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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의 하루] 공감, 자기방어와 공격성을 허무는 힘

 

김우미 KT CS 전문강사 | press@newsprime.co.kr | 2018.11.21 09:15:09
[프라임경제]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어 회사 휴게실에서 잠시 쉬다가 젖어드는 감상을 떨치고 나섰다. 복도에서 마주친 옆 부서의 과장님이 나의 붉어진 눈가를 보고 놀라며 괜찮은지 물어온다. 평소의 표정을 가장하고 괜찮다며 자리에 왔는데, 자리까지 찾아와 다시 관심을 건넨다. "강사님, 정말 괜찮으세요? 저랑 1층에 커피 마시러 갈까요?" 무척 따뜻한 기분이다. 

나는 대인관계 욕구가 희박한 사람이라, 오며 가며 인사만 주고받던 동료의 염려에 뭉클해진 자신이 새삼스러웠다. 이 따뜻함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 관심과 염려가 나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도 아닌데 힘이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람은 누구나 타인과 관계 맺고 소속되길 바라는 욕구가 있다. 이는 인간의 사회적 욕구 중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배가 고파서 밥을 먹으면 만족스러운 것처럼 사람들과 관계 맺음으로써 충족감을 느끼게 되는 결핍 욕구다.

베트남전에 참전한 미군의 일부는 전쟁의 공포와 불안을 이겨내려 마약에 의지하다가 심각한 중독자가 됐다. 그런데 전쟁이 끝나서 가족과 연인의 품으로 돌아오자 95%는 자연스레 중독에서 벗어나게 되었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교류할 때 우리 몸에서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포옹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 옥시토신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의 수치를 낮춰 심신의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을 줘 이성적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성장하는 밑바탕이 된다. 사람 사이 유대가 관계 욕구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성장을 돕는다.

우리는 가정, 직장, 종교단체, 각종 커뮤니티 등 다양한 집합체에 소속돼 많은 사람과 교류하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은 활동시간을 보내며 가장 많은 사람과 교류하는 곳은 대체로 직장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직장에서의 대인관계가 심신의 안정과 성장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직장은 과업 중심의 경쟁적 분위기 속에 타인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 옥시토신의 긍정적 효과는 타인과 친밀함을 느낄 때 작용하는데, 적대적이거나 경쟁적인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오히려 자기방어를 강화시키고 공격성을 증가시키도록 작용하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정서적 친밀감을 느끼고 안정감을 느낀다면 개인의 성장 욕구도 자극되고 협업도 잘 이루어져 과업달성이 도움된다. 정기적인 회식이나 티타임 등을 갖는 이유도 이러한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생활 탐색, 의미 없는 농담 등의 피상적인 관심은 오히려 관계의 단절을 불러올 수 있다. 

정서적 친밀감을 높이고 유대를 쌓는 기본적이고 강력한 방법은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하는 것이다. 타인의 감정을 똑같이 느끼기는 쉽지 않다. 그저 그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내가 알고 있다고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커피를 함께 하자는 동료의 따뜻한 공감은 내가 가진 자기방어와 공격성을 허물고 감동을 줬다. 이 따뜻함을 주변 동료들에게 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 명, 한 명에게 전달된 따뜻함은 언젠가 나에게 다시 돌아올 것이다.

김우미 KT CS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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