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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銀 고려하는 시중은행들, 은행권 판도 바뀔까?

경쟁력 제고 촉매역할 '톡톡' 시중은행·네이버 제휴 '관심'

김다빈 기자 | kdb@newsprime.co.kr | 2018.12.14 12:12:50

(사진 위) 시중은행들의 ATM 창구, 현재 운영 중인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케이뱅크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연내 제 3인터넷 전문은행 인가 결정을 앞두고, 자본과 인프라를 보유한 시중은행들의 진출 여부와 이를 통한 업계 향후 방향성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일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를 개최하고 "국내 은행 간 경쟁이 충분하지 않으며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는 촉매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시중은행이나 지방은행에 대한 신규인가보다는 소형은행과 전문화된 은행인가가 바람직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평가위는 이달 말 인터넷 전문은행 신규인가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며, 빠르면 오는 2019년 3월에서 4월 신규 인터넷 전문은행이 예비인가를 받게 된다.

특히 지난 9월 인터넷전문은행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제한) 완화 특례법마저 국회 본회의를 통과, 내년 1월17일 시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제 3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가능성은 매우 높은 모양새다.    

◆ 데이터·기술력 갖춘 '네이버'+은행 '인프라' 

특례법 주요 내용은 인터넷 기술(ICT) 자산 비중이 50%를 넘는 ICT 주력 기업(그룹)에 한해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가 인터넷 전문은행지분을 최대 34% 보유할 수 있다는 것. 이번 특례법 입법을 통한 제 3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가능성은 시중은행과 ICT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에게 새로운 변화를 위한 매우 훌륭한 탈출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주목받고 있는 것은 국내 최대 IT회사이자 방대한 데이터와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네이버다. 네이버는 은행들이 꼽는 인터넷 전문은행 최고의 파트너다. 기존 은행의 방대한 인프라를 보유한 시중은행과 국내 최대 IT회사 네이버가 만나면 단숨에 은행권 판도를 뒤바꿀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신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관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며 "하지만 네이버가 먼저 움직여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을 고려한다면 은행들도 본격적인 움직임들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네이버 본사 사옥 ⓒ 연합뉴스


네이버 측도 제 3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에 대해 달라진 입장을 내비치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최인형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는 지난 10월 컨퍼런스 콜에서 "최근 은산분리 특례법이 개정되며 ICT기업에 대한 새로운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며 "이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 말한 바 있다.  

현재 신규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을 적극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진 은행은 NH농협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은행이다. 

오는 2019년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되고 있는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 통과와 함께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추진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고 협의할 내용도 많지만, 디지털 플랫폼을 선점한 경쟁력 있는 은행들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0월 네이버 일본법인 라인 금융자회사인 '라인파이낸셜아시아'에 'KEB하나은행 인도네시아' 지분 20%를 넘겨주며, 네이버와 가장 먼저 인터넷 전문은행 파트너로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이를 통해 하나은행과 네이버는 오는 2019년부터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뱅크 사업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며, 네이버 파트너로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신한은행도 최근 국내 온·오프라인 네트워크(O2O)회사 등과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컨소시엄 검토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선상에 올랐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지난 9월 "제 3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을 위한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며 의중을 전하기도 했다.  

◆ 인터넷銀 진출 시 파급력↑…차별성은 떨어진다?

시중은행들이 네이버와 함께 제 3인터넷 전문은행 신규 인가를 받는다면 기존 인터넷 전문은행과는 다른 파급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자본금 확대가 쉽지 않아 대출시장 13%에 불과한 개인 신용대출에만 국한돼 성장 한계가 있었다"며 "이들이 시중은행만큼 성장하기 위해 전체 대출시장 중 약 51%를 차지하는 기업금융 대출과 가계대출 시장(37%)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 금융감독원 허가가 떨어지지 않은 부분이지만, 특례법 개정과 함께 허가가 이뤄진다면 사용자 수가 많고 자본을 쉽게 끌어올 수 있는 시중은행들이 큰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반대로 시중은행들이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진출한다면 파급력은 크겠지만, 그 효과는 미비할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카카오뱅크 모바일 서비스와 체크카드 ⓒ 카카오뱅크


한 은행 관계자는 "현재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의 업무차별성이 시중은행들의 모바일 서비스와 크게 특장점이 없는 상황"이라며 "수익 차별화를 이룰 수 있는 구체적인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을 향한 시중은행들의 움직임은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연구소도 지난 11일 인터넷 전문은행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이 선결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말했다. 

이태규 한경련 연구위원은 "해외 경우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주체가 금융회사, 자동차, IT, 유통기업들로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며 "하지만 기존 은행과 유사한 비즈니스모델을 가진 전문은행은 성공확률이 높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연구위원은 "새롭게 시장에 진입할 인터넷 전문은행은 단순히 IT기술의 우수성보다는 차별화된 비즈니스모델 수립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현재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모두 전형적인 예대업무 중심"이라며 "후발주자는 기존 은행과 차별화를 보여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인터넷 전문은행이면서 유통과 결합한 일본의 세븐은행, 자동차금융의 핵심 비즈니스인 미국 Ally Bank 등 차별화된 인터넷 전문은행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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