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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행복한 학교" 서울전농초등학교 '전농문화예술제' 현장에선…

'예술 교육' 활성화 특성교육 '눈길'…지덕체 겸비한 인격체로 성장 이끌어

염재인 기자 | yji2@newsprime.co.kr | 2018.11.25 13:11:22

[프라임경제] 서울전농초등학교(교장 윤경희)가 아이들의 꿈이 담긴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2018 전농문화예술제'라는 이름으로 개최된 이번 행사는 지난 11월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학교 내에 위치한 전농아트홀에서 펼쳐졌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5학년 3반의 난타 공연 △합창동아리의 합창 공연 △4학년 5반의 우쿨렐레 연주 △1학년 5반의 탈춤 공연. ⓒ 프라임경제

행사는 전농초등학교에 재학하는 학생들이 모두 참여하는 무대로 1학년부터 6학년 학생들이 3일 동안 학급별로 돌아가며 끼를 발산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학생들은 오전 9시부터 시작된 공연에서 오케스트라, 핸드벨, 탈춤, 합창, 오카리나, 난타, 우쿨렐레 등 저마다 열심히 준비한 장기를 마음껏 발휘했다.

공연뿐 아니라 사회자 역시 학생 2명이 짝을 이뤄 진행해 오롯이 학생들의 힘으로 무대를 꾸몄다. 무대를 지켜보던 친구들과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열정적인 무대에 뜨거운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전농초등학교는 '1인 1악기' 모토로 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각 학년별로 △1학년은 소고 △2학년은 오카리나 △3학년은 합창 △4학년은 우쿨렐레 △5학년은 난타 △6학년은 소금으로 정해져 학교를 다니는 6년 동안 4종류의 악기와 2종류의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예술 활동은 학생들이 일찍부터 악기를 익히고, 문화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한편, 아이들의 인성을 아름답게 자라게 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예술 교육' 통한 인성 함양

전농초등학교가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교육은 단연 '전인교육'이다. 이를 위해 문 · 예 · 체, 특히 예술 활동을 통한 '지덕체'를 키우는데 힘을 쏟고 있다. 단순 주입식 교육보다 인성을 키우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술 활동의 경우 소수의 학생들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학생들이 모두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 학년별로 지정된 악기·예술 교육을 통해 배운 것들은 매 학기마다 한 번씩 학부모 없이 학교 구성원들만 모여 공연을 진행한다. 또한 매달 아이들끼리 하는 공연도 있다.

아이들이 노래·춤·악기 연주 등을 신청하면 심사를 통해 6~7팀을 선정해 약 20분 동안 공연을 한다. 물론 이때 사회자도 학생이다.

문·예·체 교육을 통해 전인교육에 힘쓰고 있는 서울전농초등학교 윤경희 교장이 ‘감사 나무’에 학생들이 달아 놓은 감사 카드를 보여주고 있다. ⓒ 프라임경제

이와 같이 전농초등학교의 예술 교육은 이벤트성이 아니라 일상적인 모습을 띄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2년마다 진행되는 '전농문화예술제'는 아이들이 이 무대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행사가 아니다.

그동안 꾸준히 배워왔던 장기들을 보지 못하셨던 학부모님을 비롯한 친구, 선생님과 함께하는 자리인 것이다. 학생들은 크고 작은 무대를 통해 숨어 있는 재능을 발견하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공연도 해보면서 자신감을 기를 수 있다.

외부 공연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학생들은 외부 공연을 통해 다양한 문화 공연을 즐기고 올바른 공연 예절을 익힐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실제, 한 대학교의 오케스트라 공연 시 학생들이 움직이지 않고 공연을 관람하고, 뜨거운 함성과 함께 앙코르를 외치는 것을 본 지휘자가 "지금까지 이렇게 공연 에티켓이 좋은 학생들을 본 적이 없다"며 놀라워했다는 후문이다.

