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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국 환율 방어전과 김동연 교체론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11.09 09:55:47

[프라임경제] 중국 외환보유액이 1년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외환보유액은 3조531억달러(우리 돈 약 3400조원) 수준이다. 전월 대비 339억달러 줄어든 규모다. 아울러 외환보유액이 8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한 점도 주목된다. 이 기간에만 648억달러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위안화 가치 급락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이를 막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대거 쏟아부은 여파로 풀이되고 있다. 원인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녹록하지 않은 싸움으로 여러 부작용을 겪고 있다. 중국 내부의 경기둔화 우려가 한 예다.

이런 경기침체 그리고 자본이 중국 내 자산가치 하락에 불안감을 느끼고 해외로 빠져 나가는 상황은 중국 당국의 두통거리다. 블룸버그통신이 "중국 당국이 아무리 강하게 통제해도 기업과 개인들은 자산을 활발히 해외로 이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의 자존심이 구겨지는 것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무역전쟁 후유증을 혹독히 겪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외환보유액을 상당히 쌓아뒀기에 이 정도 방어전이라도 가능한지 모르겠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며 그간 모아온 저력인 셈이다. 반대로 뒤집어 보면 그렇게 어렵사리 모아온 자금이 너무도 빨리 허물어지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그런 중국조차 지금의 위안화 가치 방어 기조를 접고 향후에는 일정한 포기 태도로 돌아설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이 일정 규모 이하로 줄어드는 것에 시장이 큰 불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일정한 타협책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렇게 치열한 무역전쟁 더 나아가 경제전쟁이 공공연히 벌어지는 와중인데, 우리는 경기가 극히 침체되는 상황인 것도 모자라, 경제부총리 교체 논란을 겪고 있다.

민감하기 이를 데 없고 정부가 전력을 다해야 하는 일명 예산안 처리 전쟁 와중에 경제부처 수장을 바꾸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지적이 많은데, 지금 부총리 교체 논의는 그런 정무적 감각의 부재 여부를 넘어서는 큰 문제다.

그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불협화음 논란으로 고위직 2인을 동시에 경질한다는 심각한 문제다.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사이의 조율이나 힘겨루기 여파로 읽을 수도 있는 것이다.

각국이 글로벌경제의 어려움 속에서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싸우고 있는데, 우리는 정권 교체 이후에도 여전히 경제 정책의 최우선 철학과 추진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것에서도 실패하고 있는 셈이다. 회복까지 얼마나 더 오래 걸릴 것인지 장담하기 어려운 글로벌경제 상황에서, 우리는 유독 시간과 여력을 낭비하고 있다. 

그렇다고 다른 나라 대비 체력이나 밑천 등에서 엄청난 우위가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 고위 관료가 정권 내부 갈등으로 교체설에 시달리는 상황을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 문재인 정부가 2기 경제사령탑으로 누구를 데려오든 이번 일이 갖는 의미를 종종 곱씹으며 교훈을 찾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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