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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희 부산시 서구의회 의장 "송도케이블카 재협약 추진"

[당선 반년, 공약은 안녕하십니까?①] 케이블카부터 전철역 EV 등 미흡한 부분 송곳 공략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18.12.10 14:44:12

[프라임경제] 6.13 지방선거 이후 전국의 지방자치의회와 자치단체장이 대거 바뀌었다. 특히 부산은 지방자치제도 도입 이후 가장 큰 폭의 대변혁을 맞이했다. 새 임기가 개시된지도 150일선을 넘겨 반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야심차게 내걸었던 공약 사항들과 업무 목표가 실무 과정에서 검증과 시험을 충분히 거치면서 새롭게 자리를 잡은 내역을 검증했다. 아울러 작지만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부산 각 지자체와 의회 지도자들이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육성을 들어본다. 

부산 서구에서 활발히 공론이 들끓어 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출신이 부산 서구의회를 이끌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이것이 톡톡히 값을 하고 있다는 평이다. 과거 지방자치제도 실시 이후 줄곧 자유한국당 계열의 정치인들이 지역정치를 독점하다시피 해 왔기 때문. 하지만 이번에 '파란 물결'이 지방선거를 강타하면서 민주당 출신들이 약진할 수 있었다. 특히 초선도 많이 각 영역에 등장했지만, 이들을 이끌고 결집하는 고참 민주당 출신들이 있어 신선함이 아마츄어리즘으로 흐르지 않도록 해준다. 그 중심에 구의원 경험이 풍부한 이석희 의장이 있다.

이 의장은 '젊은 서구'와 '협상력 있는 서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원도심으로 변신 필요성이 가장 높지만, 그럼에도 여타 지역들에 비해서도 개발 기회 면에서 소외된 게 사실이다. 하지만 강한 변화 의지와 몰아붙이기만으로 일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에 '소통'과 '아이디어'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현실적인 주민 복지를 위해 거창한 계획보다 작은 점에 파고드는 부지런함을 강조하고 있다.  

◆공론화 부추기던 아이디어 뱅크, 아우르는 역할 나서다

이석희 부산시 서구의회 의장. ⓒ 프라임경제

임기 중 이른바 상반기의 의장직을 맡게 된 이 의장은 "막상 의장이 되고 보니 의원일 때와 많이 다르더라. 의원은 목소리 내고 활발히 일 하는 게 전부지만 의장은 모두를 아우르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5:3 비율인 민주당과 한국당 등의 서구의회 구성 일명 정치 지형에서 몰아붙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지혜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는 "의장이 되니 집행부(자치단체장 즉 구청장)도 많이 이해하게 되더라"면서 공한수 서구청장과의 상생협력 기조도 언급했다. 공 구청장은 그와 지역시민사회 활동을 같이 하면서 서로 계속 부대껴온, 미운 정 고운 정이 모두 든 사이다.

단순히 개별 구청장을 대상으로 한 '견제를 위한 견제' 대신 서구 소외 현상을 해결하는 데 기초의회가 한몫을 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이 의장을 지배하고 있다.

서구 현안 중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주거 노후화 문제. 그 역시 민간의 힘을 빌려서라도 일을 추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관에서 일을 주도하는 방식으로는 민간 개발과 같은 효율성을 추구할 수 없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이 모든 것을 효율로만 바라보고, 젠트리피케이션(개발로 가난한 원주민들이 내몰리는 현상)으로 치닫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대전제다.

이 의장은 "폐가와 공가도 많고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개발에 대한 주문이 많다"면서도 "다만 주민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젠트리피케이션으로 결국 떠밀려 나가는 대신) 내 집을 (계속) 여기에 갖게 해달라 혹은 빌라를 짓든지 해서라도 노인들이 거주할 수 있는 공동시설을 만들어 분양해 주면 안 되겠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단순히 젊고 소비력과 생산력이 있는 서구로 질주하는 대신, 노령화된 현재의 서구, 노인 주민들을 포용하는 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게 그의 목표다.

일본 방문 등 해외를 찾을 때에도 시선이 실버텔 등 관련 사례에 오래 머물고, 서구 더 나아가 부산 개발 방향 설정을 위해 모색할 영감도 많이 얻었다.

