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건전한 노사관계 공염불" KT서비스, 노조와해 공작 정황

2018-12-05 11:29:17

- "KT서비스 노조원 업무 공유방서 추방…결국 노조 탈퇴"

[프라임경제] KT(030200·회장 황창규)의 전화, 인터넷, IPTV 설치 및 수리를 담당하는 계열사 KT서비스가 지난달 새로 설립된 제2 노동조합을 와해시키려고 한 정황이 포착됐다.

"건전한 노사문화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던 KT의 공언은 약 한 달 만에 공염불(空念佛·실천이나 내용이 따르지 않는 주장이나 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에 그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모씨가 업무내용을 공유하는 네이버 밴드에서 강제 추방된 것을 보여주는 이미지(왼쪽)와 이후 제기한 고소고발 진행상황(오른쪽). ⓒ 프라임경제

5일 본지가 입수한 녹취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KT서비스 노동조합에 가입한 이모(남·25)씨는 이달 3일께 업무용 네이버 밴드에서 강제 추방됐다.

녹취록에는 이렇게 기술돼있다. "(밴드) 방이 없어졌다"는 이모씨의 물음에 KT서비스 한 지사의 실장인 김모씨는 "너 혹시 노조 가입했니?"라고 반문한다. 이모씨가 "맞다. 그것과 상관이 있냐"고 묻자 김모씨는 "에휴. 알았다"며 한숨을 쉰다. 이후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냐"는 이모씨의 물음에 김모씨는 "모르겠다"며 전화를 끊는다.

이모씨는 결국 전날(4일) KT서비스 노동조합을 탈퇴했다.

이에 앞선 지난달 22일에는 KT서비스 노동조합원 강모(남·26)씨도 이와 같은 일을 당했다. KT서비스 노동조합이 설립(지난달 1일)된 지 약 한 달 만에 2명의 노조원이 업무상 차별을 받은 셈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것만 2명으로, 추가 사례가 더 있을 가능성도 크다.

이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이 같은 차별을 받았다면, 이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 제81조(부당노동행위) 위반이 될 수 있다는 게 노무사들의 전언이다.

KT서비스는 외근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지사별 네이버 밴드 및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운영, 실시간 업무지시·질의·이슈 사항 등을 공유한다. 실시간 업무 하달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인 셈이다.

이에 이 방에서 추방될 경우 업무에 큰 지장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상사 및 동료직원의 눈 밖에 나 버티기 어렵다는 게 노조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강모씨는 노조 활동으로 인한 '인격모독'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모씨는 결국 지난달 15일 고용노동부 서울북부지청에 KT서비스 북부와 대표자인 정정수 사장, 해당 지사장 등을 강제근로금지의 원칙(휴일근로 강요)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장을 보면, 지사장은 강모씨에게 연장근로와 휴일근로를 강요하면서 "시간 외 근로 의사가 없을 시 동료 직원들에게 동의를 얻어오라"고 지시했다.

특히 시간 외 근로를 거부한 사안을 두고 강모씨의 상사에게 동료 직원들에게 카카오톡 설문 조사를 시행케 해 고소인 인격을 말살하고 직장 내 괴롭힘 및 동료 간 갈등을 유발하는 가학적 노무관리를 시도했다고 적시돼 있다.

강모씨는 "KT서비스 직원들에 대한 강제적인 휴일 근무를 거부하고자 지점 실장에게 얘기하니 '회사가 놀이터냐'며 집기를 집어 던졌고, 지사장의 중재로 일단락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실장의 계속되는 폭언으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자, 호흡이 가빠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느껴져 정신과 진료 후 약물치료를 받았다"며 "해당 의사로부터 8주간 상담 및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서도 발급받았다"고 덧붙였다.

강모씨의 자문을 맡은 박사영 노무사는 "이 모든 것이 노조 활동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사영 노무사는 "강모씨에게서 받은 각종 자료를 보면, 이들의 행동은 노조 활동에 대한 혐오의 결과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일례로 노조 활동과 노동권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직원들 동의를 얻으라고 강요한 녹취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이는 명백히 노조 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노조 활동에 지배, 개입하고자 하는 의사로 이루어진 위법행위"라면서 "다음 주께 근로기준법 및 노동법 위반과 관련해 추가 고소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에 대해 KT 관계자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단박에 일축했다.




임재덕 기자 ljd@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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