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브스뉴스' 진짜 간판 이은재 PD

2018-12-06 15:52:09

- "뉴미디어의 생명력, 끊임없는 소비에서 피어난다"

[프라임경제] 요즘 종이신문을 직접 구독해 읽는 청년이 얼마나 있을까. 신문은 물론 제시간에 TV 앞에 앉아 프라임타임 뉴스를 보는 이도 많지 않은 시대다.

최근 수년 사이 예능은 물론 뉴스의 영역까지 깊숙이 파고든 뉴미디어 콘텐츠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시리즈를 꼽는다면 단연 SBS의 '스브스뉴스'가 있다.

▲ⓒ SBS 디지털뉴스랩



세간에서 SBS를 뜻하는 은어였던 '스브스'를 스스로의 이름으로 삼은 스브스뉴스는 일방적인 뉴스의 전달에서 벗어나 쌍방향적 뉴스, 시청자를 찾아가는 뉴스를 지향한다.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하지 않고 요즘 이용자들이 익숙한 유튜브 등에서 직접 소통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연한 존중, 세상을 바꾸는 나눔, 행동하는 오늘'을 신조로 삼은 스브스뉴스는 올해 1월 SBS의 뉴미디어 자회사인 '디지털뉴스랩'으로 독립했다. 자사 홈페이지는 물론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그곳에서 또 다른 간판 플레이어를 꼽는다면 단연 이은재 PD다. 기존 '에디터'에서 '프로듀서'로 변신해 맹활약 중인 그를 만났다. 

Q. 최근 직급이 '에디터'에서 'PD'로 바뀌었다. 업무 내용에 변화가 있는지?
A. 업무가 딱히 구분되지 않는 것이 뉴미디어의 특성이다. 구성작가이자 출연까지 직접하고 있다. 스스로 기획과 구성, 섭외를 도맡아 처음 의도대로 방송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일이다. 원래 스스로 해야 속이 편한 스타일이다보니 그때그때 내용에 맞게 게스트와 함께 촬영을 하는데 단독 출연에 대한 부담은 없는 편이다.

Q. 이 PD의 영상은 재미가 상당하다. 콘텐츠에서 '재미'의 비중은 얼마나 두는지?
A. 중요하다. 우리는 본질 자체가 예능이니까. 시사교양이나 언론에서 다루는 메시지를 담더라도 기본적으로 예능을 바탕으로 한다. 재미는 그래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회의 과정을 예로 들면 발제부터 시작해 모든 것이 재미 중심이다. 인턴들에게도 끊임없이 확인하고 촬영 중에도 계속 웃음을 끌어내는 게 일이다. 컷 편집 후에도 지루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마지막까지 편집해 들어낸다.

Q. 거의 단독 출연으로 활약하다보니 시청자들이 이 PD의 연봉인상을 요구하는 댓글을 많이 단다.
A. (웃음)아주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전혀 오르지 않았다. 응원 댓글에 정말 감사하고 힘이 난다. 더 노력하겠다. 

Q. 스브스뉴스와 다른 뉴미디어 콘텐츠의 차별점은?
A. 뉴미디어 시장에서 언론사들의 활약이 정말 대단하다. 스브스뉴스도 그것을 항상 고민하고 발전하려고 노력 중이다. 우리 캐치프레이즈가 원래 'SBS가 자신 있게 내놓은 자식들'이었는데 새로 '뉴스에는 위아래가 없다'를 밀고 있다. 본사에서 진행하는 '비디오머그' 등 채널이 많지만 스브스뉴스는 다른 채널과 다른 더 말랑말랑한, 다양한 구독층을 포괄하는 범위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당연한 존중'도 우리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다. 성소수자·여성·장애인 인권 등에 대한 문제에서도 높은 감수성을 보인다.

Q. '좋은 콘텐츠'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A. 어려운 문제다. 사실 재미와 의미를 모두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여성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다룬 '미씽'은 의미에 초점을 맞춘 것이고 '사투리'는 과거 서울 사투리에 대한 일화를 풀며 재미에 집중했다. 또 콘텐츠마다 각자 공유되는 방식이 다르다. 미담을 다룬 것에는 '좋아요'가 많은데 유독 댓글이나 '공유하기'가 많은 콘텐츠들은 성향이 조금 다르다. 좋은 콘텐츠는 많이 공유되고 사람들이 생각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콘텐츠는 사람들끼리 공유되면서 생명력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역사적으로 조명받지 못한 여성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다룬 '미씽'. ⓒ SBS 디지털뉴스랩



Q. 뉴미디어와 전통적인 콘텐츠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A. 앞서 말한 좋은 콘텐츠와 연장선이다. 과거 TV는 시청자가 이른바 시청자 게시판이라는 단일한 창구를 통해서만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TV 송출은 일방적이다. 재방송까지 해봐야 기껏해야 3~4회 방송되고 마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뉴미디어 콘텐츠는 공유와 공감, 댓글을 통해 심지어 수년 전에 제작된 것들도 지속적으로 소비된다. 이것이 뉴미디어 콘텐츠의 최대 장점이다. 

