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한·중·일 건강검진] 6000개 회사 책임지는 센트럴클리닉 나고야 검진센터

<일본③> 의대들과의 긴밀한 교류 통해 건강관리 효과 극대화…섬세한 개인 배려까지

나고야=임혜현·조규희·오유진 기자 | tea@·ckh@·ouj@newsprime.co.kr | 2018.12.14 15:04:15

[프라임경제] 건강‧의료보장을 위한 커뮤니티케어 밑그림이 제시되는 등 한국은 문재인 케어 실험에 돌입했다. 일본은 2060년 국민 4명 중 1명이 75세 이상이 되는 후기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중국 역시 과거 산아제한의 여파로 유례없이 빠른 고령화를 경험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북아 3국이 '건강한 사회'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것. 특히 최근에는 국민건강이 의료보장지출과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또다른 경제 현안처럼 중시된다. 의료보장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아프기 전에 미리 잡아내는 '검진'의 위상도 높아지는 상황, 지금 동북아 3국의 검진이 모색하는 바를 살펴본다.

"노동인구가 줄어들고 있죠. 그러니 건강이 보장하는 한에서는 일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산업도시 나고야답게, 건강검진의 의의와 목표를 묻는 질문에서부터 '일본 경제'와의 연관성을 꼽는 답이 돌아온다.

아울러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공업지대라는 점에서 가장 치열한 검진의 진검승부가 펼쳐지는 곳도 이곳"이라고 신야 하마다 센트럴클리닉 그룹 이사는 말한다.

센트럴클리닉 나고야 건강검진센터는 센트럴클리닉이 운영하는 건강 시스템의 핵심. 요양병원과 그룹홈 등 고령·질환자 등을 위한 케어 관련 시설들도 있으나, 건강검진과 외래진료 기능을 합친 시설을 시내 최고 중심가(더 나아가 아이치현의 중심 중 하나)인 나고야역 앞에 운영하고 있다.

아이치현 내부에서도 가장 크고 많은 투자를 한 곳으로 손꼽을 만한 센트럴클리닉의 검진시설은 건강검진으로 6000여곳과 연계돼 있다. 가히 나고야는 물론 인근 토요타시 등 인접 지역까지 아우르는 건강 문제의 중핵이라 할 수 있다. 

나고야 중심지에 넓고 쾌적한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각종 장비도 최첨단으로 갖추고 있다. ⓒ 프라임경제

일본 내 대표 공업지대인 나고야 일대는 각종 업체가 많기로 유명하다. 그런 중에도 이렇게 많은 회사의 건강검진을 도맡을 정도라는 것은 전문성과 대표성을 인정받았다는 방증이다.

신야 이사는 "자동차 공장(혹은 협력벤더업체) 같은 경우 직원이 몇백 몇천을 헤아라니 직접 방문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검진 기능이 갖춰진(내부에 시설을 갖춘) '검진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금년 기준 검진 버스만 15대.

센트럴검진센터는 토요타 자동차 공장의 협력병원이자, 닛산 협력 회사와도 인연을 맺고 있다. 아이치현 대표 주자로 기후, 미에 등 인근 지역에서도 검진 연결, 의뢰를 할 정도다.

◆연간 40만명 소화, 문제 발견시 후지타의대 등에 '바로 연결'

연간 40만명 규모의 각종 단계 검진을 소화하는데, 이 과정은 병을 찾아내는 게 주목적이다. 그럼에도 자체적으로 외래 기능을 운영 중이다.

문제가 발견됐을 때 간단한 경우 바로 처치와 치료 방법 등을 논의할 수 있으므로 투자의 일종으로 운영한다는 것.

아울러 실제로 검진 와중에 문제점이 발견된 검진자(이후 환자로 변경)의 경우, 치료를 우선적으로 관련 전문기관 중 가장 적합한 곳을 찾아 의뢰한다.

아이치현에만 4곳의 대학병원이 있는데, 특히 나고야대학교 의대와 후지타 의대와의 교류가 탄탄하다. 

"업무를 백업해 주는 대학병원이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검진 결과만 나오면 어느 곳에 어떻게 접촉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적지 않다. 그러나 우리 시설에서 검진을 받던 중 이상이 생기면 뇌든, 폐든 그런 문제점이 나온 곳에 가장 적합한 병원에 바로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다. 결과를 보고 큰 병원에 바로 갈 수 있도록 조치한다. 보통 소개서 없이는 대학병원에 바로 치료를 들어갈 수 없다. 입원에만 3개월가량 걸리기도 한다"는 설명.

검진과 외래 모두를 소화하는 센트랄검진센터는 여러 의대와의 다양한 협력 관계를 자랑한다. 우수한 의료진들을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스케쥴표로 나타난다. ⓒ 프라임경제

신야 이사는 "대학병원에서 직접 검진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검진 결과에서부터 신뢰성과 공신력이 높고 대학병원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내놓은 답이기 때문에 재차 대학병원에서 진단받을 필요 없이 치료에 전념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단말기 들여다 보며 즐거운 대기시간…개인진료정보 보호 배려

센트럴검진센터 시설을 둘러보니 넓은 공간에 쾌적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지만 공간 배치상 혼잡함을 느끼지 않는 것.

