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길' 접어든 태양광…농촌 민심 '술렁'

2018-12-03 15:21:33

- 정부, 산지 태양광발전 억제책 시행

[프라임경제] 정부가 산지에서의 무분별한 태양광발전을 억제하고 나서면서 지역 민심이 술렁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산지관리법 시행령 개정안' 등 대통령령 22건과 법률안 9건·일반안건 2건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태양광발전 사업의 허용 기준이 대폭 강화됐다. 기존 평균경사도 25도 이하의 산지에서 가능했던 태양광사업은 15도 이하로 제한되며 '산지전용대상'에서 '산지 일시사용허가 대상'으로 바뀐다. 또한 20년 기한이 지나면 산림을 원상복구 하도록 했다.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가중치도 축소됐다.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로 지정된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 양에 따라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인증서를 발급하는데, 이를 신재생 공급의무 발전사 18곳에 매매할 수 있다. REC 매매는 태양광 사업수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알짜배기 수입처였다. 

한때 친환경·신재생에너지로 각광받던 태양광의 입지가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정부로서는 할 말이 없지 않다. 산지 태양광발전시설이 무분별하게 들어서면서 토사 유출로 인한 산사태가 잦아지는 등 문제가 속출해 해당 지역민의 반대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태양광 설비시설이 최대 20년 후에는 산업폐기물로 전락한다는 점에서 '친환경'이라는 슬로건을 걸기에도 무색해졌다. 

▲산사태로 무너진 태양광 시설. ⓒ 연합뉴스


그러나 태양광발전 사업자와 이를 반대하는 지역민 대부분이 고령층으로,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한 쪽이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는 점에서 지역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는 게 문제다. 

노년의 안정적 수입을 위해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려는 주민과 농가소득을 위해 이에 반대하는 주민 모두 각자의 생계를 위해 필사적이다. 이웃사촌과 감정이 상해 원수로 돌변하는 일도 속출하고 있다. 

당장 이번 정부 조치에 업계에서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태양광발전사업자연합회는 "토석채취와 광산개발 등 다른 산업은 경사도 25도로 유지하는데 태양광발전만 15도 경사로 제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지자체별로 조례에 따라 사업을 준비하던 이들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실제로 산지 태양광발전사업을 준비하던 A씨는 "늘그막에 먹고 살기 위해 준비하던 사업을 망치게 돼 걱정이 크다"면서 "이제와 다른 일을 하자니 여유도 체력도 받쳐주지 않아 힘들다"고 토로했다.

반면 정부 정책에 환영하는 목소리도 높다. 그동안 관련 사업이 활발히 진행됐던 경북 북부, 강원 등에서는 산지 태양광발전사업이 허가될 때마다 마을주민과 주변 농가들이 강하게 반발했었다. 

▲태양광발전사업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붙인 플랜카드. ⓒ 프라임경제


경북 북부지역 농민 B씨는 "산림 훼손은 물론이고 태양광패널의 반사광과 고압선 매설로 전자파가 나오면서 농작물에 미치는 피해가 심각했다"면서 "주민 동의 등 조례규정을 피하기 위해 토지 쪼개기 같은 편법을 동원하는 업자들이 많았는데 앞으로 상황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무책임한 결정을 타박하는 공무원들의 불만도 포착됐다. 

한 지자체 산림지원과 공무원 C씨는 "태양광발전사업이 친환경신재생에너지라며 적극 권장하던 정부를 믿고 돈을 투자한 영세업자들이 많은데 이들에게 산림복구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문제"라고 짚었다. 아울러 "정권 입맛에 따라 조례를 정하고 허가를 내준 지자체에 원망이 몰리는 지경"이라고 우려했다. 

장귀용 기자 cgy2@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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