Q. 가장 만족스러운 작품은?
A. 전에 일본인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에 대한 콘텐츠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남한과 북한의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내신 분인데, 이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기 위해 펀딩을 진행 중이었다. 스브스뉴스를 통해 소개된 이후 해당 펀딩이 목표금액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었다. 내 콘텐츠가 사람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이야기를 던져줬다는 점에서 느낀 바가 컸다. 

Q.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인터뷰도 화제를 모았다. 
A. 지난 여름 옥탑방 체험을 하던 당시 박원순 시장을 만났는데 정말 '너무 더워서' 기억에 남는 아이템이다. 서울시의 사령탑과 인터뷰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처음에는 좀 부담스러웠지만 막상 닥치니 그렇지도 않았다. 사실 그 인터뷰가 일종의 전환점이 됐다. 박 시장 자체가 옆집 아저씨 같은 느낌이라 슬라임(액체괴물 장난감) 만지는 초등학생과 인터뷰하듯 무난하게 진행했다. 인터뷰 대상에 대한 심정적인 경계를 허물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이은재 PD와 박원순 서울시장 부부의 인터뷰 현장. ⓒ SBS 디지털뉴스랩



Q. 반대로 아쉽거나 후회되는 콘텐츠는 없었는지?
A. '이러쿵저러쿵'이라는 작품이 그랬다. 여러 번 하다 보니 정말 방송인이 다 됐다. 촬영할 때 체력소모가 심하다. 현장 상황을 조율하는 것부터 질문거리도 계속 머리에 넣어야 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고민이 크다. '이러쿵저러쿵' 촬영 당시 다른 인터뷰를 두 건 진행하고 마지막에 은교씨를 인터뷰했는데 하루에 3명을 다루는 것이 쉽지 않았다. '문명특급' 초반도 아쉬운 작품이다.

Q. 최근 관심 있는 이슈는?
A. 지금 하는 일 자체과 과거처럼 관심 있는 이슈를 일방적으로 송출하는 게 아니다. 늘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에 정신을 집중하고 있다. 콘텐츠 소비자가 관심 있는 이슈에 대해 모니터링을 계속 한다. 평소 SNS를 안 해서 어려움이 있지만 두루두루 살피려고 노력 중이다. 특정 이슈를 소비하는 방식에 집중하는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 것이 중요하다. 

Q. 최근 인기가 크게 높아졌다. 체감하는지?
A. 정말 체감한다. 여기 오는 도중에도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았다. 이렇게 SNS를 통해 많은 분들이 콘텐츠를 소비할 줄은 몰랐다. 가끔 댓글을 통해 “어디 영화관에서 봤어요~”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하는데 놀랍지만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다.라

Q. 댓글 등 구독자들이 남긴 피드백 중 기억에 남는 것은?
A. 개인적으로 홈 카페 영상이 기억에 남는다. 너무 방송 욕심에 혈안이 되어 있었던 것 같다. 제작자 입장에 편향되어 있었음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계기도 되었다. '이 정도 농담은 괜찮지 않을까'하고 던진 멘트 하나가 사람마다 심각하게 다가올 수도 있음을 느꼈다. 또 개인 이메일을 통해 삶의 활력을 얻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누군가에게 진심이 담긴 따뜻한 말을 들을 수 있어 영광이었다.

Q. 인문대 특히 사학과 출신으로 알고 있다. 최근 문과생들이 취업에서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A. 인문학은 모든 현상의 근원이라고 생각한다. '회사후소(繪事後素)'라는 말이 있다. 그림을 그리려면 흰 바탕이 있어야 한다는 뜻인데 인문학이 바로 흰 바탕이다. 그 바탕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화폭은 크게 차이가 난다. 내가 전공한 사학은 과거 특정 인물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시대적 상황을 살았는지를 파악하는 학문이다. 이 재미를 알 때쯤 졸업을 했다. 

Q. 원래 PD가 꿈은 아니었다던데.
A. 대학 전공도 그렇고 직업도 그렇고 원래 포부가 크지는 않았다. 살다보니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지내다보니 이곳이었다. 인생은 '새옹지마'라고 하는데 이런 게 재미있다. 좋아하는 만화에 나오는 대사인데 "삶은 언제나 예측 불허, 그래서 생은 의미가 있다"고 한다. 계획적인 삶도 의미 있지만 좋은 대로 사는 것도 재미있다.

Q. 좌우명은?
A. 성격처럼 좌우명도 수시로 바뀌곤 했다. 직업상 영감을 받는 출처가 각각 다른데 영화 중에서는 '밤쉘' '보헤미안 랩소디' 책은 '자기만의 방' '데미안'을 꼽는다. 밀의 '자유론'에 "사람들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면 빛나고, 무엇을 하면 열정적인지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내 또래와 내 집단의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지에 집중을 한다"는 말이 나온다. 그가 지적한 개성의 발현과 데미안에 등장하는 알을 깨고 나오는 새, 스스로 뭔가 했을 때 가장 빛나고 창의적이며 열정적일 수 있는지 늘 생각하며 산다.

*해당 인터뷰는 사단법인 '청년과미래' 활동으로 작성되었으며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취재: 곽태림 청년기자)

곽태림 청년기자 press@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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