"일본은 노인을 위한 실버텔이 잘 발달돼 있었다. 빌라를 올려서 (재개발이나 재생사업 전에 거주하던) 노인들이 생활할 수 있도록 층층으로 배치하고, 주방과 거실 등은 가운데 크게 만들어 외롭지 않게 공동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이 의장은 강조했다.

일본 실버텔 시설을 둘러보는 이석희 서구의회 의장(맨앞줄)과 일행. ⓒ 부산시 서구의회

관의 경직된 태도와 수익성만 생각하는 민간의 단점을 서로 잘 보완하는 방식으로 지역을 고칠 방향을 찾아야 한다는 절충적 태도도 이 의장의 특징.

현재 공가 및 폐가 등을 해결하기 위한 재생 등은 도로 발전과 떼어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공사차량이 가까이 들어가지 못해 재생 후 다시 짓는 게 문제인 동네이기 때문.

"서구를 보면 연결도로망은 참 좋다. 횡은(방향 도로는) 산복도로가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세부적으로 주거와 연결될 종 방향이 문제다. 하지만 이는 횡으로 난 도로에서 50-60m만 들어가면 되는 문제라 예산을 짜면 어려운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그럼에도 그간 문제가 잘 풀리지 않았다. 그는 "꽃마을 종합개발을 몇 번 용역을 주려고 해도 잘 되지 않는 등 문제가 많았다. 관에서 주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관에서는 도시구획, 시작을 해놓고 민간이 개발할 수 있도록 방향을 틀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다만 단순히 짓기만 하면 된다는 논리나 주변의 다른 문제를 살피지 못하는 식의 결정으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그는 부연했다. 소통과 의견 반영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완월동 사창가 인근에 가족문화센터를 마련한다는 구상에 대해 전임 구청장 시절에 결정된 일이지만 세심한 결정이 뒷받침되지 못한 결과라고 이 의장은 강조한다.

◆서구 이익 놓치는 경우 왜 이렇게 많은가 지적

이 의장은 그간 방치돼 온 문제를 작은 이익 때문에 계속 놓치지 말고, 가장 좋은 방법을 통해 발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다른 구의 지하철(전철)역은 엘리베이터가 잘 되어 있는데 노인이 많은 서구는 잘 안 돼 있다고 압박과 읍소를 번갈아 사용, 적절한 투자조치 강구를 모색하겠다고 답을 얻어낸 것도 이 의장이 금년 하반기에 얻어낸 성과물이다.

부산 발전의 근 100년새 가장 큰 사업으로 꼽히는 '북항 재개발'에서도 서구 남항 쪽은 배제돼 있다. 이 의장은 '북항 재개발 범위에 남항 문제도 끼워넣는 것'에 관심을 갖고 매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 구청장이 이 문제를 등한시하는 면이 좀 있는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남항까지 큰 그림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건의하고 있다. 다만 기초의회에서 이야기해서는 한계가 있으니 구청장이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대화에 착수한 공동어시장 문제 역시 큰 틀에서 서구 발전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재검토하자고 그는 짚었다. "도심 한가운데 냉동공장이 있을 필요가 있는가? 어시장 현대화도 시작은 됐지만 이걸 이전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친수공간을 만들고 주민들의 쉼터를 만드는 게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낫다"고 강조했다. 

송도해상케이블카의 계약 조건을 변경하는 문제에 이석희 부산 서구의회 의장이 관심을 표명해 귀추가 주목된다. ⓒ 부산 서구의회

그가 공론화를 통해 상황을 재설정을 해야 한다고 짚는 가장 큰 현안은 송도해상케이블카의 재협상(재협약) 문제다. 20년 운영 후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돼 있는데, 그때는 이미 부식 등으로 감가상각돼 가치없는 시설을 떠맡는 데 불과하다고 그는 짚는다. 대신 애초 협약 당시 재협약을 할 수 있는 단서를 열어뒀으니, 운영 기간 중 계속 수익 중 일부를 서구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실질적으로 득이 된다는 게 그의 제언이다.

"케이블카도 그렇고, 서구에는 나름의 경쟁력이 있는데 막판 협상에서 배짱 부족으로, 정보 부족으로 협상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예가 적지 않다. 이런 점을 감시하고 고치고, 안 될 일도 되게 하는 방향으로 조언하는 것도 의회의 일"이라는 게 이 의장의 지론이고, 그런 과정을 찾는 무기가 바로 소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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