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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복합점포 늘리고 해외시장 '눈독'

'대출수익 저하'…해외 투자 유치 등 수익 다각화 구상

김다빈 기자 | kdb@newsprime.co.kr | 2018.11.20 15:10:35

KB판교종합금융센터(위)와, 신한PWM센터(아래).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프라임경제] 금융권이 향후 대출 수익성 저하라는 위기 상황에 맞서 경영전략 다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기존 대출상품 의존 비중 축소와 수익모델 다각화 등 다양한 수익창출 방안을 모색중이다.  

올해 금융권은 9·13 부동산 대책을 비롯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이 강화되는 가운데, 금리 인상 가능성마저 제기 되면서 시중은행의 가장 큰 수익을 차지하는 대출액 규모가 오는 2019년에는 더욱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중은행, 자산관리 복합 점포로 '단생산사' 

실제 9·13 부동산 대책을 전후로 시중은행의 주 수익원인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폭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8월13일에서 9월13일 기준 농협, KEB하나, KB국민, 신한, 우리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대비 3조838억원 증가한 반면, 부동산 대책 이후 10월13일까지 1조4622억원으로 조사되며 확연히 둔화된 증가폭을 나타냈다.   

은행별로 구체적인 내년 계획안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위기의식 속 시중은행은 이미 중장기 목표인 수익성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새롭게 내세운 전략은 일반점포를 자산관리(WM) 복합점포로 변화하는 것. 일반 점포는 줄이고 WM 복합점포를 통해 운영의 효율성을 얻고, 고객 요구에 부응하는 방식을 선택한 셈이다.

WM 복합점포는 단순 은행업무를 볼 수 있는 점포가 아니라 자산관리 업무를 복합적으로 할 수 있는 점포다. 일반은행 점포를 WM 복합점포로 전환하면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경쟁력있는 다양한 상품을 한 점포에서 제공할 수 있는 장점과 비대면 고객이 증가함에 따라 일반 점포 관리 비용인 인건비와 임대료 등 지출 요소를 줄일 수 있다. 

지난 10월 고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노원갑) 자료에 따르면 국내 17개 은행의 올해 6월 기준 오프라인 점포수는 지난 2013년 7652개에서 11.6%(884개)줄어든 6768개로 조사됐다. 이는 일반점포수는 매년 감소세를 기록하는 반면, 복합점포수는 점진적으로 늘어가고 있다는 방증이라 볼 수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통합한 그해 12월부터 935개 일반점포 수를 766개로 169개 축소했으며, 국민은행은 지난 2013년부터 현재까지 1207개 일반점포를 148개 감소시킨 1055개 일반점포를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989개 일반점포를 878개로 118개 점포를 줄였으며, 신한은행은 지난 2013년 943개에서 현재 870개로 총 73개 일반점포를 줄여 나갔다. 

이에 반해 복합점포수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일반적으로 WM 복합점포는 은행 지점에 증권사가 입점하는 방식으로 개설됐으며, KB금융그룹의 경우 가장 발빠르게 WM 복합점포를 신설했다.  

KB금융은 지난 10월 국민은행 산본역지점에 KB증권 산본지점을 이전해 복합점포 전환을 꾀했으며, 최근 길동에 위치한 국민은행 길동종합금융센터 건물에 증권지점을 이전해 은행·증권 WM 복합점포를 개설했다. KB금융은 CIB 복합점포 9개와 WM 복합점포 62개를 합해 총 71개, 업계 가장 많은 복합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통합 PB센터를 개설하며 WM 복합점포 신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은행과 증권의 통합 PB센터인 신한 PWM을 운영하며, 은행·증권에 관한 자산관리 지원 전담팀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KB금융그룹 다음으로 67개 복합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오는 2019년 1월, 금융지주로 공식 출범을 앞둔 우리은행은 WM그룹을 산하로 더욱 적극적인 자산관리 사업에 나서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은 7개 WM 복합점포를 운영하고 있지만, 자산관리 사업 중 하나인 펀드 판매 수익은 올해 9조20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동기대비 90%가까이 증가했다.  

