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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차매매단지, KB아냐?" 신뢰에서 독(毒)으로 '피해 속출'

KB 도배된 홈페이지에도 불구, '나 몰라라' 관련없어 일관

김다빈 기자 | kdb@newsprime.co.kr | 2018.11.30 16:27:10

부천에 위치한 국민차매매단지 ⓒ 오토매니지먼트컴퍼니

[프라임경제] KB차차차와 제휴를 맺고 '신뢰'라는 허울을 뒤집어 쓴 '국민차 매매단지'에서 허위매물과 강제 매매 등 고객 피해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 금융그룹의 신뢰가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KB차차차'는 국내 대표적인 금융그룹인 KB금융그룹이 야심차게 준비한 중고차 매매 서비스다. 반면 '국민차매매단지'는 오토매니지먼트 컴퍼니에서 운영하고 있는 전혀 다른 사업체에 해당하지만 'KB차차차'와 일부 업무제휴를 통해 KB금융그룹이라는 신뢰를 등에 업고 있는 형국이다. 아울러 이를 혼동한 고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피해를 고스란히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KB차차차' 단지 내, 딜러사 중 한 개일 뿐

'KB차차차' 관계자는 "현재 홈페이지와 앱 운영하면서 등록된 제품에 관한 판매 서비스 제휴를 '국민차매매단지'와 맺고 있다"고 말하며 국민차매매단지에서 발생하는 피해민원들에 대해 KB차차차의 상품이나 딜러가 아님을 강조했다. 하지만 제휴하며 판매대행을 맡긴 이상 국민차 매매단지에서 일어나는 고객들의 피해민원에서 자유롭기는 힘들어 보인다.

국민차매매단지에서는 KB차차차 상품을 국민차 매매단지에서 대행 할 수 있다는 점을 통해 KB금융에 속한 것처럼 광고와 홍보를 빗대어 하고 있기 때문이다. 'KB차차차'에 속한 차량이나 등록 딜러는 한정적이며, 등록된 딜러인 경우에도 'KB차차차' 상품이 아닌 일반 물건을 국민차 매매단지에서는 판매할 수 있다.

애초에 KB차차차 상품이 아닌 수백 개 상품과 KB차차차와 상관없는 수많은 딜러들이 '국민차 매매단지'에 존재하며 'KB차차차'를 이용하려는 일반 고객들은 이를 구분해 중고차를 매매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포털사이트를 통해 '국민차 매매단지'를 검색하면 'KB차차차' 사이트가 연결되기도 하며, 국민차 매매단지 내 일반 딜러사들이 검색되기도 한다. 이들은 '국민차 매매단지'라는 로고를 사용하고 있으며 KB차차차 중고차 매물들을 사이트에 올려 판매한다.

이는 국민차 매매단지 안에서 KB차차차의 중고차를 판매하는 여러 딜러사 중 하나일 뿐이다. KB차차차 사이트나 매물들이 '국민차 매매단지'를 뜻하지 않지만, 일반고객들은 국민차 매매단지와 KB차차차를 동일시 보는 착각을 불러오기 십상이다. 상호명이 '케이비국민차'인 국민차매매단지 일반 딜러사도 존재하고 있다.

KB직영으로 혼동할 수 있는 국민차매매단지 소개내용 ⓒ 국민차매매단지 홈페이지 캡처

국민차매매단지는 "AMC(Auto Management Company)는 KB차차차(KB금융그룹) 운영법인(2016~)으로 서비스를 대행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온라인에서는 'KB차차차'를 오프라인에서는 '국민차 매매단지운영을 통해 신뢰 할 수 있는 중고차매매문화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라며 국민차매매단지를 소개하고 있다.

딜러 "KB직영 국민차매매단지입니다" 홍보

이처럼 국민차매매단지는 KB금융그룹과 등록된 제품에 관한 서비스 제휴를 국민차매매단지 홈페이지 전역에 두루 활용하면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셈이다.

국민차 매매단지 내에는 'KB차차차'라는 허울 속에 허위매물과 강제에 가까운 딜러의 매물 넘기기가 넘쳐나고 있다. 이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된 고객들은 KB금융 'KB차차차'에 대한 원망과 비난을 쏟아내기 바쁘다.