아울러 일본인들의 공중도덕 의식, 즉 공공장소에서 휴대전화 통화나 아는 이와의 대화 등으로 큰 소음을 내는 것을 자제하는 것도 한몫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일조하는 결정적인 원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남이 듣기 거북한 부분이나 개인의 질환을 남이 짐작할 만한 요소를 없애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센터에 들어서면 단말기를 제공하는데, 이 화면을 통해 조용히 어떤 절차를 밟을지 안내한다. ⓒ 프라임경제

바로 검진을 온 방문객들이 단말기를 하나씩 들고 그것을 들여다 보고 있었던 것.

대기 시간 등도 길지는 않지만, 막상 이 단말기를 통해 건강 등 각종 정보를 보면서 정보도 얻고 무료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지루할 틈이 없는 셈이다. 모두 단말기를 들여다 보며 틈새 시간을 여유롭고 요긴하게 활용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 단말기에 또 어떤 기능이 있는지 들어보니 무릎을 한 번 더 치게 된다. 가장 중요한 기능은 일종의 알림벨 기능이라는 설명이다.

순서에 따라 시설 내부의 각종 검진 코너를 이동할 때, 검진센터에 들어올 때 받은 이 단말기 화면으로 각 환자별 정보를 보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A 방문객이 혈압을 잰 후 채혈 코너로 이동할 때 이 단말기 화면을 통해 이런 요청사항을 받는 식이다. 개인별로 느끼는 정보 민감도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건강검진에 크게 별다를 게 무엇 있을까 생각하기 쉽지만, 내가 어느 코너에 무슨 진단을 받으러 가는 것을 다른 이가 듣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구체적인 질환을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민감하게 여기는 요소가 더러 있다는 것.

각 검사실 앞에서 크게 사람 이름을 호명해서 찾거나 어디로 무슨 검사를 하러 가라고 이야기한다든지, 서류를 각방 앞에 꽂아두는 식으로 운영하는 것보다 한층 섬세한 배려다. 

"근래 알레르기 많다" 밀착형 감시 번뜩여

현재의 일반검진, 닝겐도꾸 혹은 특정건강검진 등을 보완할 필요는 혹시 느끼지 못할까? 검진 관련 제도의 신뢰성과 만족도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마사키 하마다 차장은 "나라에서 정한 57가지 질문표가 있는데 그 항목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해서 관리한다"고 전제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스트레스 등 문제가 없는지 철저히 산업보건학에 입각한 디테일한 추가관리도 가능하다고 언급한다. 그는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 그런 것도 알려주는 조사 항목도 갖고 있다"면서 다만 현재의 제도가 완벽한 것 같아도 앞으로 끊임없이 촘촘하게 감시망을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생활습관병(성인병: 특정건강검진 대상)의 경우도 여러 코스가 있는데 예방의학은 생활을 개선하는 것이다. 병이 생기고 발견되고 하는 절차 그 이전에 미리 '위험 신호가 들어왔다. 아무래도 담배를 끊어야 한다' 등으로 지도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공단에서 이러한 지도를 (앞서 단행된 검진 결과를 보고 분석해) 제시하기도 하지만, 병원에서 혹은 의사가 직접 조언을 대면 제공할 수 있도록 강화하는 것도 모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근로자들은 바쁘다. 따라서 의사를 직접 보내서 검진이 안 좋은 점을 주의할 수 있게 유의사항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상의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마사키 차장은 말했다.

마사키 하마다 차장(왼쪽)과 신야 하마다 이사가 검진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신야 이사는 '일본의 공장'과 '그 구성원 및 가족들'과 매일 동고동락하며 얻은 '산지식'을 풀어놓기도 했다. "특별하게 근래 발견되는 이색적 검진 이슈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공장이 많다는 것은 공해가 많다는 것도 된다"라고 전제하고 "그래서 그런지 알레르기가 우려되는 추세 동향이 더러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하고 많은 자료를 처리하면서 얻어지는 뜻하지 않은 수확인 것.

결코 이를 사장시키지 않고 살려내 일본 전반의 의료기술과 관리에 기여하고자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는 전국 알레르기에 의한 폐 혹은 두통 문제에 원인을 찾고자(예방과 치료에 활용하고자)  각 담당의에게 (빅데이터를) 전달하고 있다면서 앙케이트 등 기법도 활용 중이라고 부연했다. '검진 분야가 빚어낸 빅데이터의 미학'인 셈이다.


"이 기사는 「국민건강 증진 공공캠페인」(한국인터넷신문협회-한국의학연구소 주최)에 선정된 기획보도입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