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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롯데손보 명의도용 설계사 "집 여러 채 가진 임대업자"

세입자 명의 훔쳐 '재물보험' 가입, 피해자 거주지도 아냐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9.01.05 07:48:34
[프라임경제] 집주인 위치를 이용해 세입자의 개인정보를 훔쳐 수억원대 화재사망보험에 가입해 논란이 된 롯데손해보험(000400·이하 롯데손보) 설계사가 여전히 영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문제의 설계사가 인천과 경기도 일대에 집을 여러채 가진 임대업자이며, 보험계약에는 피해자가 살고 있는 인천 지역이 아닌 경기도 일산 소재의 또 다른 주택이 보상대상으로 명시돼 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피해자 A씨는 4일 오후 '프라임경제'와의 통화에서 "해당 설계사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지만 설계사는 물론 롯데손보 본사까지 적반하장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무엇보다 A씨 몰래 가입된 보험상품의 정체가 눈길을 끈다. 이는 롯데손보가 지난해 9월 출시한 '(무)롯데 성공지킴이 재물종합보험'으로 화재 및 폭발로 인한 재산손해와 배상책임, 비용손해 등을 상해사망과 함께 보장한다. 

피해자 A씨의 명의를 훔친 집주인 B씨가 가입한 상품은 전용주택(주상복합 등을 제외한 거주만 목적으로 하는 주택)의 화재 및 폭발, 파열 등 피해를 보장하는 재물종합보험이다. ⓒ 롯데손해보험



피해자와 롯데손보 등에 따르면 설계사 B씨는 자신의 딸을 계약자로, A씨를 피보험자로 내세워 보험상품에 가입했다.

그러나 정작 화재 또는 폭발로 집이 망가졌을 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주택은 A씨에게 세를 준 집이 아닌 제3의 주택을 내세웠다는 것. 실제 A씨가 공개한 보험계약서를 보면 화재손해로 인한 보험금 5000만원, 화재(폭발포함) 배상책임으로 3억원의 보험금이 책정돼 있다. 

피해자 A씨가 공개한 보험가입계약 일부. (=피해자 제공)



해당 주택들의 소유주는 B씨의 딸인 것으로 전해졌다. 즉 B씨가 자신 혹은 자녀의 재산상 이익을 위해 전혀 상관없는 세입자의 개인정보를 훔치면서까지 보험가입에 매달린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A씨는 이날 직접 롯데손보 본사를 찾아가 소비자보호팀 관계자들과 직접 만났다며 대화 일부를 공개했다.
 
A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오늘 본사에 찾아가 이야기를 나눴는데 여전히 B씨가 보험설계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사망상해보험에 내 서명까지 위조한 사람이 겨우 영업정지 30일, 심지어 주말을 뺀 영업일 기준 20일 정지에 그쳤는데 더 이상의 처벌을 불가능하다는 답이 다였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B씨가 나중에라도 똑같은 짓을 저질렀을 때 어떤 처분이 내려지는지를 따졌지만 답이 없었다"면서 "한 번 도용한 사람이 두 번, 세 번은 못하겠느냐"고 되물었다. 

A씨는 보험업계의 명의도용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는 것을 체감했다며 본사 측의 안일한 대응에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본사 담당자에게 '아무 일도 없었으니 피해도 없는 게 아니냐'고 소리치는 B씨의 녹취를 직접 들려줬다"며 "근데 담당자들은 '진짜 속이려 드는 설계사들은 휴대전화 정보를 바꿔서 계약하는 일도 있다'며 한 술 더 뜨더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지난해 10월 신동빈 회장이 출소 이후 경영에 복귀하면서 지주사 개편에 주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롯데카드와 롯데손보가 매각 대상에 올랐고 최근 한화그룹과 MBK파트너스 등이 새로운 주인으로 거론됐다. 특히 한화갤러리아와의 시너지를 기대하는 한화그룹이 롯데카드 인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가운데, 퇴직연금 운용 규모가 상당한 롯데손보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소속 설계사의 비상식적 일탈이 도마에 오른 롯데손보가 향후 어떻게 대응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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