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미의 여신, 비너스'라고 불렸던 질병

2018-12-03 13:36:41

[프라임경제] 성병(性病, Venereal Disease)의 영어 어원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사랑과 미의 여신 비너스에서 온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생이나 매춘부들의 사회를 뜻하는 화류계와 관련이 있다 해 화류병(花柳病)이라고 불렀다. 

과거 성병은 원인과 과정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치명적인데다가 전염의 매개수단이 난잡한 성행위라는 수치 때문에 다른 나라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매독과 임질이 한창 유행이던 중세유럽에서는 프랑스병, 이탈리아병, 스페인병, 영국병 등 다양한 나라 이름으로 불려졌다. 

이렇게 다른 나라의 탓으로 돌려 왔지만 성병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성생활을 따라 다닌 오래된 질병이다.

예전에는 성관계 시 성기를 통해 감염되는 경우만을 성병이라 했지만,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의 정의에 의하면 성과 관련된 모든 행위를 통해서 세균, 바이러스, 원충 혹은 곰팡이가 전염될 수 있는 질환을 포괄적으로 포함해 성매개질환(Sexually Transmitted Disease, STD)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성병으로 △매독 △임질 △연성하감 △비임균성요도염 △클라미디아 △성기단순포진 △첨규콘딜롬 등이 있으며 각종 질염이나 사면발이, 심지어는 간염 바이러스도 성행위로 인해 전염이 되므로 성매개질환의 범주에 포함된다.

성병균에 의한 감염부위는 요도가 가장 흔하고 후두, 직장 등도 성행위의 형태에 따라 감염이 된다. 남자에서는 임질, 여자에서는 클라미디아 성병이 많다. 

감염 후 2-3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나타나는 임질은 남성의 경우 음경의 불쾌감, 요도의 작열감, 배뇨통, 분비물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남성 환자의 10%, 여성 환자의 90%에서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클라미디아 감염 시에는 질이나 요도의 분비물, 배뇨통, 하복부 통증, 외성기 가려움증 등이 나타나는데 남성 환자의 50%, 여성 환자의 70~-80%에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여성의 경우 성병을 가진 환자의 60%에서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본인이 감염되었는지 몰라 진단이나 치료를 받지 않고 지내면서 계속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키는 감염원이 되는 경우가 많다. 

여성이 성병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면 골반염이나 불임, 자궁외 임신, 유산 등 심각한 합병증이 병발할 수도 있다. 남성 성병환자의 20~30% 정도에서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있다.

남자에 비해 여자에게서 성병이 2배 이상 더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여성이 면역학적으로 성병균에 더 취약하고 감염되기 쉬운 외부생식기의 해부학적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감염이 되는 기회를 보면, 남성이 임질균을 가진 여성과 한번 성관계를 했을 때 20% 정도의 감염률을 보이나, 여성은 임질균을 가진 남성과 한번 성관계에서 감염률은 80%로 무려 4배 이상 높다. 

즉 여성이 남성에 비해 성병에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증상이 없는 경우도 더 많기 때문에 제때 진단이 되지 않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여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트라코모나스 질염은 성교를 통해서 전염이 되지만 물에서 생존하고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목욕탕이나 수영장에서, 혹은 불결한 의복이나 수건을 통해서도 감염이 된다. 

증상으로는 주로 누런색의 거품과 악취가 나는 냉과 성기가 따끔거리거나 가려움이 일어난다. 그런데 남성에서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여성만 치료받을 경우 재감염의 원인이 되기도 해 반드시 남녀가 함께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성병은 예방이 최선이지만 의심이 되면 빨리 진단을 받아,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성병에 걸리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한 명의 파트너와 건전한 성생활을 하는 것인데, 성관계를 하는 파트너의 수가 많을수록 성병 발병의 위험도는 높아진다.

현재 성병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콘돔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항문성교나 집단성교 등 부적절한 성행위를 피하고, 피치 못할 경우 반드시 콘돔을 사용하며,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 

대부분의 성병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므로 이상이 있으면 즉시 전문의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반드시 파트너도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이고, 자신에게 재감염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다.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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