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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카이만의 고품격 서비스…"자식된 도리 대신해 최선의 요양"

[일본의 요양시설&방문간호③] 히가시 유우코 본부이사 "이용자 홀로서기 도와"

나고야=임혜현·조규희·오유진 기자 | tea@·ckh@·ouj@newsprime.co.kr | 2018.12.11 16:39:25

[프라임경제] 2026년 초고령화 시대 진입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가 건강‧의료보장을 위한 커뮤니티케어 밑그림을 내놨다. 커뮤니티케어는 주거와 보건의료부터 요양과 돌봄, 독립생활의 지원이 통합적으로 확보되는 지역 주도형 사회서비스 정책이다. 2019년 6월부터 각 지방자치단체의 신청을 받아 커뮤니티케어의 선도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커뮤니티케어(일본식 표현은 지역포괄케어) 발전 과정을 겪었다. 방문 건강관리서비스 강화와 지역 거점의료기관을 통한 방문의료서비스 등을 모색한 바 있는 일본의 다양한 사례 중, 특히 요양과 방문간호 분야를 살펴본다.

나고야는 아이치현의 중심이자, 도쿄 인근 수도권과 오사카 주변 킨키권역에 이어 일본 3대 경제권을 구성하는 나고야권역의 대표도시다. 산업화와 도시화의 상징이자, '전후 일본의 부흥'을 일궈낸 상징적 도시다. 이곳의 노령층들이 이용하는 요양 시스템 등을 살펴봄으로써 일본 경제재건세대의 행복한 황혼이 어떻게 가능한지 검토하고자 했다.

나고야 가나마야 역에서 시내버스로 3분 거리에는 종합 복합형 요양 시설 '도시와카이' 나카구 지점이 위치해 있다. 병원·요양 시설·소아 케어 분야 특화 의료법인인 도시와카이에서는 원 스톱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최근 간호·요양 추세에 맞춰 최신 기기와 의료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이용객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녹지에 둘러싸인 해방감 있는 재활실에서는 개인별로 작성된 맞춤형 케어 플랜에 따른 재활이 실시되며, 수준 높은 미래형 간호 서비스가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자식된 도리 대신한다는 마음"…호텔급 서비스 지향

시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거대한 석상이 눈에 띈다. 헬레니즘 시대 대표 조각상인 '사모트라케의 니케'라는 작품의 모사품이다.

니케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승리의 여신이다. 머리와 양팔이 없는 상태로 조각상 완성 당시 화려함은 없지만, 등에 달린 큰 날개는 웅장함과 함께 과거의 영광과 상처를 감상할 기회를 준다. 도시와카이 로비 중심에 이 석상을 세운 이유 또한 이용자에게 병과 노화를 이겨내고 품격있는 삶을 약속하는 뜻이 아닐까 감상에 젖게 한다.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지 오래된 일본은 고령자의 증가, 간병 기간의 장기화 등의 이유로 요양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더불어 핵가족화와 함께 간호를 해야 하는 자식의 연령도 고령화됨에 따라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는 게 현실적으로 녹록치 않은 환경이다.

이 같은 현실이 고품격 서비스를 지향하게 된 가장 큰 이유라는 게 도시와카이의 설명. 히가시 유우코 도시와카이 본부이사(개호부장)은 "자식이 직접 부모를 간호하고 부양하고자 하는 마음이 인지상정인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직접 모시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이 경우 자책하기 마련인데 고품격 설비와 서비스를 갖춘 시설에 모신다면 죄책감을 훨씬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깔끔하고 화사한 분위기의 도시와카이 내부 전경. 특히 노인들이 불편하지 않게 목욕을 즐길 수 있도록 시설을 맞춤형으로 두고, 외롭지 않게 서로 거실 등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도록 공간을 배치했다. ⓒ 프라임경제

전 직원을 '정직원'으로 고용하는 이유 또한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함이다. 히가시 이사는 "최근 일본 경제 호황으로 일손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타 시설에선 필리핀·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출신 노동자를 파견받기도 한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나 막연한 인력 고용이 자칫 서비스 저해의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타 시설의 채용 정책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는 없지만, 도시와카이는 일손이 부족하다고 자질 검증이 되지 않은 직원을 고용하지는 않는다"며 "서비스 질을 담보로 모험을 할 수는 없다"고 의견을 밝혔다.

시설 운영을 위해 필요한 직군은 크게 △의사 △간호사 △간병인 △영양관리사 △재활관리사(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언어치료사·음악치료사) △약사 △케어매니저 △상담원 △사무원 등인데 도시와카이에서는 이들 모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지나친 간호보다는 자립심 키우기 위해 노력

호텔급 고품격 서비스뿐만 아니라 도시와카이가 갖는 큰 특징은 '이용자의 자립심 확보'의 관점에서 간호를 진행한다는 점이다. 히가시 이사는 "간호는 회복을 돕는 일이며, 요양은 충분한 휴식으로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즉, 간호는 이용자가 자립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질 수 있게 지원해야 하는 업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도시와카이가 지향하는 요양은 이용자의 건강 회복"이라며 "스스로 활동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기 위해 돕는 역할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히가시 이사는 "약을 지나치게 처방하면 부작용이 발생하듯 지나친 간호 역시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며 "이를 명심하고 이용자가 자립심을 회복해 온전히 사회로 돌아갈 수 있는 발판을 놓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시설 중심의 획일화된 간호 시스템이 아닌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부합하는 맞춤형 시스템을 운영 중이라고. 궁극적으로 자립적 생활이 가능해질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 맞춤형 간호라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히가시 유우코 도시와카이 본부이사 겸 개호부장이 마음을 담은 요양을 강조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물론 이용자가 요구하는 서비스와 간극이 있을 수도 있다. 이용자마다 개인차가 있어 서비스에 앞선 판단이 필요하다. 이용자에게 판단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도시와카이에서는 입소 전 서비스 체험을 진행 중이다. 

입소를 원하는 65세 이상 노인은 서비스 체험 뒤 입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체험을 원하는 이용자는 문의와 면담 절차를 거쳐 서비스를 견학하고 체험할 수 있다.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면 이용 신청 절차를 거쳐 시설 상황에 맞춰 이용 시작일정을 조율한 뒤 실제 서비스 개시일에 계약을 진행하면 된다. 이용 가능한 서비스는 △장기체류 △단기체류 △데이케어 서비스 등이다.

장기체류자의 경우 맞춤형 케어 계획을 수립한 뒤 의학적 관리와 세심한 간호, 재활이 병행되는 가운데 최대한 자립적 생활을 하도록 유도한다. 이들은 각자의 선택에 따라 △16실의 4인실 △26실의 개인실 △8실의 준특별실 △2실의 특별실에서 생활할 수 있다. 매일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음악치료사 등 전문 인력에 의한 재활 훈련이 실시되기도 한다.

가정에서 생활이 곤란하거나 보호자의 질병이나 부상 등으로 일시적으로 간호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경우엔 단기체류를 이용할 수 있다. 이들은 △3실의 4인실 △13실의 개인실에서 생활하게 되며, 편의를 위한 픽업 서비스도 제공된다. 장기체류자와 달리 체온 혈압 측정, 신체 상태 확인 등 단기적 관점의 건강 위협에 대한 관리 차원의 의료 서비스가 제공된다.

"요양 시설 수요는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양적 성장의 시점은 어느 정도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지금부터는 질적 향상이 시설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도시와카이 측의 설명에서 요양문화를 이끄는 전문가집단으로서의 남다른 각오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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