscopic hematuria)'가 있는데, 임상적인 의미는 차이가 없다. 따라서 어떠한 형태이던 혈뇨가 관찰되면 원인을 찾기 위한 정밀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동반된 증상의 유무에 따라서는 '유증상 혈뇨'와 '무증상 혈뇨'로 구분한다. 혈뇨와 동반하는 대표적인 증상이 통증인데, 요로결석이나 염증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혈뇨는 아무런 증상이 없이 그것도 한두번 잠깐 보이고 저절로 멎는 혈뇨이다. 

특히 40대 이후라면 원인이 방광암이나 신장암에 의한 혈뇨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혈뇨가 저절로 멈췄다고 해도 정밀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야 한다. 

비뇨기계의 대표적인 질환인 요로결석은 통증이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옆구리에 심한 통증이 나타나는데, 아팠다가 순간적으로 사라지기도 한다. 결석의 혈뇨는 결석이 요로의 점막에 직접 자극을 가해 생채기가 나서 출혈이 되는 것이다. 

방광암에서 출혈이 되면 암이 진행된 심각한 상태가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한다. 이는 암세포가 증식을 하는 과정에서 점막이 떨어져서 출혈이 되는 것으로, 진행 초기에 나타나 암의 발견에 도움이 되는 증상이다.

남성들이 혈뇨보다 훨씬 더 큰 충격을 받는 경우가 있다. 열심히 섹스를 하고 사정을 한 마무리를 하는데 하얀 휴지에 빨간 피가 묻어 있는 것이다. 

혹시 아내가 생리를 시작했나 했더니, 자신의 요도 입구에도 정액과 빨간 피가 방울방울 묻어 있는 것이 보인다. 피가 정액에 섞여 나오는 혈정액증으로, 남성의 상징성 때문인지 당사자가 받는 충격은 대단히 크고 별 걱정을 다 하게 된다.

혈정액증(hemospermia)은 △고환 △부고환 △정관 △정낭 △요도분비선 △전립선 △요도에 병변이 있을 경우 나타나는 증상이다. 40대 이하의 젊은 남자에게 잘 생기며, 횟수도 단 일회에 그치는 경우에서 1주에서 1년까지 지속적 혹은 반복적으로 혈정액을 보이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처음 혈정액을 보게 되면 흔히 암이 아닐까 걱정하고 남성으로서 기능이 다 끝난 것으로 생각하여 심한 걱정과 불안감을 가지게 된다.

대부분은 전립선이나 정낭의 염증이 원인이다. 염증반응이 정관이나 정낭의 부종을 초래하고 점막을 자극하여 모세혈관이 터져 출혈이 일어난다. 청년층의 경우 과도한 섹스 혹은 너무 오랫동안 금욕생활을 한 경우에 발생하고, 전립선이나 정낭의 결석이 원인이 된다. 

혈정액증 환자들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치료의 첫 번째 목표는 불안감 해소다. 대부분의 경우 심각한 원인질환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지만 약물요법으로 잘 치료가 된다.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press@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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