하나금융지주 복합점포 모습. ⓒ 하나금융지주


하나은행과 농협도 WM 복합점포 전환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은행은 고액 자산가인 골드 PB와 함께 은행·증권 원스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PWM 센터를 통해 WM복합점포를 운영 중이며, 그 중 은행과 증권을 합친 복합점포는 20개, 은행·증권·보험을 합한 복합점포 2곳을 포함해 총 22개 복합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 역시 13개 복합점포를 운영하며 고객 편리성 증대와 자산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올해 상반기 시중은행의 자산관리 사업으로 얻은 수수료가 모두 증가했다. 자산관리 수수료 수익 증가가 모두 WM 복합점포 증가로 단정지을 수 없지만, WM 복합점포 증가가 수익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산관리 수수료 수익을 모두 WM 복합점포의 영향이라고는 볼 수 없다"며 "현재 자산관리 부문 실적관리가 투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WM 복합점포는 개인의 자산관리 수요를 잘 파악해, 수익 창출에 기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해외 돌파구 찾아, 밖으로 눈 돌리는 '금융권'

은행연합회는 오는 26일 정기 이사회를 마치고, 아세안 10개국 주한 대사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번 간담회에는 최종구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허인 KB국민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등 주요 금융계 인사들이 총출동한다. 

시중은행들은 아세안 10개국(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위주의 동남아 지역에 현지화를 진행함과 동시에 해외 투자은행(IB)사업 등 비유기적 성장에 집중하면서, 내수시장 수익성 감소를 대비해 해외시장 먹거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평가된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2008년부터 홍콩에 IB현지법인을 설립 일찍이 글로벌 IB업무를 추진한 바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하나은행 IB사업단과 하나금융투자 IB부문을 합쳐 '원(One) IB'로 근무지 통합을 이뤄냈다. 이를 통해 올해 9월에는 인도네시아 부동산개발 기업 MNC그룹과 1조2000억원 규모 스마트시티 리도 신도시 개발 금융조달건을 체결하며 현지화에 집중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신한은행이 속한 신한금융그룹은 기존 은행과 금융투자 중심의 IB사업을 지난해부터 더욱 확장해 생명보험, 캐피탈까지 업무 범위를 넓혔다. 이에 IB사업을 GIB 체제로 확대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뉴욕 맨해튼 마천루 '원 월드 오이드 플라자' 메자닌 대출(2000억원 규모)주선 건에 성공하며 협업을 통한 성과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2016년 IB부문 주선실적 7조원을 기록한 국민은행은 올해 IB사업을 통해 13조원 가량의 금융주선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국민은행이 인프라 금융에 초점을 맞춘 사업진행이 빛을 발한 결과다. 이밖에도 국민은행은 올해 미국 펜실베니아주 가스선 건설사업에 1600억원 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주선에 성공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이 지난 5월 런던지점 개점식을 열었다. ⓒ KB국민은행

시중은행들이 IB사업에 집중하며 해외에서 매우 긍정적인 결과물을 창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올 3분기 해외시장 순이익은 7477억원, 이는 지난해 대비 17.2%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초 글로벌 부문 1조원대 순이익 달성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의 해외진출 사업을 성공으로 평가하기엔 아직 갈길이 멀다는 지적도 작지 않다. 국내 시중은행의 경우 해외 IB사업이 평균 3%에 불과한 반면, 글로벌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미쓰비시 은행, HSBC 등 주요 글로벌 은행의 경우 해외 IB사업이 전체 수익의 평균 4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재준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여전히 은행들이 해외사업을 수익원으로 대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우선 동남아 특정 지역에 쏠림현상이 존재하고 있고 해외사업 전문가를 양성하는 환경자체도 발전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가 나서 국내은행의 쏠림현상을 해결해야 하며, 평가기간 자체도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입장에서 길게 바라봐야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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