피해자 이모 씨(여, 37)는 지난 11월 초, 201810월 출고된 산타페 차량을 일반가격보다 1000만원이상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광고를 보고 국민차매매단지를 찾았다. 산타페 차량은 현재 신차기준 2700만원에서 4300만원에 해당된다. 출고 한 달된 차가 기존 가격대비 1000만원이상 저렴한 것은 허위매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모 씨는 "딜러가 KB에서 운영하는 매매단지다"라고 말했으며, 이를 믿고 국민차매매단지를 방문했다고 하소연한다.

이모 씨를 반긴 딜러는 "산타페 매물 가격은 1800만원이 맞지만, 수입병행차이기 때문에 관세 1800만원을 추가 지급해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내세웠다. 이에 구매 포기 의사를 밝힌 이모 씨에게는 여러 명의 중고차 딜러가 접근해 다른 매물들을 추가 소개하고, 결국 이씨는 2014년형 소렌토를 2500만원이라는 가격을 주고 구입했다.

이모 씨가 자동차 시세에 어두운 탓도 있었지만, 중고차 딜러들이 매매를 집단으로 조성하는 분위기와 KB금융그룹에서 운영하고 있는 매매단지라는 신뢰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이모 씨가 차량을 구매한 딜러사는 KB차차차에 등록조차 되지 않았으며, 당시 딜러가 말한 "KB가 운영하는 매매단지 내 회사다"라는 말도 모두 사칭, 사기에 해당된다.

고객민원 "무관한 사안이라더니?" 피해만 커져

현재 KB차차차를 운영하고 있는 KB캐피탈 관계자는 "KB차차차는 중고차 중개플랫폼이기 때문에 매매단지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며 "국민차매매단지를KB차차차 직영으로 오해하고 있는 이유는 이름 탓"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민차매매단지는 KB차차차에 등록된 차량을 판매할 수 있는 관리 운영 제휴를 맺고 있을 뿐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민차매매단지는 KB차차차 중개매물들을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하고 있으며, KB차차차 판매대행을 맡은 국민차매매단지의 '운영법인'이라는 문구는 틀리지 않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경우 이를 수정 조치해야 할 필요는 있다.

KB차차차와 국민차매매단지 로고 ⓒ KB차차차·국민차매매단지

하지만 이러한 고객피해가 계속되는 가운데 'KB차차차가 왜 아직까지 이를 관리하지 않았는지'는 의문이다. 국민차매매단지에서 일어나는 피해사례들이 KB차차차를 혼동하는 탓에 기인한 것이고 판매 대행을 맡은 업체에서 피해사례들이 접수됐다면 이미 KB차차차는 이 같은 혼동을 방지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민차매매단지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허위매물 피해사례에 대해 KB차차차 관계자는 "일련의 국민차매매단지 혼동 피해사례는 우리와 관련이 없는 경우였다"며 "알고 보면 KB회원으로 등록되지도 않은 딜러였다"고 말하며, 국민차매매단지 고객 피해사례와 KB차차차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차량 대행을 맡기고 서비스를 제휴했지만, 이로 인해 이들이 진행하는 다른 판매에 대한 피해사례는 상관없다는 것이다.

KB로 도배된 홍보에도 고객 피해를 예측할 수 없었다는 점과, 이를 알고 있으면서도 "관련 없다"로 일관하며 피해방지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은 여론의 뭇매를 피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다.

KB캐피탈 관계자는 "우선 KB차차차 플랫폼에서는 허위매물에 관한 강력한 규제를 진행하고 있다. 허위매물 의심 차량의 경우 적발해 바로 퇴출시키고 있으며 허위매물 피해자가 생겼다면 그 역시 퇴출을 진행 중이다"고 전했다.

아울러 "하지만 국민차매매단지 홈페이지 내 내용과 이름 탓에 오는 혼동, 피해사례들에 대한 우려는 적극 공감하고 있다. 조만간 국민차매매단지 측과 협의해 관련 내용을 수정하고 KB차차차 홈페이지 내에도 이를 공지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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