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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용일 "부상에 흔들린 유망주, 리투아니아서 불타오르다"

부상 공백 딛고 A리가 FK조나바서 성인리그 연착륙

김기현 청년기자 | press@newsprime.co.kr | 2018.12.28 14:47:30
[프라임경제] 대한민국 유소년축구의 떠오르는 신성이었지만 지난해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1년의 공백을 맞은 전용일 선수. 한때 대한민국 축구계의 기대주였던 그가 유럽으로 눈을 돌려 새로운 꿈을 향하기 시작했다.

부상과 좌절이 아닌 발전과 희망으로 유소년리그를 넘어 성인무대에서 활약하기 위한 필요조건을 갖추는 그는 현재 리투아니아 1부리그인 A리가(A Lyga)  FK조나바(FK Jonava)에서 꿈을 펼치고 있다. 

시즌을 마치고 고국에 돌아와 개인훈련 및 휴가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그를 만나 낯선 환경에서 다시 꿈을 꿀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들어 봤다. 

Q. 지난 1년간 리투아니아 리그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왔다. 축구팬이 아니라면 다소 낯선 이름인데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A. 안녕하세요. 리투아니아 A리가 FK조나바에서 뛰는 전용일입니다. 국내에서 고등학교 1학년까지 다니다 우연한 기회로 브라질 유학을 결정했는데요. 유학도중 큰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귀국해 1년 동안 재활에 매달렸습니다. 그러다보니 10대 끝자락에 와있었고 선수로서 뛸 수 있는 팀을 찾던 중 외국인 에이전트를 만나 지금의 팀에 입단하게 됐습니다. 

전용일 선수. =구단 제공



Q. 유소년무대에서 활약 후 바로 성인무대에 진출한 셈이다. A리가는 어떤 무대인지?
A. 한국팬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리그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전에는 잘 몰랐으니까요. A리가는 2월에 개막해 그해 11월에 끝이 납니다. 유로파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1~2위 팀은 상위권 팀이 거의 확정적이지만 나머지 팀은 순위 변동이 심하기로 유명하죠. A리가는 다양한 선수들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곳으로 통합니다. 소위 빅클럽에서 적응을 못하거나 부상을 당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기까지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곳이랄까요. 해당 시즌에 어떤 선수가 왔느냐에 따라 순위가 좌우되는 이유기도 합니다. 그래서 조직력이 뛰어난 팀이 별로 없는 대신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훌륭하다는 게 특징입니다. 상당수는 유명 클럽에 몸담았던 선수들이고 국적도 다양한데요.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점에서 아주 흥미로운 무대입니다. 

Q. 소속팀 FK조나바는 어떤 팀인지?
A. A리가 자체가 생소하겠지만 FK조나바 역시 작은 도시를 연고지로 하는 팀입니다.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 마음에 들어요. 감독님은 특히 전술적인 부분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선수들의 의견을 존중해 주시고, 선수마다 갖춘 장점을 경기 중에 시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시는 분입니다. 독창적이고 창의적일수록 칭찬을 많이 받아요. 그럴수록 선수들은 자신감을 갖고 개인의 능력을 경기장에서 쏟아낼 수 있죠. 우리 팀에는 20~22명이 엔트리에 포함되는데 부상을 제외하고 훈련에 참가하는 인원은 17~19명 정도입니다. 유스팀과 성인팀의 기량 차이가 상당히 크지만 이번 시즌 1군에서 뛸 수 있었다는 점에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가능성을 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Q. 낯선 유럽생활이 쉽지 않았을 텐데. 
A. 초등학교 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하고 고등학생시절 2년 동안 브라질 유학을 한 덕분에 적응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저 축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어요. 물론 성인리그 선수들과 부딪쳐야 한다는 점에서 긴장도 되고 기대도 컸는데요. 실제로 생각보다 상당히 거친 무대였습니다. 한국에서는 부상을 피하기 위해 몸을 사릴 수 있었는데 여기서는 그럴 수 없거든요. 그래서 체력 관리가 더 중요했죠.
동양인이라는 한계를 넘기 위해 체력을 키우고 거친 환경에 적응하면서 몸을 사리는 습관을 고치려고 애썼어요.
무엇보다 감독님, 코칭스태프와 소통하면서 팀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고 팀원들도 제가 어리다는 걸 알고 잘 챙겨줘 고마웠습니다. 숙소는 구단에서 마련해준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는데요. 처음에는 혼자였지만 지금은 룸메이트가 생겼어요. 한국 생각이 많이 나지만 지금은 이루고자하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견딜 수 있습니다. 

Q. 스페인리그 진출도 타진했었다고 들었다. 
A. 사실 리투아니아에 오기 전 스페인으로 가려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았어요. 물론 후회는 없습니다. 여기서 뛰는 것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고 막상 스페인 무대에서 출전 기회를 쥐지 못하면 그게 더 손해니까요. 제 위치에서 당장 경기에 투입되는 것이 첫째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전반기 시즌을 마치고 이적을 희망한다고 구단주와 에이전트에게 털어놓았는데요. 구단주께서 지금 1군 소속으로 시즌을 마치고 꾸준히 1년 정도 더 뛰다가 팀을 옮기는 게 어떠냐고 설득하셨어요. 내달 초에 다시 복귀해 전지훈련을 소화하면 분명 더 좋은 기회가 있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Q. 스스로 걱정하는 부분이 있다면?
A. 부상에서 복귀한 무대가 성인리그, 특히 프로무대라는 점에서 1년의 공백이 과연 얼마나 클지가 걱정이었습니다. 지금 리그에서 제 진짜 실력을 모두 보여주지 못했다는 게 가장 아쉬워요. 또 리그 중간에 콜린성 두드러기에 걸려 몇 경기 결장한 것도 아쉬움이 큽니다.
시즌을 마치고 느낀 것은 20대 중반 선배들부터 30대 후반 노장들까지 각기 스타일이 다르다는 겁니다. 여전히 제가 갈 길이 멀다는 뜻이죠.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으니까 그들의 경험을 잘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포기는 절대로 할 수 없습니다. 

김기현 청년기자

*해당 기사는 사단법인 '청년과미래'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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