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표 vs 체감경기… 상대체감지수가 시사하는 것

2019-02-11 14:14:10

[프라임경제] 청년실업 등 고통이 유례없이 극심하다고 한다. 한편 일각에서는 경제지표는 그렇게 일방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라고 강변한다. 이는 언론과 보수진영의 불온한 '정권 흔들기'에 불과하다는 의혹도 뒤따른다. 

예를 들어, 현대경제연구원이 5일 내놓은 '2019년 한국 경제 희망 요인' 보고서가 "현재 한국의 경제 상황이 과거 선진국들이 1인당 국민소득(GNI) 3만 달러를 넘었을 때보다 양호하다"는 분석을 내놓자, 그간의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 전반을 '신기루'나 '문재인 정부에 대한 악의적 마타도어'쯤으로 도매금으로 비판하고 나선 리플들이 등장한 바 있다.

어느 말이 맞는 것인가? 체감경기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우려가 높은 가운데, 그 원인에 대한 시사점을 주는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끈다.

11일 나온 '경제 내 상대적 격차에 따른 체감경기 분석' 보고서는 '상대체감지수'라는 개념을 통해 이런 괴리 문제를 짚었다. 상대체감지수는 김형석 한국은행 차장이 자체적으로 만들어낸 것. △업종별 소득격차 △업종별 생산격차 △실업률 격차 △생활물가 격차 △기업규모 간 가동률 격차 등을 평가한 뒤 합산해 지수화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경제를 풀이해 본 자료가 흥미롭다. 이 한국은행 보고서는 금융위기 직후까지만 해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과 상대체감지수가 대체로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2014년부터 상대체감지수는 뚜렷하게 하락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즉 상대체감지수는 지난 2017년 3분기 -0.8로 저점을 찍었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덮쳤던 2008년보다도 낮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근래 경제 사정이 리먼 위기 당시보다도 더 나쁜 체감경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것을 짚어낸 것인데, 이를 참조해 상황을 역으로 풀이하면 체감경기가 이른바 '객관적인' 지표와 따로 움직이는 원인이나, 그런 상황을 조성하는 구성 요소들을 짚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 그리고 여기서 사용된 상대체감지수를 놓고 벌써 풀이 움직임이 나온다. 근래 경제 상황에 대한 상대체감지수가 최저 수준으로 급락한 원인에 청년실업 악화 그리고 대기업의 해외 이탈 등으로 인한 중소기업의 업황 악화 등을 꼽는 시각이 유력하다.

사정이 이렇고 보면 대기업이 잘 되면 낙수효과가 생긴다고 설파하던 전직 대통령은 물론, 공무원 증원으로 경기 활성화를 풀어보고자 하는 현재 정권 모두가 잘못된 길을 걷고 있는 게 일정한 논리 일관성으로 설명되는 셈이다.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 변변한 경력없이 막 졸업한 이들이 취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본인 탓으로 치부하는 문제는 어느 정권에게나 쉽지 않은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직접적으로 공략하지 않고 쉬운 문제부터 풀어서 점수를 내고자 하는 대증요법은 결국 점수 관리법이 아닌 낙제로 가는 길에 불과하다. 그걸 시도하고 자화자찬하는 게 우든 좌든 혹은 어느 미사여구로 치장된 정파이든 '그 밥에 그 나물'임도 분명하다. 

역사적으로도 많은 정치인 그리고 정부들이 그렇게 싫어하던 반대 당파, 전임 정권들과 한 묶음으로 치부됐는지 많은 정치인들이 상대체감지수를 통해 겸허히 반성했으면 한다.  

카카오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Copyright 프라임경제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프라임경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