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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스타트업 자세로 활력 불어넣을 것"

스튜디오블랙서 타운홀미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말하다"

하영인 기자 | hyi@newsprime.co.kr | 2018.11.14 15:41:09

[프라임경제] "어쩌면 저는 한국에서 가장 큰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에 모든 것을 걸고, 카드회사로서 가본 적 없는 길을 걷고 있죠. 여러분이 투자를 받기 위해 벤처캐피탈을 찾아가는 것처럼, 저도 주주와 투자자에게 '왜 알고리즘(algorithm)과 인공지능(AI)인지' 설득합니다. 불안하고 걱정도 됩니다. 그러니 매일 새로운 분야를 탐구하고 공부해야만 합니다. 지금 이 길을 걷지 않는다면 미래는 없기 때문입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입주기업에 자신의 기업 경영 철학과 노하우를 전하는 자리를 마련, 스튜디오블랙에서 올해 두 번째 타운홀미팅(town hall meeting)이 열렸다.

이날 정태영 부회장은 현대카드를 '스타트업'에 빗대며 현대카드가 디지털을 말하는 이유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참석자들도 현대카드의 디지털·마케팅 전략은 물론 정 부회장의 조직 관리 방법 등에 관한 질문을 쏟아냈다.

◆카드 속 무한한 데이터 분석으로 미래 준비

"데이터를 쥐고 있는 기업은 힘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주력 상품인 바로 이 카드가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담고 있죠. 카드 안에 존재하는 이 갤럭시(galaxy·우주)를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5년 뒤에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겁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스튜디오블랙에서 타운홀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 현대카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상품으로서 카드가 일반 소비재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카드는 발급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닌 복장한 상품"이라며 "지갑 속 다른 카드들을 제치고 지속적으로 현대카드를 꺼내 들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분석이 필요하다. '왜 현대카드는 주말에만 쓰는 걸까' '카드 주인은 뭘 좋아하지' 등 사용자 취향 정보를 알아내야 하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무작정 마켓 쉐어(market share)를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의미다. 정태영 부회장이 주주들 앞에서 '이제 현대카드의 투자 1순위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지 회사의 안정적 성장이 아니다'라고 선전 포고를 한 건 이런 이유에서였다. 당장은 손익이 나빠지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할 것이라고 설득했다.

정태영 부회장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 인프라를 갖추고 딥러닝(deep learning)과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을 활용해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시스템을 갖추는데 회사의 모든 역량을 투입했다.

◆일하는 방식 변화…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밑바탕

정태영 부회장은 조직이 하는 일뿐 아니라 일하는 방식까지 변해야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대카드에서는 알고리즘과 머신러닝을 모르면 임원 자리에 머무를 수 없다. 사내 식당과 휴게실 커피 머신 사용법 등은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선(python)으로 적어 뒀다"며 "파이선을 이해하지 못하는 임직원들은 사내에서는 점심도 못 먹고 커피를 마실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카드는 임직원의 3분의1 가까이가 인공지능·블록체인 등 이른바 '4차 산업혁명' 관련 디지털 관련 엔지니어링 인력이다. 이들과 일반 임직원이 원활히 소통하고 효율을 내려면 일하는 방식이 변해야 했다.

때문에 정태영 부회장은 파워포인트로는 알고리즘을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기에 사용을 금했고, 이메일로 의사소통을 해서는 이른바 '애자일(agile)'한 업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컨플루언스를 사용하게 했다.

◆"한 가지 이미지에 2~3년 집중 '퍼스낼리티' 만들어야"

참석자들은 업계에서 소문난 마케팅 전문가로 알려진 정태영 부회장의 브랜딩 노하우를 궁금해 하기도 했다. 정태영 부회장은 브랜딩이란 '집중적인 캐릭터 즉, 퍼스낼리티(personality)'를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현대카드도 고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미지가 많았지만,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면 캐릭터를 놓쳐 결국 '노바디(nobody)'가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단기적인 캠페인의 효과에만 집중하기보다는 한 가지 단어나 이미지를 만들어 2~3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정태영 부회장은 타운홀미팅을 마무리하면서 현대카드가 스튜디오블랙이라는 공간을 만든 이유를 덧붙였다.

"현대카드는 스타트업의 열정을 가까이서 느끼고 싶었습니다. 변화하려 애는 쓰지만, 스타트업과 비교하면 아무래도 보수적이고 유행에 예민하지 못해요. 여러분 사이에 끼고 싶었는데 불러주시지 않으니 저희가 만들었습니다. 여기 모인 모든 스타트업을 응원하고, 여러분들의 열정이 스튜디오블랙에서 날개 달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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