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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핀테크 평가 ↑' 新인터넷 은행, 더 커진 네이버 영향력

거대 ICT기업 네이버 행보 촌각…신규 평가방침도 고평가 유력

김다빈 기자 | kdb@newsprime.co.kr | 2018.12.24 16:29:49

네이버 사옥(사진 위)와 현재 운영주인 카카오뱅크 및 케이뱅크 ⓒ 각사


[프라임경제] 오는 2020년 신규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이 유력해지며 IT '공룡기업' 네이버가 인터넷 전문은행에 뛰어들 것인지에 대한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인터넷 전문은행 신규인가 세부추진방안'을 발표하며 "은행업 경쟁도 평가 결과, 인터넷 전문은행 신규인가를 고려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금융감독원의 심사결과와 외부평가위원회의 평가결과를 참고해 예비인가와 본인가를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규 인터넷 전문은행은 오는 2019년 1월 중으로 인가 설명회 개최 및 평가항목·배점 발표에 따라 3월, 예비인가 신청을 접수할 수 있게 됐다. 

이후 금감원과 외부평가위원회의 평가 결과를 거쳐 최대 2곳이 신규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게된다. 최종 예비인가가 확정된 업체는 이후 본인가 승인과 전산설비 구축의 과정을 거쳐 오는 2020년 상반기 본격적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특히 금융위는 인터넷 전문은행법령과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취지 등을 고려해 △자본금 및 자금조달의 안정성 △대주주 및 주주구성계획 △ 사업계획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은산분리 특례법에 의해 인터넷 전문은행 지분을 최대 34%까지 확보할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ICT)주력 기업들의 행보가 업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 ICT 기업 '각축'에도…업계는 네이버 행보에 '촉각'

신규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방침 발표에 따라 업계에서는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에 뛰어들 ICT 기업으로 네이버, 키움증권, 인터파크 등 3곳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우선 키움증권의 경우 신규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2015년 기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 당시에도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냈던 키움증권은 지난 9월 이현 키움증권 대표가 재도전 의사를 다시 한번 피력하기도 했다. 

이현 대표는 "키움증권의 최대주주는 ICT 기업 다우기술이다. 또한 300만명 이상의 고객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온라인 금융 플랫폼 운영에 축적된 노하우가 있다"며 "이에 차별화된 은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어 인터넷 전문은행에 다시 한번 도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키움증권은 11월, 프로야구 넥센 타이어의 뒤를 이어 서울 히어로즈의 메인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한 바 있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을 출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마찬가지로 제 1기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에 도전했던 인터파크도 신규 인가에 다시 얼굴을 내비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인터파크는 지난 1기 당시 SK텔레콤, IBK기업은행, 현대해상, NHN엔터테인먼트, 웰컴저축은행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인가 방침을 세운 바 있어 이번 인가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의 적극적인 인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이 현재 가장 주목하는 기업은 풍부한 자본력과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네이버의 움직임이다. 아직까지 신규 인터넷 전문은행에 관한 공식적인 입장 전달은 없지만 네이버는 이미 자회사 '라인'을 통해 일본, 태국, 대만 등에서 인터넷 은행 설립을 추진한 바 있어 신규 인터넷 전문시장을 향한 관심을 직 ·간접적으로 드러내 그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들 역시 네이버와의 합작을 통해 인터넷 전문은행에 뛰어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신규 인가방침 발표에 따른 네이버의 행보는 현재 제 3·4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에서 가장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지난 11월 미즈호파이낸셜그룹과 공동 은행 설립 계획을 발표한 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 ⓒ 연합뉴스


이미 지난 10월 네이버 일본법인 라인 금융자회사 '라인파이낸셜아시아'는 KEB하나은행 인도네시아 지분 20%을 사들이며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네이버와 하나은행은 이를 통해 오는 2019년부터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뱅크 사업을 본격추진할 예정이기에 네이버의 신규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도 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규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 발표에도 아직 네이버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는 1월 있을 평가항목 및 배점 발표 이후 네이버의 구체적인 출연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 역시 "아직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을 위한 사내 TF팀이나 부서배치 등을 구상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네이버가 먼저 움직인다면 상황이 다를 것이다. 네이버의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다면 그 때 본격적으로 사업 논의와 전략 기획 등이 수립될 것"이라고 전했다. 

◆ '자금 안전성·차별화된 핀테크' 중점, 네이버 '고평가 예측'
  
네이버의 움직임에 따라 시중은행들과의 합작을 통한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여부들도 관심을 끌고 있지만 금융위가 제시한 평가방침에도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업이 네이버라는 데 이견이 없다.

카카오뱅크의 서비스 상품들 ⓒ 카카오뱅크


금융위 관계자는 "신규 인터넷 전문은행은 평가 기준은 예측한 수준을 초과하는 자금이 필요한 경우, 구체적이고 적정한 자본조달방안이 마련됐는지에 대한 자금 안정성을 평가할 것"이라며 "또 주주 구성계획에서도 인터넷 전문은행을 영위하는 것에 대해 금융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을 촉진하는데 유리한 지를 평가한다"고 전했다.

이어 "차별화된 금융기법, 새로운 핀테크 기술 등 혁신적 금융상품 및 서비스도 금융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한다"며 "금융산업의 경쟁도를 제고할 수 있는 적정 수익의 지속창출, 서민금융 지원, 중금리 대출 공급 등 포용적 금융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여부를 심사하겠다"고 전했다.

금융위가 제시한 위 3가지 평가요소 중 고평가를 받을 ICT기업은 단연 네이버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기존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자금융자에 어려움을 겪었고 사업 종류도 개인신용대출에만 국한된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이번 신규 인가방침에 따르면 중금리 대출과 포용적 금융상품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이를 통해 자본력과 기술력이 우수한 네이버의 고평가에 힘이 실리는 이유"라고 전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자본금 확대가 쉽지 않아 대출시장 13%에 불과한 개인신용대출에만 국한돼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고 풀이했다. 이어서 "아직 금융감독원의 허가가 떨어지지 않은 부분이지만, 특례법 개정과 함께 허가가 이뤄지고 네이버와 시중은행이 인터넷 전문은행에 뛰어든다면 사용자수가 확보된 거대 인프라 속에서 자본을 쉽게 끌어올릴 수 있어 은행권에 큰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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