예술 교육과 더불어 '감사 나눔 행복교육' 활동도 하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 안에 있는 '감사 나무'에 감사 카드를 달아 놓는 것인데, 매달 테마가 바뀐다. 5월의 경우 부모님 · 스승 · 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형식이다. 이를 통해 타인과 공감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기를 수 있다.

더불어 자율휴업일, 방학 기간에도 도서실을 개방해 학생들이 책을 가까이할 수 있게 하고, 선후배 책 읽어주기 등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등교 이후 8시부터 8시 30분까지 희망하는 학생에 한해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하며 체력을 기르도록 한다. 달리기를 마치면 스티커를 주고 이후 시상도 진행해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운동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앞서 전농초등학교는 프라임경제와 '좋은 친구 어린이 기자단'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한 경험도 있다.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과 기자가 멘토-멘티가 돼 아이들이 직업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학생들의 꿈을 위해 이러한 체험 프로그램 역시 다양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사회 배려 계층 학생들을 차별 없이

전농초등학교의 인성 교육은 사회 배려 계층 · 학교폭력 문제에서도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학교 폭력 발생건수에서 '0건'이라는 놀라운 결과가 나온 것이다.

매달 자제적으로 '폭력 실태 조사'를 실시하는 전농초등학교는 아이들이 괴롭힘이나 학교 폭력을 당했을 경우 담임교사에게 알려 초동 대처를 하고 있다. 만일 여의치 않을 경우 학년 전체가 모여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 이마저도 어려울 경우 선도위원회에 올라가는데, 다행히 올해 선도위원회까지 회부된 사례는 없다.

또한 통합 교육을 통해 다문화 가정이나 특수반 학생들도 차별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농초등학교에서 다문화 가정 학생의 비율이 그리 높지 않지만, 다문화가정 학생이 임원이 되는 등 자연스럽게 융화돼 생활하고 있다.

특수반 학생 역시 다른 학생들과 함께 함께 공연을 하고, 현장체험학습도 참여하는 등 차별 없이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다만 특수반 학생의 어려움을 고려해 실무자, 사회복무요원들이 학교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1 대 1로 보살펴 주고 있다. 일반 학생들도 다문화 가정 친구와 특수반 친구들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고 잘 어울려 지내고 있으며, 학부모들도 차별 없이 교육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학생·교사·학부모'가 모두 행복한 학교

전농초등학교의 문·예·체 교육을 이끌고 있는 윤경희 교장의 교육신념은 '모두가 행복한 학교'다. 먼저 "학생들이 학교에 오는 것이 즐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직은 학업보다는 인성 함양이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며 훌륭한 인격체로 자라나길 바라고 있다. 문·예·체 교육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이유다.

전농초등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학교운동회에서 놀이와 운동을 함께하고 있다. ⓒ 전농초등학교

윤 교장은 문·예·체 교육을 기회로 학생들이 끼를 발산하고 꿈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전한다. 훗날 학생 누군가 "전농초등학교의 교육을 통해 지금의 내가 됐다"고 말할 수 있다면 학교장으로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또한 "아이들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선생님도 행복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교사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데, 자신의 일이 보람 있어야 그 마음이 학생들에게 녹아든다는 것이다. "학부모 역시 자녀를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삼박자가 잘 어우러지는 것이 행복한 학교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윤 교장의 교육 신념이 인정받았는지 주변 지역에 거주하는 학부모들이 자녀를 전농초등학교에 보내고 싶어 한다는 말을 자주 듣고 있다. 교사로서 굉장한 영광이지만 현재 학급수가 36개로 포화된 상태라 더 이상 학급을 늘릴 수 없다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윤 교장은 앞으로도 문·예·체 교육에 매진할 계획이다. 이제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전농초의 중점 교육이 성숙기를 맞이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더불어 서서히 성과를 보이고 있는 문·예·체 교육을 통해 전 교직원들이 마음을 담아 노력해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나갈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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