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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형화재,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그만

 

장귀용 기자 | cgy@newsprime.co.kr | 2018.11.12 10:11:53
[프라임경제] 지난 9일, 서울 종로구의 한 고시원에서 불이 나 7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당했다. 지난 달 말, 김해 서상동 원룸 화재로 2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당한 사고가 일어난 것과 닮은 꼴의 '대형화재' 사고다.

현행 '화재조사 및 보고규정'에 따르면 △'사망 5명 이상이거나 사상자 10명 이상 발생화재' △'재산피해가 5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화재'를 대형화재로 본다.

지난해 말,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29명이 사망하고 37명이 부상당하는 사고 이후 화재와 대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일어났던 일이 무색하게 유사한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시원과 소규모 건축물 등 7515개 건축물에 대해 15일부터 내년 2월까지 화재 및 안전 점검에 나선다고 11일 밝히고 나섰다. 하지만 희생된 인명은 돌이킬 수 없다. 전형적인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사회는 2014년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전반적인 '안전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데 이어,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사건을 계기로 '화재'가 크나큰 이슈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2018년 상반기에만 13건의 대형화재가 일어난 것은 소위 '말로만' 대비를 했기 때문이 아닐까? 

지난 사고들에서 배운 것이 없는 것인가 하는 탄식을 자아낸다.

주택·빌딩 등 부동산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재산 중 하나일 것이다. 아마도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재산일 것이다. 그러나 소유와 투자에만 관심이 있고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을 잊어서는 안 된다. 화재는 대비를 아무리 해도 불가피하게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화재가 발생할 때 마다 10명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문제는 우리가 되짚어봐야 할 부분이 많다.

2016년 서울 마포구에서 일어난 화재에서 우리는 '초인종 의인' 고 안치범씨를 안타깝게 잃은 바 있다. 그가 아니었다면 해당 화재도 큰 피해를 냈을 것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그런 고귀한 희생과 안타까운 희생에도 우리는 그저 며칠 반성하고 마는 데 그치고 있다.

논어에는 '군자무본(君子務本, 군자는 근본에 힘쓴다)'라는 말이 있다. 사람의 생명만큼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근본은 없다. 또 다시 소 잃고서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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