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홍남기 부총리 백분토론과 국민연금 개혁

2018-12-17 09:21:58

[프라임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2019년 경제정책 방향 등 경제 현안을 보고받은 가은데, 최저임금 등에 관해 이른바 '100분 토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올해 경제 상황과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해 종합적, 포괄적 전반에 걸쳐 말씀을 나눴다"고 전반적인 상황을 전했고, 차영환 경제정책비서관도 "특히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과 내년도 경제 전망에 대해 논의를 했고, 여러 가지 정부가 내년도에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전임자 김동연 전 부총리 시절,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경제 정책 '투톱 논란'을 빚었고 해석하는 이에 따라서는 아예 '김동연 패싱'이라는 소리까지 나온 것을 생각하면 이처럼 활발히 의견을 개진하고 청와대가 또 들어주는 것은 분명 좋은 징후다.

김 전 부총리가 고군분투 끝에 자리에서 물러난 이유가 결국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비중과 중요도 판단 차이 아니냐는 관점에서 보면, 청와대로서는 좀처럼 인정하기 싫은 현안(최저임금과 여파)을 어떻게 보는지 솔직한 속내를 듣는 자체가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청와대가 또 열린 자세로 의견을 들어보고 고언도 수용하겠다는 자세를 가질 문제가 하나 더 있다. 바로 국민연금 개편 이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국민연금 개편안에 퇴짜를 놓은 바 있다. 이후 설왕설래 말이 많았으나, 속시원한 해결이나 추진 상황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던 것이 결국 지난 14일에 개편안 공개라는 후속 조치로 이어졌다. 

보건복지부는 통상 사전설명회를 열어 언론에 충분히 내용을 설명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이 개편 이슈 발표의 거사일을 사전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금요일로 결정했다.

모양도 아리송하다. 사지선다의 국민연금 개편안을 공개한 것이다. △현행 유지 △기초연금 인상 △보험료 12%-소득대체율 45% △보험료 13%-소득대체율 50% 등을 내놓았는데, 사실상 국회에 공을 떠넘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양한 방식을 모두 올려놓고 치열하게 고심하는 건 나쁜 방식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잖아도 지난 번 청와대의 개편안 퇴짜 상황을 놓고 이번 정권 임기 중에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심지어 민감하고 욕 먹을 이슈를 임기 중 건드리기 싫다는 내심 아니겠냐고까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런데 또 사지선다식으로 문제를 다른 곳으로 넘기려는 듯 보이는 구도를 만드는 것은 또다른 문제다. 소득주도성장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혁신성장 우선론으로 평가받던 김 전 부총리가 결국 '소외 논란'과 '불통 우려' 끝에 낙마한 게 얼마 전이지 않은가?

경제 사령탑과 청와대와의 소통과 치열한 교류를 홍 부총리 부임 직후 100분 토론 방식으로 도입한 예를 참조해서, 국민연금 이슈 역시 다양한 쓴소리를 모두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야 할 것이다. 또한, 문제를 대강 숙의민주주의나 국회에 넘기겠다는 식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를 보이면 좋을 것이다. 

연금이라는 제도는 착취당한다고 느끼는 세대가 없어야 유지되는 외발자전거다. 세대 간 불균형을 시정하겠다는 비상한 각오와 열린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


카카오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Copyright 프라임경제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전 1 / 0 다음
Copyright ⓒ 프라임경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