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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공공기관 지정주유소' 간판 GS에 넘긴 이유?

유독 비싼 기름값···권익위 권고에 조달청 칼 빼들어

김동운 기자 | kdw@newsprime.co.kr | 2018.12.03 13:56:16

[프라임경제] 조달청이 정하는 공공기관 지정 주유소 사업자가 최근 SK에너지에서 GS칼텍스로 교체됐다. 지난 5월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시세 평균보다 비싼 값에 기름을 파는 공공기관 지정주유소를 퇴출하라는 권고를 내놨지만 시정되지 않은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 지정 주유소는 국가 예산 절감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정부투자기관, 기타 공공기관에서 업무용 차량의 유류를 정부조달 협약이 체결된 지정주유소에서 구입하도록 한 제도다. 그러나 제도 시행 직후부터 '공공기관 지정' 간판을 내건 주유소들이 인근 업체보다 비싼 값에 기름을 판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왔었다.

실제로 유류가격정보시스템 '오피넷'을 보면 올해 11월 넷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리터(ℓ)당 1516.3원으로 유류세 인하 정책 발표 이후 4주 연속 하락했다. 전국 최저가격은 1300원의 벽을 깬 1299원을 기록한 곳도 있다.

하지만 유독 공공기관 지정 주유소들의 주유비는 고공 행진했다. 서울 강남구청 인근 A주유소의 경우 리터당 2090원에 달해 전국 최고가를 찍었다. 심지어 인근 500m 반경 내에 있는 5개 공공기관 지정 주유소들 역시 최소 전국 평균대비 30% 이상 비싼 1999원에서 2000원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여의도에 위치한 공공기관 지정 주유소. 3일 현재 서울 평균가보다 약 200원정도 비싸다.

물론 서울 강남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인근 200m에 위치한 일반 주유소의 유류비는 1595원으로 가장 비싼 업체보다 495원이나 쌌다. 단순히 시설 임대료나 지대 차이가 아니라는 얘기다.

앞서 권익위는 일부 지정 주유소들이 공공기관에 적용하는 5.74%의 할인율을 만회하기 위해 가격을 올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러나 주변 시세와 비교해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20%까지 할인율을 크게 웃돌아 논란이 예상된다.


결국 조달청은 지난달 28일 지정 사업자를 기존 SK에너지에서 GS칼텍스로 바꿨다. 권익위 권고를 받아들인 조치로 시세보다 5% 이상 주유비를 비싸게 매긴 주유소의 경우 입찰에 아예 참여할 수 없도록 하는 조항도 새로 마련했다.

조달청에 따르면 유류 공동구매는 내년 2월부터 3년 동안 계약이 이어지며 공공기관은 GS칼텍스와 공급협약을 체결한 주유소를 이용할 수 있다. 이들 주유소를 이용하면 유류구매카드를 통해 3.04%의 할인을 받을 수 있으며 구매금액의 1.1%를 추가로 환급받을 수도 있다.

안정선 조달청 사무관은 "국민권익위원회와 감사원의 지적을 받아들여 이번 신규 입찰에서 시중가보다 5%이상 비싼 주유소는 공공기관 조달 주유소에 입찰할 수 없게 조항을 마련했다"면서 "앞으로 2개월 간격으로 지정 주유소의 가격을 모니터링해 시중가보다 5% 이상 비싼 업체가 적발될 경우 GS칼텍스에 협약 중단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역에 따라 인건비와 임대료 등을 감안해야 하는 만큼 지역별 변동가격도 함께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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