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건강검진] 건강한 발전 위해 검진에 사활 '3국3색'

2018-12-18 22:40:16

- <종합> 습관병 해결과 지속적 의료 등 발전 열쇠 위해 고심과 제도 강화 구슬땀

[프라임경제] 건강‧의료보장을 위한 커뮤니티케어 밑그림이 제시되는 등 한국은 문재인 케어 실험에 돌입했다. 일본은 2060년 국민 4명 중 1명이 75세 이상이 되는 후기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중국 역시 과거 산아제한의 여파로 유례없이 빠른 고령화를 경험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북아 3국이 '건강한 사회'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것. 특히 최근에는 국민건강이 의료보장지출과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또다른 경제 현안처럼 중시된다. 의료보장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아프기 전에 미리 잡아내는 '검진'의 위상도 높아지는 상황, 지금 동북아 3국의 검진이 모색하는 바를 살펴본다.

동북아시아는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상당히 선방하고 있는 편에 속한다. 중국은 도광양회 끝에 이제 본격적으로 G2 중 하나로 떠오르면서, 확실한 대국굴기를 선보이고 있다. 일본은 아베노믹스로 불경기와 맞서면서 경제 대국으로서의 면모를 확고히 했다. 수많은 초격차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들을 다수 보유한 명실상부한 경제대국이다. 한국도 반도체 등의 스타 플레이어들의 노력이 눈부시다.

하지만 한·중·일 모두 고민이 없지 않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펀더멘탈 차이를 체감하면서 일단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이다. 더욱이, 본격적으로 피어보기도 전에 늙어버리는 '웃픈' 현실에 직면했다. 과거 인구폭탄에 대처하기 위해 1가구 1자녀를 강제한 것이 빠른 고령화의 방아쇠로 작용한 것이다. 한국은 반도체 사이클 하강에 발목을 잡힐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수출 주력 품목인 자동차도 고전하고 있다. 급기야 문재인 정권이 소득주도정상론의 속도조절을 선언하고 나섰다.

일본도 일찍부터 경제가 활력을 잃었다는 우려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했고 아베노믹스로 단초를 찾은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아직 확실히 초고령화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한 양상이다. 늙은 부모의 병수발을 들기 위해(개호, 즉 간병) 중년의 직장인이 회사를 그만두는(이직=사직) '개호이직' 등 사회현상이 일본을 괴롭히고 있다. 그렇다고 요양보험 등 사회적 제도 구축을 추구하자니 세대간 갈등과 젊은층의 부담이 적지 않다.

요컨대 한국과 일본, 중국 모두 국민의 건강 문제에 사회와 경제 전반의 명운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건강하게 오래 삶을 즐기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즉 사회에 아픈 이를 떠받치는 보건복지비용 출혈을 강요하지 않도록 노화에 따른 각종 고생을 제어하는 게 핵심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도 이들 국가들은 모두 이런 맥락에서 치료 중심의 보건의학에만 안주하지 않고 건강검진을 통해 백년대계를 닦고 있다.

◆건강한 노년 방해하는 복병, 습관병을 잡아라

3국이 모두 의료보험 등 보건의료 저변 강화에 성공했다는 점은 두드러진다. 의료보험은 단순히 큰 지출을 걱정하지 않고 병원을 찾을 수 있다는 사회공감대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료전달체계(각급 병원간의 큰 줄기와 흐름을 잡는 것)를 확보하고 각종 보건의료제도를 밀어붙이는 데 필요한 인프라를 확인, 강화하는 데 유용한 지도가 된다.

▲한 의사가 건강검진센터의 복도를 걷고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건강검진은 또 어떤 새 길을 걸어야 할까 보여주는 듯한 장면이다. ⓒ 프라임경제

중국이 사회주의 의료체계 구축을 통해 보험 시스템을 전국민을 상대로 강화한 데 이어, 2020년을 목표로, 도시와 농촌 등으로 3개 트랙을 사용하는 현재 체제를 완전한 의료보험 일원화하기로 한 점이 두드러진다. 일본과 한국도 이에 앞서 의료보험과 각 회사의 지원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금적 어려움을 겪지 않을 방안을 구축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건강검진을 통해 건강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의료보험망의 사회적 지출 부담 감소를 꾀한다는 중단기적 이유, 장기적 이유로는 사회 전반의 안녕 구축이라는 과제 이유에서 모두 중요하게 다뤄질 수밖에 없다.

한국이 건강보험 가입자가 받을 수 있는 건강검진의 폭과 종류를 손질(강화)하는 식으로 국민 건강 전반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 것은 이런 큰 맥락의 좋은 예다.

지역건강보험의 20세 이상 피부양자 등 현재의 건강검진망에서 벗어나 있던 인원에 대해서도 근래 제도 개선을 통해 조만간 건강검진의 틀 안으로 끌어들이게 됐다. 아울러, 일반건강검진과 특정건강검진(생애전환기건강진단) 등으로 나뉘어 있던 것을 모두 하나로 통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만 40세와 66세 등에서 체크하던 각종 생애전환기 문제에 대한 관리가 전반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 역시 생활습관병에 따른 건강검진(특정건강검진)을 확고히 챙기기 위해 '건강일본 21'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각별히 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 특히나 이 결과에 따라 건강증진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는 자가 탐지되면, 보건지도를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했다.

일본 검진 관계자들은 "노동 인구가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오래 건강히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건강검진에 각별히 제도적 뒷받침을 하고 있는 이유를 시사했다.

