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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세진 박사 "신기술로 뇌졸중 전조증상 감지"

진정한 제론 테크놀로지로 뇌졸중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

조규희 기자 | ckh@newsprime.co.kr | 2018.11.09 14:21:01
[프라임경제] "뇌졸중을 사전에 탐지할 수 있다면 병에 대한 두려움은 크게 감소할 것." 박세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는 '뇌졸중 모니터링 시스템' 연구를 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 같이 강조했다.

박세진 박사는 뇌졸중 감지 시스템을 개발했다. ⓒ 프라임경제



뇌졸중은 뇌기능의 부분 혹은 전체에 급속도로 장애가 발생하는 병으로 아직까지 특별한 발병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은 병이다. 특히 골든타임도 매우 짧아 즉각적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조치가 조금만 늦어져도 사망 가능성이 급격히 올라가고, 치유된다해도 평생을 장애 속에서 살게 되는 무서운 병이다.

몇 가지 전조증상이 있다고는 하지만, 환자가 이를 인지하고 병원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박세진 박사가 발 벗고 나섰다.

박 박사의 연구는 비단 의학적 진보라는 측면을 넘어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음에도 기술 진보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노인층을 위한 연구라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처럼 노인을 위해 활용되는 신기술을 '제론 테크놀로지'라 부른다. 노년을 뜻하는 제론(Geron)과 기술을 뜻하는 테크놀로지(Technology)를 합성한 신조어.

개념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노인을 위한 과학기술'이다. 즉, 노인층이 실질적으로 원하거나 필요한 제품 양산을 위해 최신 기술을 활용한다는 의미로 '뇌졸중 모니터링 시스템'은 대표적 제론 테크놀로지 적용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박세진 박사를 만나 뇌졸중 진단 솔루션 상용화를 위한 개발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에 대해 들었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 중인 현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하다.

▲한국과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 전반이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고령 인구 증가로 의학 비용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노인이 아프거나 다치면 의료비가 발생하는데, 그 부담은 고스란히 젊은 층에게 돌아간다.

이처럼 다각적으로 사회 현상을 판단해 고령자를 생각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고령자를 위한 환경 조성과 제품 개발에 대한 고민은 뒷전이다.

일본을 비롯한 외국에서는 치매, 알츠하이머 등에 대한 연구가 한창인데 국내에선 연구가 부족하다. 특히 IT 기술은 최첨단을 달리는데 노인을 위해 활용되는 폭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면은 우려스럽다. 기술적으로 노인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음에도 수혜는 젊은 세대에 국한돼 있다.

최근에는 이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과 함께 제론 테크놀로지에 대한 관심이 늘기 시작해 그나마 위안이 된다.

-제론 테크놀로지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의미 그대로 노인을 위한 공학 혹은 과학기술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복지정책뿐만 아니라 제품이나 환경도 노인에 초첨을 맞춰 개발하고 연구하자는 움직임이다. 제론 테크놀로지에 대한 관심이 늘면 노인에게 실제 필요하거나 그들이 원하는 제품 개발에 신기술이 활용되는 사례가 크게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뇌졸중 진단 시스템을 연구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뇌졸중은 탐지만 잘 되면 치료가 가능한 병인데, 애석하게 즉각적 치료가 이뤄지지 못해 사망하거나 장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뇌경색이 오면 최단시간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분당 수 만개씩 세포가 죽기 때문이다. 즉각적인 치료를 위해선 위험성을 빠르게 진단해 당사자와 관계자에 알려야 한다. 최신 기술 중 IoT, 빅데이터, AI 기술 등의 발달로 진단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돼 본격 연구를 시작했다.

-현재 연구가 진행 중인 뇌졸중 환자를 위한 모니터링 및 긴급 보고 시스템에 대해 설명 바란다.

▲간단히 요약하면 뇌졸중 환자의 전조증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뇌졸중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면 이를 알려주는 시스템이라고 말할 수 있다. 3년 간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으로 전조증상을 분석, 사전에 위험을 탐지해 병원이나 보호자에게 전달하는 역할까지 할 수 있다.

-주로 어떤 기술이 활용되는가.

▲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센서, 블루투스 등 다양한 신기술의 집합체다. 센서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에 보내고, 기존에 수집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분석해 위험이 감지되면 보호자나 병원 등에 전달하게 된다.

여러 기술이 들어가지만 사용자 불편은 최소화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센서가 부착되는 곳은 발바닥과 심장인데, 사용자 불편 최소화를 위해 심장엔 패치 형태로, 신발은 깔창 형태로 센서를 설치했다. 신발에 부착한 센서를 통해 가속도, 족압 등을 측정해 밸런스 이상유무를 확인하고, 심장박동 역시 수시로 측정한다. 중계기 역할을 하는 스마트폰을 통해 문제가 없을 때도 자신의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시스템 상용화까지는 얼마나 남았는가.

▲지난 3년간 데이터 수집에 주안점을 두고,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현재 상당 수준까지 올라왔고, 향후 1, 2년 안에 소기의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몇몇 병원에서는 임상적용에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며, 통신사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노인들은 모니터링을 감시라고 생각해서 거부감을 갖기도 하는데.

▲본 시스템의 모니터링은 패턴과 생체에 대한 상태를 확인하는 개념이다. 노인이 꺼려하는 행동 관찰과는 전혀 다르다. 일상생활 속에서 문제 발생 여부 확인을 위한 패턴 모니터링으로써 노인들의 거부감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행동관찰을 위한 감시 모니터링과는 전혀 개념이 다르다.

-의료계 종사자의 반응이 궁금하다.

▲획기적 시스템이라고 극찬하고 성공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뇌졸중의 정확한 원인이 진단되지 않는 상황에서 본 시스템을 통해 원인이 밝혀질 것을 기대하는 신경계통 의사가 많다. 신경과, 재활의학과 등에서 긍정적 피드백을 받고 있다.

또한 본 시스템의 용도가 응급 상황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지 실제 진료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의료진과 마찰을 빚을 일도 전혀 없다. 의료진들은 뇌졸중이 사전 예방 가능한 병인데, 그렇지 못한 현실을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므며, 본 시스템을 통해 해결책에 접근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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