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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노동자 마음챙김" 서울시 감정노동 종사자 권리보호센터

실태조사 비롯 다양한 감정노동자 권리 보장 활동 시행

박지혜 기자 | pjh@newsprime.co.kr | 2018.11.14 17:02:29
[프라임경제] "지친 나를 위해 마음챙김 하세요"

갑질과 기업의 방관으로 심각한 인권침해를 받는 감정노동자의 권리는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감정노동자들은 자존감 하락, 노동가치 상실 등의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들을 위한 보호체계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감정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지난달 16일 개소한 서울시 감정노동 종사자 권리보호센터를 방문해 주요 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시 감정노동 종사자 권리보호센터 내부. = 박지혜 기자


감정노동자는 유통업체 판매원, 콜센터 상담사 등 감정관리 활동이 직무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서비스업종 종사자로, 현재 전체 취업자 중 600~800만여명 정도가 감정노동자로 근무하고 있다. 최근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이 시행됨에 따라 서울시 감정노동 종사자 권리보호센터가 출범하게 됐다.

지난 2016년 1월7일 공표된 '서울시 감정노동 종사자의 권리보호 등에 관한 조례'에 의거해 설립된 서울시 감정노동 종사자 권리보호센터는 종로구 율곡로 56 운현하늘빌딩 9층에 자리 잡았다. 

이날 만난 이정훈 서울시 감정노동종사자 권리보호센터 소장은 "감정노동 문제는 치유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며 "사전 사고방지에 초점을 두고 주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감정노동 종사자 권리보호센터는 감정노동 실태조사를 비롯해 △심리상담 △네트워크 구축 △맞춤형 권리보장교육 △시민 참여 홍보 등 감정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다양한 활동을 시행한다.

민간부문 감정노동 종사자 보호를 위해 감정노동에 종사하는 서울시민에게 서울시 감정노동 종사자 권리보호센터 내에 있는 심리상담실에서 무료로 심리상담을 제공한다. 사전 예약 후 심리치료전문가와 1:1로 총 10회 진행된다. 

서울시 감정노동 종사자 권리보호센터 심리상담실. 서울시에 거주 혹은 서울시 소재 사업장에 근무 중인 감정노동자에게 무료 심리상담을 제공한다. = 박지혜 기자


서울 4대 권역(△동부 △서부 △남부 △북부) 중 원하는 기관에서도 상담할 수 있으며, 기관 방문이 어려운 경우 시민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심리상담도 진행한다. 향후 서울 4대 권역의 심리상담 거점센터의 네트워크 역할도 수행하며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심리상담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다양한 직군의 감정노동자들이 만나 해당 직군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스스로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자조모임을 지원하고 있다.

이 소장은 "자조모임에서 책임지고 모임을 이끌 촉진자 1명을 정해 모임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한다"며 "지난해 만든 10개 모임이 꾸준히 운영되고 있으며, 올해 8개 모임을 모집해 감정노동자 간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호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간접·특수고용 노동자들과 소규모 사업장의 노동자들을 위한 감정노동 피해예방 및 치유프로그램을 별도로 개설해 노동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대표적인 감정노동이 많은 직업으로 콜센터 상담사가 꼽히는데 상담사가 6~70명인 소규모 콜센터 업체들은 상담사들을 위한 보호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이 소장은 "콜센터의 권한과 통제권은 본사에 있는데 문제가 생겼을 때 실제 사용자가 아니라며 본사는 한 발을 빼버린다"며 "그러면 그 문제 해결은 콜센터 업체에서 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콜센터 업체에서 악성 고객을 신고할 수 있는 제도를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용기업이 용역을 발주할 때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제도를 수립해 그에 대한 비용을 같이 제출하라고 하고, 제도가 얼마나 체계적인지를 판단해 업체를 선정하겠다고 한다면 상담사의 근무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소장은 "본사에서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지침과 관심, 그걸 제도화할 수 있는 재량을 협력사에 제공해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러한 제도가 마련되기 위해서는 먼저 감정노동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이에 서울시 감정노동 종사자 권리보호센터는 서울 시내의 노동단체들과 협력해 감정노동에 관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다양한 홍보사업을 통해 감정노동보호에 대한 인식개선과 정보제공을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공공부문 주요기관에 대한 감정노동 보호제도 컨설팅을 진행해 구체적인 매뉴얼 보급 및 시범실시를 통해 맞춤형 모범보호체계를 제시한다.

공공부문 주요기관에는 감정노동보호 이행실적을 확인하고, 감정노동자와 사용자 양측에 감정노동의 개념, 피해 사례, 예방 및 사후처방 등 권리보장 교육을 함께 시행한다. 향후 공공부문에서의 교육성과를 민간으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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