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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군인 리부팅] (1)송인준 소풍길 대표 "두근두근 소풍가는 마음을 담다"

3년간 창업 준비 후 돈가스-스파게티 전문점 오픈…색다른 '소스' 직접 개발

박지혜 기자 | pjh@newsprime.co.kr | 2018.11.13 17:14:49
[프라임경제] 송인준 예비역 육군 소령은 그동안 염원해 왔던 소망을 이뤘다. 강원도 철원에서 돈가스-스파게티 전문점 소풍길을 오픈해 운영하는 대표가 된 것이다. 

송인준 소풍길 대표. ⓒ 서울제대군인지원센터

송 대표는 서울과 경기도 일대의 전문점은 모조리 탐방해 맛과 인테리어에 관해 눈이 떠졌다는데 특히 제대군인지원센터의 도움이 컸다며 센터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다음은 송인준 소풍길 대표와의 일문일답.

-현재 근무하는 직장과 맡은 업무에 대해 소개해달라. 

▲2016년 4월 강원도 철원에 돈가스-스파게티 전문점을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어린 시절 소풍 가기 전날은 누구나 두근두근한다. 가게를 방문하는 손님들이 소풍 가는 즐거운 마음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가게 이름을 '소풍길'로 정했다. 메뉴는 돈가스 3종류와 스파게티 4종류인데, 모든 메뉴는 나와 아내가 직접 개발하고 수제로 조리해 판매하고 있다.

9시에 출근해서 본격적으로 장사 준비를 한다. 저녁에 잘 두드려 둔 돈가스용 돼지고기에 튀김옷을 입히고, 스파게티 면을 준비한다. 퇴근 시간은 그날그날 다른데, 전날 저녁에 준비한 재료로 장사하기 때문에 점심 장사가 잘 되는 날은 오후 2시에 문을 닫기도 한다. 일요일은 정기휴일이다.

-철원에 창업을 결심하신 계기.

▲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군에 입대했다. 병사생활부터 시작해 간부사관이 돼 전역하기 전까지 오직 군밖에 몰랐다. 전역 이후 삶에 대해 상상을 많이 했다. 주로 내가 주인인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상상이었다. 소풍길은 그 소망을 이룬 것이다. 

전방에서 오래 근무해 강원도가 친숙했다. 특히 철원은 아내 고향이라 이웃 주민과 친해지기도 수월할 거라 여겼다. 시골 마을이라 귀농도 고려해 봤지만, 농사 경험이 없어 창업으로 결심을 굳혔다. 

창업 아이템을 물색하며 동네를 돌아다녀 보니 돈가스-스파게티 전문점이 없었다. 3사단이 위치한 곳이라 군인과 군인가족이 분명히 좋아할 메뉴인데 없는 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창업 준비부터 정착하기까지 과정은.

▲전역 2~3년 전부터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 유명한 수제돈가스와 스파게티 전문점은 모조리 찾아다닌 것 같다. 실제로 먹어 보고 쫓아다니면서 현장에서 길을 찾았다. 대략 1년쯤 돌아다니니 소스 맛만으로도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 알게 됐다. 

그러면서 우리 집만의 소스를 개발하고, 주 고객인 군인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동료들에게 부탁해서 개발한 메뉴의 맛 테스트도 수도 없이 했다.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더니 음식뿐만 아니라 인테리어에도 눈이 떠졌다. 가게 내부 인테리어를 직접 했다. 바닥재 종류나 칸막이 재료까지 정확히 지정해 준 덕분에 인테리어 비용을 많이 절감할 수 있었다.

오픈 초기에는 재료가 동이나 그냥 돌아가는 손님도 많았다. 전부 매출이 될 텐데 그걸 놓친다고 생각하니 정말 아쉬웠다. 그 욕심에 아내에게 재료를 늘리자고 했더니 딱 잘라 안 된다며 우아하게 운영하자고 했다. 

그땐 불만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내 말을 듣기를 참 잘했다. 가게 운영을 나와 아내 둘이서 하는데 아내 말을 듣지 않고 재료를 늘렸다면 돈은 더 벌었을지 모르지만, 쉴 틈도 없이 일만 했을 것이다. 다행히 돌아간 손님들은 꼭 다시 찾아와 줬다. 또 한 가지 소풍길에서는 신선한 재료만 사용한다는 입소문이 났다. 절로 가게 홍보가 되니 아내 말을 듣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창업을 준비하는 제대군인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아내와 손발을 맞춰 메뉴를 개발하고, 시식하러 다니면서도 뭔가 부족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때 제대군인지원센터가 큰 도움이 됐다. 창업 상담을 하고 학원비 지원도 받았다. 요리학원에 등록했는데 자격증반이라 내 상황에는 도움이 되지 않던 차에 상담사가 요리학원창업과정을 알려줬다. 

덕분에 학원을 옮겼다. 상담사는 많은 제대군인을 상대하는 만큼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취업이든 창업이든 센터의 상담 제도를 이용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많은 제대군인이 큰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창업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창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창업을 결심했다면 시간을 들여서 아이템을 정하고 그에 맞는 노하우를 충분히 쌓은 후에 창업하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식당이라면 동종업종에 취업해 보는 것도 좋다. 나는 약 3년 준비했지만, 취업하면 더 빠른 시간에 업계 특징과 재료준비과정, 식당운영의 노하우를 충분히 습득할 수 있다. 특히 식당이라면 색다른 대표메뉴 한 가지 이상 개발하는 것이 성공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소풍길과 함께 외출·외박하는 군인을 대상으로 작은 규모의 펜션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우리 펜션 퇴실시간은 오후 6시다. 지난 겨울에 문을 열었는데 쉬고 있는 병사들에게 1시가 됐으니 퇴실하라는 말을 차마 못 하겠더라. 밖에 기온이 영하 28도였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우리 펜션은 오후 6시가 퇴실시간이 됐다. 방문하는 손님들이 소풍 가기 전날처럼 설레는 마음을 갖고 찾아오도록 앞으로도 항상 고객맞춤으로 소풍길과 펜션을 운영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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