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아이 갖는 건 남자 하기 나름

2019-01-02 16:26:19

[프라임경제] "물구나무서기 체위로 하면 도움이 된다."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하는 부부들은 성생활의 체위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남녀의 위치나 어떤 체위가 좋다는 등 속설이 많지만 대부분은 의학적 근거가 없다. 심지어는 그냥 하기도 힘든 물구나무서기 자세로 하라는 얘기까지 있다. 정말 그런 체위가 도움이 될까?

정액은 남자의 음경에서 끈적끈적한 젤 상태로 분출돼 질에서 액화된 이후 정자가 움직인다. 그래서 사정 후 30분 정도 베개를 받쳐서 골반을 높인 자세를 취해, 정액이 질 밖으로 흘러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성관계 시나 사정 후 물구나무서기를 할 필요까지는 없다. 정자는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여성의 자세와는 상관없이 질과 자궁 안에서 1분에 1~4mm의 속도로 나팔관까지 이동하여 난자를 만나 수정을 한다.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2010년 1.15명의 초저출산 국가로, 저출산이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매우 빠르게 감소되고 있다. 적절한 출산 정책을 마련하고 사회적 환경의 개선으로 출산율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피임을 하지 않고 1년 이상의 정상적인 부부 생활에도 임신이 되지 않으면 불임으로 정의된다. 우리나라 부부 3쌍 중 1쌍이 난임을 경험하는데, 불임이나 난임의 원인은 여성 및 남성 모두에게 있을 수 있지만 원인불명인 경우도 많다. 

난임 부부들은 임신이 잘된다는 비법을 많이 찾는데, 임신에 관한 속설들이 의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것도 있지만 전혀 아닌 것들도 많다. 임신에서 여성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남성의 역할 역시 중요하고, 그것은 건강하고 풍부한 정자를 만드는 것이다. 정자를 만드는 고환의 기능을 최고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령이 필요하다.

고환이 담겨 있는 주머니인 음낭은 정자를 만드는데 최고의 기능을 발휘하도록 온도를 체온보다 2-4℃ 정도 낮게 유지한다. 음낭의 피부에는 가는 주름이 잡혀있어 넓은 표면적을 이용하여 열을 발산시킨다. 꽉 끼는 드로어즈나 삼각팬티는 음낭을 누르고 통풍이 되지 않아 음낭의 온도를 상승시킨다. 

모양은 좀 덜 나더라도 헐렁한 트렁크 팬티를 입는 것이 건강한 정자를 잘 만들 수 있다. 스키니진 바지도 마찬가지인데, 골반근육을 긴장시키고 혈액순환을 방해해 전립선이나 방광에 나쁜 영향을 준다. 어쩔 수 없이 입어야 하는 경우에는 저녁에 온좌욕으로 골반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정자 생성에 필수적인 남성호르몬은 스테로이드 호르몬으로 콜레스테롤이 원료이다. 콜레스테롤이 너무 적으면 성호르몬에 불균형이 생기고, 단백질이 적으면 정자 생산에 지장을 받는다. 건강한 임신을 위해서는 쇠고기 살코기나 닭가슴살 등의 순수 단백질과 지방을 적절하게 섭취해야 한다.
 
오랜 시간 앉아서 지내는 현대생활은 골반근육을 긴장시켜서 전립선이나 정낭 등 요로생식기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준다. 

하루에 빨리 걷기 30분, 근육운동 10분 정도 주 5회 이상 꾸준히 하면 도움이 된다. 또 적절한 수면은 남성호르몬과 정자의 생성에 있어 중요한 요소인데, 오전 2~6시를 중심으로 규칙적인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담배의 유해물질이 고환에 직접 나쁜 영향을 끼치고, 흡연으로 인한 혈류장애가 성호르몬과 정자의 생성을 감소시킨다. 과음이나 빈번한 음주도 성호르몬 생성과 정자의 분비에 장애를 준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1년 전부터는 과음을 피하고 금연을 하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고환에 손상을 준다는 얘기가 있다. 아직까지 고환 세포나 정자가 전자파의 영향을 받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스마트폰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하루 중 어떤 시간과 임신 성공률은 전혀 관계가 없다. 다만 횟수는 관계가 있는데, 여성의 배란기에 맞춰 일주일에 2-3번 정도 부부관계를 하는 것이 임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무계획적으로 부부관계를 너무 자주 하면 정자의 수가 줄어들고 정액의 질이 떨어져서, 정작 배란기에는 임신 가능성이 낮아지게 된다.

서두에 체위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부언인데, 어떤 체위가 쾌감이 가장 클까 궁금해 하는 남성들이 많다. 소녀경이나 카마수트라에는 수백 가지의 경이로운 섹스 체위들이 있지만 대부분은 불가능한 자세이고 사실 쾌감의 순위나 정해진 규칙은 없다. 

정형화된 체위를 따라 하기보다는 분위기에 따라 자연스럽게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사랑의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는 자연스러운 섹스가 충분한 만족감을 줄 수 있다.

2019년에는 누구나 행복하게 아기를 갖고 기를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만들어지고, 남자들이 스트레스 없이 임신에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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