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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상 최악 청년실업…일자리 예산 슬기롭게 쓰길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12.12 12:02:30

[프라임경제] 통계청의 고용 관련 자료가 나왔다. 12일 공개된 '2018년 11월 고용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18만4000명으로 작년 11월보다 16만여명 늘어나는 등 약간의 추세 개선이 발견된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하다. 실업률은 3.2%로 작년 11월보다 0.1%포인트 상승하는 등 실업률과 실업자 수가 무시 못할 수준이다. 무엇보다 곤란한 지점은 '얼어붙은 심리'다. 다행히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7.9%로 1년 전보다 1.3%포인트 하락했는데, 막상 '체감' 실업률을 나타내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확장실업률)는 21.6%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결과다.

고용 지표가 좀처럼 활력을 얻지 못하고 일부 개선 사항이 나와도 실제 피부로 느껴지 못한다는 뜻이다. 청년들의 좌절이 유독 심한 것으로도 읽을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 등도 이런 상황에 위기감을 공유하고 있다. 12일 열린 고위 당정청회의는 민생경제 활력 회복과 일자리 창출 의지를 다지는 자리였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에 예산의 70% 이상을 집행해 경제 하강을 막고 민생안정을 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피력하고 "특히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드는데 전방위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덧붙인 것이 예사롭지 않다.

하지만 그간 경기를 살리고 일자리 관련 대책을 내놓는 게 없었던 바 아니다. 그런데 왜 부정적 지표와 냉소적인 반응만 두드러질까? 그간의 경제 성적표를 보면, '결과로 말할 뿐'이라며 자신감 있게 대처할 사정은 물론 안 된다. 그렇다고 그간 집행한 대응책들도 확실한 약효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 대증요법에 그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러면 큰 돈을 써도 막상 티가 나기 어렵다. 단순히 눈 높은 요즈음 젊은이들 맞춰주기가 쉬운 게 아니라는 푸념으로 면책될 수 있는 게 아니다.

특히나 세계 경제 사정이 더 나빠질 우려가 제기된다. 내년 주요국들의 경기 확장세가 대부분 미흡하고, '견인차' 노릇을 하던 미국도 성장 견인력 악화로 경기 하강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과단성 있게 예산을 쓰겠다는 당정청 방침이 자칫 초반에 실탄을 모두 낭비하는 게 아닌지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당정청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경제부총리가 취임식에서 경제불안심리·이해관계조정·정책성과 불신이라는 세 가지 벽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또한 뒷받침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는데, 그 발언 안에 답이 있다. 

응급처방에만 골몰할 게 아니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게 슬기로운 일자리를 찾는 데 마중물을 부어야 할 때다. 그러려면 잘못된 정책은 과감히 수정할 필요 그리고 때로는 그 과정에서 미움받을 용기도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어떤가? 잘못된 기조가 있더라도 이런 건 그대로 밀고 나가고, 그러다 보니 비등하는 여론은 또 부담스럽다. 그래서 일자리 등 문제가 불거진 부분을 그때그때 땜질만 한다는 식으로 대처한다는 게 지지율 하락과 지표 악화 등으로 나오는 게 아닐까? 

위태롭게 매달린 절벽에서는 차라리 손을 놓을 결단력이 요청된다. 충분하지도 않은 예산을 슬기롭게 꼭 필요한 백년대계에 잘 쓰는 것으로 그런 결단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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