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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당했다" 정보화진흥원, 비정규직 '해고 조장' 의혹

기자회견 통해 목소리 낸 근로자들만 재협상 진행…논란 가중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19.01.03 20:32:10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부당한 방식으로 해고했다는 의혹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 한국정보화진흥원

[프라임경제] 한국정보화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청각언어장애인들의 통역을 중계하는 계약 직원들을 부당한 방식으로 해고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전산직 노동자들 또한 "나도 당했다(MeToo)"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런데도, 진흥원 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목소리를 낸 중계직 근로자들만을 대상으로 재협상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앞서 진흥원은 지난 1일 직접고용 대상 비정규직 109명(중계직 39명·운영직 45명·전산직 25명)에 대한 무기계약직(정규직 신분이지만 비정규직과 같은 처우를 받는 근로자를 일컫는 말) 전환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97명(중계직 30명·운영직 44명·전산직 23명)이 무기계약직 전환 채용에 참가했고, 이들 중 총 73명(중계직 18명·운영직 44명·전산직 11명)이 전환에 성공했다. 즉, 무기계약직 전환에 응시한 직원 중 중계직과 전산직에서 12명이 탈락한 셈이다.

KT새노조 손말이음센터지회는 지난달 31일 서울 대림동에 위치한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중계직 근로자들이 부당하게 해고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KT새노조 손말이음센터지회에 따르면, 진흥원은 통신 중계서비스를 제공하는 파견근로자(KT CS 소속)들에게 정규직전환을 위한 '형식적' 절차라며 총 3단계에 걸친 채용과정을 거치게 했다. 이와 함께 응시 조건이라며 소속 회사에 사표를 제출하게 했다. 

그러나 수많은 탈락자가 발생했다. 일련의 과정들을 볼 때 진흥원 측에서 '해고'를 조장한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는 게 지회 측 주장이다.

◆중계직과 같은 상황에 놓인 전산직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 A씨는 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중계직뿐 아니라 전산직 노동자들 또한 같은 일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A씨는 "진흥원 내부 전산프로그램을 관리하는 전산직군에게도 퇴직 서류제출을 요구하고 정규직전환을 이행하지 않아 총 12명의 전환대상자들이 거리에 내몰리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중계직의 경우 노조를 통해 부당함을 주장할 수 있지만, 개인근로자인 우리는 기댈 곳조차 없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KT새노조 손말이음센터지회의 기자회견 후 중계직 노동자들은 이날 재차 협상테이블에 앉았지만, 전산직 근로자들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A씨는 무기계약직 전환 면접 과정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A씨는 "공부를 열심히 해 1차‧2차 시험을 통과했지만, 면접 통과율은 절반에 불과했다"면서 "합격자들을 보면 대부분 진흥원이 이전하기 전부터 이곳에서 용역 업무를 해오던 사람들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3차 면접관들은 업무에 대한 질의가 아닌 질타를 이어가는 등 우리를 떨어뜨리려 애쓰는 사람 같았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진흥원 측은 해고를 권유한 사실도 100% 채용을 약속하지도 않았다는 입장이다.

진흥원 관계자는 "전산직 근로자들은 총 10개 업체에 소속돼 있다"며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엄격한 전형절차를 거치겠다고 사전에 이야기했고 100% 채용하겠다고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부당면접 의혹에 대해서는 "임직원 면접으로 진행돼 전문성을 물어 볼 필요가 없었다"면서 "일방적 질타 또한 없었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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