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조금 더 가졌다고 갑질하지 맙시다"

2018-11-02 10:10:55

[프라임경제] 지난 10월18일 '고객'이라는 탈을 쓰고 언어폭력, 성희롱 등 '갑질'을 하는 범죄자들로부터 고객응대근로자(前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산업안전보건법(일명 감정노동자보호법)이 시행됐다.

이 법의 핵심은 기업이 직원인 고객응대근로자들에게 갑질을 하는 범죄자들로부터 피해를 보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또한 예방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상처를 입었다면 업무를 즉각적으로 중지시키고 보호해야 하며, 근로자들이 몸과 마음에 입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이 아무리 고객응대근로자를 보호하려고 해도 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고객응대근로자가 위험하다고 판단이 들 때는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업무중지권'도 주어졌다. 

물론 이 법이 시행된다고 해서 고객응대근로자가 하루아침에 행복한 근로자가 될 수 없다.

그동안 고객들의 눈치를 보며 상담사들을 보호하는데 미온적이었던 기업들이 이번 기회에 상담사들을 보호하는데 적극 동참한다면 갑질을 하는 악성 고객들이 발 디딜 틈이 없어질 것이고, 이 땅에서 힘들게 근무하고 있는 고객응대근로자들이 사라지는 계기가 되리라 확신한다.
 
갑질은 왜 생기는 것일까? 왜 그들에게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최선을 다해 도움을 주려고 애쓰는 근로자들에게 갑질을 하는 것일까? 

그런 환경을 조성한 데는 우리 모두가 공범이다. '고객은 왕'이라며 갑질을 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여준 것이다. 그들이 갑질을 해도 누구도 제대로 제동을 걸지도 않았고, 회사에서는 직원들에게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사과하게 했던 관행으로 인해 고객응대근로자들을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의식이 만들어졌다.

이렇듯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한다고 상대방을 무시하는 몇 안 되는 진상 고객은 고객응대근로자들에게 언어폭력과 폭력을 구사하거나 근로자들의 자존심을 짓밟으며 무릎을 꿇게 하고 사과를 받아내기도 한다. 그들이 함부로 대했던 근로자들도 누군가의 가족일 텐데….

그렇다고 진상 고객들이 돈을 그냥 주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들에게 꼭 필요한 것을 받고 그에 상응해 돈을 낸 것이니 갑질이 아닌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하지 않을까? 

나는 매일 회사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때마다 식당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나는 7000원 정도의 돈을 지불할 뿐인데 친절한 미소한 함께 방금 만든 따뜻한 밥과 국, 맛있는 반찬을 서비스로 받고, 귀찮은 설거지도 할 필요가 없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집에서 이렇게 차려 먹고 치우려면 손도 많이 가지만 시간도 만만치 않게 걸린다. 이렇듯 항상 갑이 지불하는 돈보다 더 가치가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받는 것이다.
 
세상에는 이처럼 고객이 고객응대근로자에게 하는 갑질뿐만 아니라 협력기업의 목줄을 쥐고 있는 대기업이 협력기업들에 하는 갑질도 대단히 심각한 수준이다. 국정감사 때마다 국회의원이 국무위원과 대기업 총수들에게 하는 갑질과 직장 내 갑질도 심각하다.

특히 요즘에는 SNS의 활성화로 몇몇 맘 카페의 갑질과 무분별한 마녀사냥이 우리 사회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 이런 모든 것들은 상대를 무시하고 함부로 대해도 벌을 받지 않는다는 데서 발생한다.

이제는 이런 행동들이 범죄행위라는 것을 만천하에 공개할 필요가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으로 고객응대근로자들이 위험을 느낄 때는 업무를 중지할 수 있고 기업이 그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며, 정부가 대부분의 선한 고객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갑질하는 진상 고객이 단죄하는 문화가 형성되길 기대해본다.

황규만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총장


황규만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총장 press@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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