중국 역시 뇌졸중(중풍) 및 관상동맥심질환(CHD) 등에 대한 선별검사 강화 등에 큰 노력을 기울여, 상대적으로 치료에 비해 건강검진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약하다는 오해를 불식시키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취재 기간 중 만나본 중국의 전문가들은 "기름진 음식을 선호하는 특성에 맞춰 각종 성인병에 대한 대처와 맞춤형 검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치료와 검진의) 노동간 차이가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이 과제에 대해 당국이 인식하고 있고 해결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중국은 전국 각지의 의료환경에 편차가 있다는 과거의 경험을 살려, 2009년 개혁 이래 기층의료기관 강화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에 그치지 않고, 민간병원과 외국병원 투자를 과감히 수용하는 등 열린 자세로 보건의료 전반을 강화했으며 이들의 투자는 특히 건강검진 강화에 큰 마중물이 되어준 것으로 보인다.

이런 두 가지 노력이 모두 빛을 발하고 서로 시너지를 내면서 중국의 건강검진은 양과 질 모두에서 탄탄한 발전을 확보하게 됐다. 공공의료 측면에서의 건강검진망이 과거 대비 비약적으로 상승했고, 민간 측면에서 볼 때에도 미용의료와 안티에이징 등 일명 돈이 되는 의료 서비스는 물론 건강검진망 강화로도 투자와 역량 표출이 자연스럽게 유도돼 민관협력을 통한 건강검진 강화라는 선순환이 이뤄졌다.

▲건강검진의 자료를 적극적으로 융합, 활용하는 사후검진에 대한 관심이 향후 21세기 의료의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사진은 11월2일 '2018 오프라이즈(O-Prize) 아이디어 공모전 시상식'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건강체험 팀이 발표를 하는 장면. 이 팀은 쉽게 이해하고 활용하는 건강검진에 시사점을 던져 좋은 평가를 받았다. ⓒ 연합뉴스

◆사후관리 실효성 확보가 관건, 3국 모두 고심 해답은 빅데이터?

이런 가운데 검진을 통해 건강정보를 아무리 정교하고 정확히 얻어내도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효과가 반감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일본이나 우리 모두 사후관리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여기에 만전을 기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일본 스스로가 '건강일본 21'이 여러 효과를 거뒀지만 검진 이후의 케어와 종합관리에서는 100% 만족할 답을 얻지 못했다고 중간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우리의 특정건강검진과 일반건강범진간 일원화 역시 이런 '지속적 의료'라는 최종 목표 달성에 이 같은 일원화 채널이 더 유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중국 역시 이런 문제를 모르지 않는다. 바야흐로 건강검진에 대한 중요성 인식과 기본적인 시스템 마련에는 자신감을 가져도 좋은 상황에 3국 모두 도달했으나, 이를 통해 얻은 자료가 일시적 경종에 그치고 사장되지 않도록, 사후에도 이를 종합관리할 필요라는 새 숙제를 이제 각국이 풀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각국의 당국 및 개별 검진기관들이 움직이는 상황은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하나로 수렴되고 있다. 자료의 관리를 통해, 우선 개별 검진자의 건강 흐름에 대해 종합적이고 유기적인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숙지시키는 데 모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검진상 드러난 문제점에 대비해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사용자와 근로자의 관리 협력을 강조, 이를 어느 정도 실현하고 있다. 제도상으로나 판결의 태도 등이 확실한 철학을 갖고 장기간 도운 결과물이다.

우리나라 역시, 제도를 계속 손질한 결과 건강검진으로 얻은 결과와 문제점 제시, 이를 통한 사후관리 구축에 과거 대비 한층 탄력이 더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검강검진을 통해 정보를 모으는 것은 또다른 힘이 된다. 개별 검진자의 건강을 평생 종합적으로 관리한다는 시간표상의 능력 외에도 이를 민감한 개별내용을 비인식화하는 과정을 거친 뒤 빅데이터화함으로써 오늘날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인/일본인/중국인들의 건강 고민과 취약점, 챙겨야 할 바가 무엇인지 읽어낼 수 있는 지도를 그릴 수 있는 가능성이 구체화되고 있다.

이 문제에 이미 3국의 각 개별 건강검진 종사기관 등이 나름대로의 역량 강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도 취재의 성과물이라 할 수 있다. 개인정보의 관리 주도권 문제와 빅데이터화를 통한 건강검진의 대의 사이에서 스탠스를 잘 잡도록 고민할 필요는 있으나, 현재로서는 이 민감한 문제에 대체로 사회적 용인 수준에서의 방편을 잘 찾아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건강검진이 강화되고 정보가 구체화될 때, 얻을 수 있는 효용은 크며 앞으로도 이런 효과는 더욱 확장될 것이다. 원격의료 등 아직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 3국이 각자의 형편에 따라 논의를 하고 있는데, 건강검진은 이런 미래형 이슈에 가장 접촉 표면적이 넓은 주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까지 크게 성장해온 건강검진이 앞으로 21세기 초반을 아우르는 더 큰 이슈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우리와 일본, 중국의 건강검진이 그간 숨가쁘게 달려온 만큼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에 잘 응전해 나갈지 주목된다. 



"이 기사는 「국민건강 증진 공공캠페인」(한국인터넷신문협회-한국의학연구소 주최)에 선정된 기획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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